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45
밥만 먹고 레벨업 446화
식신(食神).
쉽게 풀이하자면 많이 먹는 신을 뜻한다.
식신이라는 직업은 요리를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식신에게로부터 계승되어 내려온 요리 스킬은 시크릿 클래스, 히든 클래스, 전설 클래스 등의 스킬들을 가뿐히 묵살시킬 정도로 뛰어나다.
그러한 식신의 요리 스킬.
그 해답이 다소 풀리는 순간이었다.
식신이 아닌, ‘요리의 신’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요리의 신이 식신의 스승이라는 사실이다.
무언가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기쁨이 큰 법이다.
한데, 지금은 의아함이 더 컸다.
[요리의 신이 당신께 열 개의 전설에 도전하는 내기를 제안합니다.] [신과의 내기 퀘스트: 열 개의 전설 요리.]요리의 신이 자신에게 열 개의 전설에 도전하는 내기를 제안했기 때문이었다.
신이 자신에게 내기를 제안했다는 부터가 놀랍다.
그리고 터무니없는 내기 조건 또한 놀랍다.
열 개의 전설에 도전한다.
‘가능한 일인가?’
물론 민혁은 연속 다섯 개의 전설을 만들어내는 쾌거를 이룩해냈다.
이는 민혁이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적었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다섯 개를 더 만들어야 하는 내기라.
하지만 그렇다고 거부하고 볼 일은 아니다.
‘요리 스킬이 더욱더 강화될지도 모를 노릇이니까.’
식신을 가르쳤던 요리의 신.
그는 분명히 더 뛰어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퀘스트창을 확인해봤다.
[신과의 내기 퀘스트: 열 개의 전설 요리.]등급: SSS
제한: 연속 다섯 개의 전설 요리 창조자.
보상: ???
실패 시 패널티: 다섯 개의 전설 요리의 소멸.
설명: 연속으로 다섯 개의 전설 요리를 만들어낸 당신. 당신을 지금 절대신 중 한 명인 요리의 신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다섯 개의 전설 요리는 3주라는 시간 내에 실패 횟수 제한 없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절대신?’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생소한 단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절대신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일단은 알 수 없다.
‘패널티가 상당한데…….’
다섯 개의 전설 요리를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방금 전, 그 요리를 만들면서 자신은 진심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렇게 완성된 다섯 개의 전설.
‘도전한다? 만다?’
만약 빼앗긴다면 너무도 허무하고 가슴이 아플 것 같았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기에는 ‘???’로 떠올라 있는 보상이 너무도 궁금하였다.
또한, 식신의 힘을 또 한 번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한참을 고민하던 민혁.
그는 곧 결정했다.
“내기를 수락한다.”
[신과의 내기 퀘스트: 열 개의 전설 요리를 수락하셨습니다.]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따져봤다. 친구들을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요리이다.
누가 시키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것이다.
오로지 민혁이 그들을 위해서 한 것이다.
그들 중 누구에게라도 자신이 ‘거절’했다고 말한다면 고개를 끄덕여줄 이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할 것이다.
민혁에게 새로운 길이 제시될지도 모르는 퀘스트이다.
그리고.
‘또 한 번 너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요리해주면 돼.’
요리는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연속적으로 다섯 개를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야. 3주라는 기간이 있어.’
실제로 민혁을 제외한 다른 이들을 예로 들었을 때, 3주 만에 전설 요리 다섯 개는 미친 짓이다.
전설 아티팩트와 전설 요리는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흔히 말하는 랭커들의 ‘독식품’이다.
빈도가 늘어났다 할 뿐, 그 누구도 쉽게 얻을 수는 없는 것.
민혁조차도 3주라면 고작 하나의 전설 요리도 만들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방금 전의 다섯 개의 전설 요리?
‘운이 터졌거나 혹은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설령 앞으로는 운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다.
다섯 개의 전설 요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요리의 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그는 애초에 천재가 아닌 ‘노력하는 자’였으니까.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우며 요리를 시작한다.
이번엔 루시아였다. 달의 암살자인 그녀는 길드를 이끄는 마스터가 되었었고 그 길드원들과 함께 먹자교의 ‘그림자’가 되길 자처해서 현재 먹자교의 길드원이 되었다.
그녀 또한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그녀를 위해 만들어줄 요리.
곤드레밥 한상차림이다.
‘매일 그렇게 라면만 좋아하시니. 이번엔 건강한 음식을 드셔야지.’
루시아는 정말 라면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예전에도 한 번씩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민혁은 그때마다 의문이었다.
그녀는 하루 세끼 라면만 먹는 것인가?
물론 라면은 민혁 기준으로 최고의 음식이었다. 하지만 매일 물어볼 때마다 ‘라면 먹고 갈래?’였다.
우리 집에서 치킨 먹고 갈래?
우리 집에서 집밥 먹고 갈래?
우리 집에서 피자 먹고 갈래?
이렇게 말할 수도 있건만, 매일 라면이라니!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곤드레밥을 해드릴게요.’
곤드레밥.
맛도 좋으며 건강에도 좋다. 뜨끈한 시래기 된장국이나 혹은 청국장 등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민혁은 매일 라면만(?) 먹는 루시아가 곤드레밥을 먹고 힘이 불끈불끈 날 것을 생각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요리를 시작한다.
요리를 하는 민혁의 손이 흥겹다.
이번 기회에 그녀가 라면보단 밥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곤드레를 넣어 전기밥솥이 아닌, 일반 압력밥솥에 정성을 담아 짓는다.
뜨끈한 청국장도 감질나게 끓이며, 건강에 좋은 뜨끈한 두부와 간이 되지 않은 마른 김, 그리고 곤드레밥에 비벼 먹을 강된장과 간장양념까지 만든다.
그리고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루시아를 생각하며 ‘제육볶음’도 하나 볶아낸다.
만들면서 그저 즐거웠다.
‘오늘부터 라면 안 먹을래요, 민혁 님!’
곤드레밥을 먹고 행복해하며 건강해지까지 할 루시아를 떠올리는 민혁의 입가로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벌써 여섯 번째 요리를 만들기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그는 그것 또한 잊었다.
요리를 만들며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마침내 완성된다.
[곤드레밥 한상을 완성하셨습니다.] [레어 등급입니다.]아쉽게도 내기를 시작하자마자 김이 빠질 정도로 하락된 등급의 요리가 나왔다.
“아이참, 이거 너무 아쉬워서 어쩌지?”
또 한 번 곤드레밥 한상을 차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민혁의 입가. 기쁨에 겨워 씰룩인다.
요리의 신은 모르던 사실이 있다. 민혁은 은연중에 전설 요리만 떠서 아쉬웠다.
그는 유니크 이하 등급의 요리는 자신이 먹어치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속 전설, 전설, 전설!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못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맛있게 곤드레밥을 먹어치우고 다시 한번 요리한다.
그는 지치지 않았다. 요리의 신과의 내기를 잊는다.
그들을 위한 요리가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기 때문이며 실패할 때마다 자신이 먹는 즐거움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삼 일, 나흘.
그리고 일주일.
무색하게도 전설 요리가 나오지 않는다.
민혁은 한 번 실패한 요리는 곧바로 재도전하지 않고 다른 이의 요리로 바꿔서 도전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로테이션을 돌리며 요리했다.
1주일 동안 어떠한 성과도 없었다.
하나, 그는 불굴의 의지를 보인다.
잠을 최소한으로 줄였고 접속하자마자 요리를 하였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한 번씩 눈이 뿌옇게 보일 정도였으며 피로함에 주저앉고 싶을 정도였다.
하나, 그럴 때마다 알림이 들려온다.
[스킬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에 관련한 모든 것이 24% 일시적 상승합니다.]의지라는 스킬이 잠시나마 그의 피로감을 씻겨내주었다.
그리고.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식신의 요리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계속된 요리의 반복으로 인하여 손재주와 식신의 요리 스킬의 숙련도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무아지경 속에 빠져 17일이라는 시간이 훌쩍하고 지나갔다.
그동안 완성시킨 전설 요리. 고작 하나에 불과했다.
* * *
구름 위의 세상.
딱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땅은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태양은 없지만 밝은 정체 모를 곳.
한 사내가 구름 사이로 무언가를 내려다본다.
‘대단하다.’
그의 입에서 절로 감탄이 흘러나온다. 벌써 며칠째인가? 그가 지켜보는 누군가는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요리하고 있다.
더 놀라운 건.
‘식신의 후예이지 않은가.’
식신.
먹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는 녀석이었다. 그러한 식신의 후예가 지금 남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지치지 않는다.
그가 피곤한 기색을 보이려다가도 다시 불굴의 의지로 일어선다.
처음 재미 삼아했던 내기가 그의 흥미를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하나, 이제 고작 남은 시간은 나흘뿐이었다.
그런데 아직 단 하나의 전설 요리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요리의 신.
그가 생각한다.
‘내 비기는 저자가 가졌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가 내기에서 패배한다면 얻을 수 없으리라.
* * *
나흘이라는 시간 밖에는 남지 않았다.
분명히 남들이라면 초조해하고 ‘좆망겜’이라면서 ㈜즐거움을 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혁은 여전히 웃고 있다.
‘후회없이 했으니까.’
물론 실패한다면 아쉬운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혁도 결국에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최선을 다했는데, 되지 않은 것.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즐겁게 요리한다.
다시 하루가 지나며 이틀이 지난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계속된 손재주 스텟 알림이 더욱더 쓰러지지 않게 해준다.
3주 동안 올린 손재주 스텟이 자그마치 60개가 넘기에 이를 지경이다.
그리고 어느덧 마지막 날이 된다.
그의 얼굴엔 그늘 한 점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지수.’
게임 닉네임으론 로크.
그를 위해선 떡만둣국을 끓여본다. 사골을 오랜 시간 동안이나 푹 고았다.
사골을 베이스로 떡과 만두를 넣어 끓이며 계란지단과 김가루를 솔솔 뿌려준다.
‘뜨끈한 만두를 수저에 얹어 입에 넣은 후, 아삭아삭한 김치까지 함께 먹으면…….’
로크가 감탄사를 터뜨리며 좋아할 것이다.
그가 좋아할 모습, 행복해할 모습.
이제 고작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 그를 절망에 빠뜨리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얇게 송송 썰린 대파를 그 위로 장식했을 때 알림이 들린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일곱 번째 전설 요리입니다.]“오.”
그의 입가에 진득한 미소가 감돈다.
즐거움에 엉덩이춤이 덩실덩실 나온다.
이번엔 밴 어르신.
밴 어르신께는 아테네가 아닌, 다른 세상의 음식을 맛보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에 수제 버거 세트를 준비한다. 그를 먹고 밴은 말할 것이다.
‘허허, 우리 아들…… 아니, 영주님이 해준 음식에 힘이 불끈불끈 나는 것 같습니다.
이를 드러내 웃을 그를 상상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여덟 번째 전설 요리입니다.]또 한 번 믿지 못할 쾌거를 이룩해낸다.
그다음엔 칸.
주먹을 주로 쓰며 현실에서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절친한 친구.
허물없이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짜 친구.
그를 위해선 닭볶음탕을 만들어낸다.
양념이 잘 스며든 닭볶음탕의 감자를 수저로 꾹꾹 으깨어 밥과 함께 비벼먹으면 칸은 엄지를 치켜세우겠지.
그리고 민혁은 말할 것이다.
‘맛있어?’
그럼 칸은 행복한 미소로 웃어줄 것이다.
그리고 완성된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아홉 번째 전설 요리입니다.]놀랍게도 곧바로 다른 요리에 들어가는 민혁은 그 알림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었다.
이번엔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
매번 낮이든 밤이든 집필에 전념하는 그. 한 번씩 너무 열심히 하여(?) 코피까지 흘린다.
그를 위해선 ‘중식’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에게 이방인들의 세상의 최고의 음식의 맛을 깨우쳐주게 하고 싶다.
그에 간짜장과 탕수육, 군만두를 만든다.
그리고 간짜장을 후루루룹 먹어보고, 간짜장 소스에 군만두를 푹 찍었다가 먹은 아르벨은 말하겠지.
‘군만두…… 웬지 더 많은 글을 써야 할 맛입니다!’
그런 아르벨을 상상하며 이번에도 웃는다. 힘든 건 없다. 그들을 위해.
그리고 완성된다.
그러던 중 민혁은 주변으로 환한 빛이 뿜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하늘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 내려오고 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고서였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온다.
[열 번째 전설 요리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신과의 내기 퀘스트: 열 개의 전설 요리를 성공하셨습니다.] [요리의 신은 당신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남을 위해 요리하며 지치지 않았던 당신. 당신을 위해 추가 보상을 하사합니다.] [당신이 만들어낸 열 개의 요리가 더욱더 강한 버프 효과를 비롯한 특수능력을 품게 됩니다.] [당신이 앞으로 한 달 동안 만들어내는 전설 요리들 모두가 이처럼 더욱더 강화된 버프 효과를 받게 될 것입니다.] [한 달 동안 전설 요리 등급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2배 상승합니다.]열 개의 전설 요리가 더욱더 뛰어나졌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알림은 끝나지 않았다.
민혁의 앞으로 내려서던 고서가 멈춰선다.
[절대신의 열 개의 비기 중 하나가 세상에 깨어납니다.] [엑티브 스킬. 중첩되는 즐거움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