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46
밥만 먹고 레벨업 447화
절대신.
민혁은 생소한 단어였다. 유저들 중에 이에 대해 들어본 자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만큼은 분명 생소하다는 사실이었다. 하나, 요리의 신이 절대신 중 하나라는 사실.
그리고 그 절대신의 열 개의 비기 중 하나.
‘이는 분명히 대단한 것일 확률이 높다.’
요리의 신은 식신의 스승이었다. 그리고 식신은 ‘절대신’의 반열에 들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였다.
그러한 절대신이 가진 비기.
그리고 열 개의 비기 중 하나라고 하였다.
‘또한 이 비기를 얻는 과정 또한 터무니없었어.’
다른 유저들도 만약 ‘절대신의 비기.’를 얻게 된다면 자신만큼이나 가혹한 시련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뭐든 자신이 행한 것과 보상은 비례한 법이니까.
민혁은 곧바로 중첩되는 즐거움이라는 절대신의 비기를 확인해봤다.
(중첩되는 즐거움)
절대신의 비기.
레벨: 없음
소요마력: 10,000
쿨타임: 24시간.
효과:
⦁두 개 요리의 버프 효과를 중첩적으로 받을 수 있다.
⦁두 개 요리의 버프 효과를 중첩적으로 받을 때 한 가지 음식을 섭취 후 다른 음식을 ‘섭취’한다고 생각할 시에 먹지 않아도 두 개의 요리가 중첩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개의 요리 버프 효과를 중첩시킬 시에 ‘요리 주사위’가 던져진다. 요리 주사위의 숫자에 따라 버프의 지속시간이 결정된다.
⦁숫자가 낮을수록 버프 지속효과는 짧아지며 1일 시에 30초이다.
⦁2일시 1분, 3일시 2분, 4일시 3분, 5일시 4분, 6일시 7분을 비롯해 특별효과로 중첩되는 즐거움이 지속되는 동안 ×2배의 경험치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절대신의 비기.
기대 이상의 엄청난 힘이었다.
* * *
지니를 비롯해 먹자교 길드원들은 절망적이었다.
처음 레전드 길드로 민혁이 한두 명의 가신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그 가신들은 제각각의 개성이 뚜렷했으며 먹자교라는 새로운 길드로 거듭나게 되었을 때도 항상 길드의 든든한 조력자들이 되어주었다.
길드원들은 그들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도 절망적으로 이어졌다.
귀신창 밴은 가슴 곳곳에 커다란 치명상을 입어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고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은 왼팔이 부러져 오른팔로만 창을 휘둘렀다.
라면 소년 코니르는 몇 번이고 베어낸 적에 의해 검이 부러지기를 수십 번.
그때마다 죽음을 맞이한 병사의 검을 들고 일어서 자신이 아끼는 형. 민혁의 영지를 지키기 위해 힘썼으나 체력적 한계에 다다랐다.
성기사 코루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적군들 십만 이상이 몰려들고 극강팔인들이 교묘하게 그 틈에 숨어 NPC들만을 집중공격 했다.
지켜야 한다. 살려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은 ‘일개 유저’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몰려오는 십만 이상의 대군 안에는 한 나라의 최고의 마법사도, 한 나라의 최고의 기사도, 창술사도, 테이머도 존재했다.
몸을 내던져 NPC들을 지키려 발버둥쳐 봤지만 귀신창 밴의 목을 극강팔인이 내려치려 했다.
“안 돼에에에에에에에!”
“꺄아아아악! 안 돼요, 벤 어르신! 빨리! 빨리 도망쳐요!!!”
“제발, 제발!!”
모두가 절규했다. 먹자교의 병사들도, 그리고 길드원들도.
그는 길드를 이끄는 기둥 중 한 명이었으며 민혁이가 아끼는 소중한 이이기도 했다.
바로 그때.
화살이 로키의 검을 쳐내며 민혁이 만들어낸 기적이 당도하기에 이르렀다.
민혁의 기적은 강했다.
“스승님!”
“전설이시여!”
그리고 밴을 지키기 위해 창술사들이 일제히 원을 그리고 그들을 호위해주었다.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좌절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최강의 길드는 개뿔…….’
‘우리의 소중한 사람도 지키지 못할 뻔했다.’
‘우린 아직 한없이 부족하다.’
그들은 자책하고 또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내가 지금 한계를 넘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때 ‘그’가 나타났다.
“시간 없어. 빨리 음식 받아. 이건 밴 어르신 거고, 이건 지니, 이건 로크.”
그는 어째서 늦었는지에 대해서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에 쫓기듯 다급해 보였다.
“왜 시간이 없다는 건데? 이렇게 네가 왔는데, 어째서……!”
지니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나, 민혁은 긴말 하지 않고 음식만을 나눠준 후 말했다.
“너희들을 위해 몇 개월간 만든 요리야. 내가 없는 동안 잘 싸워줘서 고맙다. 그리고 앞으로도 부탁해.”
민혁의 얼굴엔 미안함이 가득이었다. 그는 곧바로 ‘종속의 아몬드.’를 씹어 삼켰다.
종속의 아몬드를 씹어 삼킴으로써 그는 먹자교의 검과 방패를 소환했다.
그리고 길드원들을 돌아보았다.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어.”
씁쓸한 미소로 그는 로그아웃되어 사라졌다.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흑염룡이 창술사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는 자초지종을 빠르게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지니를 비롯해 길드원들, 그리고 길드의 NPC들은 말문을 잃었다.
‘우리를 위해서 몇 개월간…….’
‘외교뿐만 아니라 길드운영, 그리고 요리들…….’
‘고맙다. 민혁아.’
그들은 말문을 잃었다.
그가 몇 개월간 강행군을 이어왔다는 사실. 모두가 알고 있다.
하나, 자신들도 랭커들이며 영지발전을 위해 힘썼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하나, 민혁이 한 노력은 자신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이다.
오죽하면 며칠째 깨어나지 못했을 정도라고 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허허허, 우리 아들…… 아니, 영주님이 만드신 음식. 정말 맛있어 보여.”
귀신창 밴.
그는 방금 전까지 죽을 뻔했던 사람이다. 그러한 그가 민혁이 자신에게 건네주고 간 요리를 보며 ‘허허’하고 웃는다.
귀신창 밴의 눈에 이슬이 차오른다.
지니가 자신의 앞에 놓인 ‘까르보나라’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안 그래도 출출하던 참이었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 며칠 동안 제대로 못 먹었지?”
그렇게 말하며 서둘러 눈물을 훔쳐낸다.
“흐허허허허헝, 민혁이 놈, 좀 쉬엄쉬엄해야 할 거 아냐, 쉬엄쉬엄!”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로크는 이미 펑펑 울면서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떡만둣국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먹자.”
두 다리가 부러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스갈은 작은 웃음만 지으며 말했다.
그래, 먹자. 민혁이가 만들어준 소중한 음식이었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요리의 효과’ 확인이었다.
물론 효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았다. 이 음식들, 민혁이가 준비해 준 소중한 것들이었으니까.
‘허허, 우리 영주님이 만들어주신 요리의 효과는 어떤지 볼까?’
민혁이 밴에게 해준 요리는 다름 아닌 수제 버거 세트였다.
종이 포장지에 정성스레 ‘밴 어르신.’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민혁이 이방인의 세상에서의 값진 음식을 맛보게 해주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밴은 알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수제 버거의 효과를 확인해 봤다.
(수제 버거)
재료등급: A
등급: 전설
제한: 밴만 버프 효과를 볼 수 있음.
보관일: 30일.
유지 시간: 30일.
특수능력:
⦁모든 스텟+25% 상승
⦁창 기본 공격력 250% 상승.
⦁귀신창술 사용 시 MP 소모량 30% 감소 및 스킬 쿨타임 30% 감소.
⦁귀신창술의 모든 공격력 30% 상승.
⦁절대극창 2회를 어떠한 패널티도 없이 사용할 수 있음.
⦁먹는 순간 HP 및 MP를 포함한 상태 이상 모두 100% 회복.
⦁요리를 먹은 후 각자의 성향에 맞는 이펙트 1시간 동안 발동.
설명: 요리를 만들어낸 요리사가 당신이 이 요리를 먹고 진심으로 기뻐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만들어낸 요리입니다.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누군가가 이 요리에 자신의 힘을 더해주었습니다.
“……!?”
귀신창 밴은 보는 순간 턱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어, 어찌…….’
이 요리. 예사롭지 않았다.
모든 스텟 25% 상승에, 창 기본 공격력이 250% 상승이라?
이 정도라면 어지간한 기사들은 창 한 번에 꿰뚫어 절명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뿐인가?
‘절대극창을 두 번이나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절대극창.
귀신창 밴이 과거 블랙 드래곤 보르몬에게 사용했던 창의 극의 스킬이다.
이 절대극창은 실제로 신조차 꿰뚫을 수 있을지도 모를 놀라운 위력을 품고 있다.
이는 블랙 드래곤 보르몬을 단 한 번에 쓰러뜨린 과거가 증명한다.
하나. 절대적인 패널티가 존재한다.
‘절대극창을 사용하면 나는 본래 죽음을 맞이한다.’
귀신창 밴이 절대극창을 창안했을 때, ‘창술의 신’은 그에게 경고했다.
인간이 만들어선 안 되는 힘이다. 또한 그 정도의 힘은 애초에 밴이 견딜 수도 없었다.
모든 HP와 MP를 소모해야지만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절대극창.
그를 두 번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허어어어억!?”
“이, 이게 뭐야, 이게 가능해!?”
“미친……!”
“……최고야.”
민혁이 가지고 온 요리의 개수는 총 스무 개가 넘는다.
그들 대부분이 전설 등급에 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아닌 경우도 간혹 존재하나 그들 모두가 경악하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이었다.
귀신창 밴은 그를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 것이 그에 보답하는 사실이라는 걸 알았다.
그가 종이 포장지를 반쯤 벗겨내어 수제 버거를 살폈다.
‘오호라? 이런 음식이었군.’
뜨뜻한 빵의 사이로 음식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맨 위로 계란 프라이부터, 그 밑으로 두 장이 올라간 두툼한 슬라이스 햄, 그 밑의 녹아든 치즈와 그 사이에 있는 양상추와 피클, 또 마지막은 노릇노릇 잘 구워진 소고기 패티가 보이며 매콤달콤해 보이는 소스가 뚝뚝 떨어진다.
‘냄새도 기가 막혀.’
한 번 향을 음미한 귀신창 밴.
그가 자신의 나이도 잊고 한입에 넣기도 힘들어 보이는 그 수제 버거를 베어 문다.
천천히 눈을 감고 음미해본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다채롭게 어울린다. 입안의 매콤달콤한 소스는 또 어떠한가?
심지어 야채까지 듬뿍 들어가 있다.
아삭아삭-
씹는 식감 또한 예술이다.
심지어는.
‘패티가 입안에서 녹는구나.’
절로 흐뭇한 미소가 맴돈다. 그가 콜라를 집어 든다.
그리곤 한 모금 쭈우우욱 마셔본다.
“허어? 입안에 있던 기름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것 같구나.”
목 끝이 찌릿찌릿하다. 기분 나쁜 이질감이 아닌, 기분 좋은 짜릿함이다.
이번엔 두툼한 감자튀김에 손을 뻗어본다.
하나를 들어 입에 그냥 넣어본다.
바삭바삭-
“뜨끈하고 짭조름한 것이 맛이 좋아.”
이번엔 케첩을 짜서 한 입 넣어봤다. 새콤달콤한 케첩과 감자튀김이 어울리자 금상첨화 부럽지 않다.
“허어~”
그러면서 문득 주변을 둘러본다.
허겁지겁!
우물우물!
쩝쩝쩝쩝!
모두가 귀신창 밴처럼 허겁지겁 음식들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 * *
해설자들은 먹자교의 승판이 갈린 지금의 전쟁에 그 길드원들이 걸신들린 듯이 음식을 먹고 있자 계속 탄식을 흘렸다.
[아…… 정말 먹기밖에 안 하네요.] [전쟁보다 먹을 게 중요한 건가요?] [민혁 유저의 요리가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물론 버프 효과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나, 지금의 이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은 바라스 왕국군을 막고 있는 두 명의 사내와 동참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어어어어어!? 뭐, 뭐죠! 갑자기 창술사들이 둘러싸고 있는 먹자교 길드원들에게서 거대한 황금빛이 터져 나옵니다!]해설자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황금빛이 그들로부터 새어 나온다.
그리고 창술사들이 길을 터주고 하나둘 걸어 나오는데, 그들에게서 황금빛 오오라가 화려하게 일렁거린다.
그리고 귀신창 밴.
그는 본래 검었던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었으며 눈동자 색마저 하얗게 물들었다.
노인이라고는 하나 그는 건장한 체격에, 심지어 젊었을 적 여자 꽤나 울렸을 법한 외모 또한 가지고 있었기에 기이하고 신비한 느낌마저 난다.
그러한 그가 뱉어낸다.
“절대극창.”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힘이 그가 쥔 창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친다.
[바, 방금까지만 해도 죽어가던 귀신창 밴 아니었습니까!?] [그러고 보니 몸의 모든 상처가 씻은 듯이 회복되었습니다!]귀신창 밴의 몸이 하늘로 도약해 오른다. 그의 창에서 하얀빛이 터져나가며 절망에 물든 전쟁터를 비춘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가 지나가는 자리로, 병력이 소멸되어 사라진다.
그 숫자 약 3천에 이를 지경이다.
엘피스, 브로드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허어어어어어억!]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미, 미쳤군요.] [하지만 귀신창 밴의 저 힘은 보르몬 레이드 당시 사용 직후, 곧바로 그가 소멸되게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귀신창 밴이 먹자교를 위해 희생하여 길을 연 것 같습니다.]모두가 그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황금빛 오오라에 휩싸인 열 명이 넘는 먹자교 길드원, 혹은 먹자교의 NPC들.
그들이 이제까지 극심한 패널티에 사용하지 못했던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전조를 보인다.
오로지 그들만이 황금빛 오오라를 풍기는 전쟁터.
그들만 고귀하고 위대하게 보인다.
그때, 모두가 소멸될 거라 생각했던 귀신창 밴.
그가 또 한 번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새하얀 빛에 휩싸이며 말한다.
“절대극창.”
[……!?] [……!?] [……!?]세상을 뒤흔들 그의 강력한 창이 또 한 번 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