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62
밥만 먹고 레벨업 463화
일본지부 특별 유저 관리팀.
료타는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경악했다.
‘세상에…… 크라켄 왕과 친구가 되다니, 심지어 이름이 문어 숙회라고?’
도대체 저 유저는 누구란 말인가.
당황하기는 팀장 타다요시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저 사내는 누구지!? 통행권도 없이 통로를 지난 것도 모자라 크라켄 왕과 친구를 먹는다고!?”
타다요시 또한 말문을 잃을 정도.
신입사원 료타 또한 안절부절못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료타! 한국지부에 연락해!”
“예!”
안절부절못하던 료타가 서둘러 한국지부에 연락했다.
[네, 대한민국 특별 유저 관리팀 이민화 사원입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지부 특별 유저 관리팀 신입사원 료타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통행로를 넘어왔던 한국 유저에 대해…….”
료타는 이민화라는 여인에게 설명했다.
듣기로 한국의 이민화 사원은 경력이 2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세계 모든 지부에서 일을 잘한다는 칭찬이 자자한 여인이었다.
“그에 따라 유저의 신상 정보를 요청합니다!”
료타는 일단 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에 들려온 답변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다른 서버 유저의 정보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뭐, 뭐라고요!? 하지만 지금 상황이…….”
[(주)즐거움의 ‘유저 정보 보호’에 따른 4장을 아실 겁니다. 저희는 원칙대로 합니다.]료타는 눈앞이 새하얘졌다. 저자의 정체 또한 알지 못한다고?
그리고 료타는 이민화 사원의 말을 머리론 이해했다.
사장 강태훈은 다른 국가 간의 유저 정보 교류를 철저히 금지시켰다.
그 이유는 국가의 소속감에 의해 그 유저의 아티팩트 정보, 유저 개인 정보 등을 유출할 위험 때문이다.
[방금 전 박민규 팀장님께서 사태를 파악하시고 한 가지는 말씀드려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일본 지부 쪽도 대비가 필요하니까요.]수화기를 든 료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오늘로써 특별 유저 관리팀 3일 차의 출근.
그런 그에게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형선고가 내려진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일본지부에선 이를 ‘재앙급 유저’라고 한다지요? 그는 재앙급 유저입니다.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볼 때마다 많이 놀라실 텐데 건투를 빕니다.]“……!!!”
수화기를 끊은 료타.
그가 떨리는 눈으로 크라켄 왕에게 손을 흔드는 사내를 보았다.
‘재앙급 유저……?’
* * *
크라켄 왕. 숙회에게 손을 흔드는 민혁!
그는 아까 전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돛단배에서 낚시를 한 후 꽃게 라면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크라켄 왕이 흉포한 표정으로 있었다.
한데, 녀석의 시선은 오로지 ‘꽃게 라면’에 집중되어 있었다.
배고팠던 것이다.
‘숙회가 내가 먹을 수만 있는 몬스터였다면…….’
민혁이 사냥해서 잡아먹었을지도 모르는 노릇!
하지만 숙회는 ‘검은빛’이 나지 않는 먹을 수 없는 몬스터로 분류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온순한 크라켄 왕을 보며 이녀석이 어째서 배가 고픈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그마치 바다의 지배자 같은 존재가 크라켄 왕이었으니까.
그리고 녀석의 입안에 거대한 작살이 틀어박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세상에 배가 고파도 먹지 못하다니, 이 얼마나 괴로운가!’
민혁은 그 고통을 너무도 잘 알았기에 직접 크라켄 왕의 입안에 있던 작살을 빼주었다.
그리고 문어 숙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친해질 수 있었던 것.
지금 모습을 드러낸 숙회. 크라켄 왕은 가히 전설이라는 이름이 어울렸다.
그 크기가 25m에 이르며 거대한 다리들은 한 번만 군함을 내리쳐도 부서질 정도로 보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숙회가 자신의 문어발을 이용해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그러고는 민혁에게 뭔가를 표현하려 했다.
민혁은 그를 철떡 같이 알아들었다.
“자루?”
숙회가 고개를 맹렬히 끄덕였다. 민혁이 자루를 꺼내자 그 위로 발을 흔들어댄다.
그러자.
촤르르르르르르르르륵-
그 안으로 백금 동전들이 떨어져 내렸다.
[크라켄 왕이 당신께 941플래티넘을 선물합니다.]“……수, 숙회야?”
민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녀석이 준 플래티넘은 941억 골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장 저 플래티넘을 현금으로 환산해도 수십억 원이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탱그랑 탱그랑!
숙회가 계속해서 아티팩트와 주문서, 값진 것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미, 미친……!?’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크라켄이 자기가 가진 보물들을 그냥 준다고!?’
해적 삼인방은 이 상황을 보며 도무지 믿지 못할 노릇이었다.
크라켄 왕.
지금 그가 떨구는 것은 누가 보아도 그가 가진 ‘아티팩트’와 ‘골드’, ‘주문서’ 등이었다.
몬스터도 인벤토리의 개념이 존재하고 수백 년 이상을 살아온 몬스터들은 차곡차곡 모아둔 것들로 인해 그 보상이 커지는 법이다.
크라켄 왕은 이 바다에서 족히 500년 이상을 살아온 존재였다.
그리고 해적 삼인방은 사실 그러한 보상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탈탈탈탈탈탈-
[크라켄 왕이 다이아몬드 인어의 비늘을 선물합니다.] [크라켄 왕이 인어전사의 삼지창을 선물합니다.] [크라켄 왕이 아쿠아석을 713개 선물합니다.] [크라켄 왕이 터틀 드래곤의 갑옷을 선물합니다.] [크라켄 왕이…….]계속해서 쏟아지는 보상!
민혁은 그 보상을 보며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나의 일본 서버 방문 목적은 네 가지다.’
첫째. 엉겁의 불꽃을 얻는 것.
둘째. 일본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는 것.
세 번째. 왕국발전을 위해.
네 번째. 병력 보강이었다.
민혁은 엉겁의 불꽃과 음식들만을 보고 이곳에 온 게 아니다.
일본 서버에는 한국에 없는 새로운 인재, 값진 것들이 있다.
‘당장 아쿠아석만 보아도 이득이야.’
현재 천외국엔 좋은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는 광물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 숙회 덕분에 강화석으로 사용되는 아쿠아석 713개뿐만이 아니라 방어구를 만들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다이아몬드 인어의 비늘이나 엄청난 자원과 병사들이 입을 갑옷, 검, 활, 창 등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해적 삼인방.
‘……굳이 크라켄 왕을 죽이지 않아도 되겠어.’
‘저자를 죽이면 나올 아티팩트가 더 탐나는데.’
‘저자는 걸어 다니는 보물상자다.’
그들의 입가가 쭉 찢어졌다. 그렇다. 앞에 있는 사내. 그는 이제 걸어 다니는 보물상자가 된 것이다.
저자가 떨굴 아티팩트가 너무도 탐난다.
[파티 채팅 나나: 해적의 무덤으로 유인하는 게 어떨까?] [파티채팅 타이치: 그거 아주 똑똑한 생각이다.]해적의 무덤은 하나의 섬이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저주가 걸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해적 고르피도는 아주 탐욕스러운 해적이라고 소문 나 있다.
그러한 고르피도는 죽어서도 다른 이들의 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에 유령이 되어서 해적들과 다른 배들을 침략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에 해적의 무덤이라는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맞이했는데, 욕심 많은 그의 기운이 섬 전체에 퍼져나갔다 알려진다.
그에 따라 유저들에겐 절대로 가서는 안될 ‘금기지역’으로 꼽힌다.
그 이유 해적의 무덤에 들어가면 인벤토리 소지품 드랍률이 50% 이상으로 극악 상승한다.
소지품은 착용하고 있는 것을 제외한 잡다한 모든 것을 뜻한다.
심지어 죽은 자는 평소의 사망 패널티보다 2배에 가까운 패널티를 받는다.
심지어 약탈을 일삼던 해적들도 그곳에 가지 않는다.
‘고르피도의 영혼이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강림한다 하지.’
그가 강림하는 날이 언제인가?
그를 아는 존재는 대륙의 통로를 지키는 붉은 도깨비뿐이라고 한다.
한번씩 강림하는 고르피도는 해적들에게 심판을 내린다.
해적이 해적을 심판한다. 무언가 이상한 말이었으나 고르피도는 자신 외에 다른 이가 남의 것을 빼앗는 게 싫은 거다.
그리고 그 심판은 상대방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였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최대 90일로 알려진다.
또한, 고르피도에게 잡히면 그들은 죽지 않아도 잡힌 동안 계속 아티팩트와 골드, 소지품 등을 떨구게 된다.
‘하나, 이 사실은 바다에서도 소수의 이들만 아는 사실.’
‘다른 대륙의 저 사내가 알 리가 없다.’
‘호호, 그를 데려가서 해적의 무덤에서 죽인다면 많은 것을 빼앗을 수 있겠지?’
월척이다. 저 사내가 가진 인벤토리의 소지품들이 매우 궁금하다.
특히나 그가 아까 얻었던 플래티넘!
그거의 절반만 떨어져도 엄청났다.
“숙회, 안녀어어어어엉! 다음에 또 만나!!”
그리고 그 사내는 지금 크라켄 왕에게 팔을 흔들어 보이며 다음을 기약한다.
‘정말 등신인가?’
해맑게 웃는 그 모습. 딱 호구로구나!
그들은 자신들끼리 입을 맞추고 말했다.
“육지로 향하기 전에 ‘해적의 보물섬’으로 가려는데 같이 가시겠어요?”
“해적의 보물섬이요?”
“네, 해적의 보물섬은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데, 그때에는 경험치 5배 상승, 드랍률 5배 상승. 심지어 보스몹인 해적 두목을 잡으면 놀라운 아티팩트가 드랍되거든요. 오늘이 마침 그 날인데, 같이 들렀다 가시죠?”
“오오오오, 그거 정말 좋은데요?”
그들은 입에 침을 바르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고개를 맹렬히 끄덕이는 사내, 민혁의 입술이 보이지 않게 비틀어진다.
* * *
커다란 군함이 거센 바다를 해치고 나아간다.
쿠르르르 쾅쾅
갑자기 비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치며, 하늘이 어두워진다.
방금까지만 해도 낮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기이하다.
“해적의 보물섬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기후가 변해요. 하지만 이 바다를 이기고 나아가면 보물이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우리나라 속담에 고진감래가 떠오르네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민혁이 빙긋 웃었다. 출렁이는 군함이 어느덧 하나의 작은 섬에 도달해간다.
그 섬에 도착하자 출렁이던 파도가 잠잠해지고 비와 어둠만이 주변에 가득해졌다.
군함이 멈춰 서고 나나가 말한다.
“내리시죠.”
“저 먼저 가나요?”
민혁이 머뭇거렸다.
‘의심……하는 건가? 그럴 만하지.’
‘일단 우리가 먼저 내려줘야겠군. 어차피 내려서 그를 사냥해야 하니.’
그들이 생각하기에 민혁의 직업은 ‘테이머’쯤으로 보인다.
속전속결로 끝내면 금방 죽일 수 있다.
먼저 나나가 배와 섬이 연결되게 내린 작은 다리를 건너 해적의 무덤에 내려선다.
이어서 타이치와 바록이 내려간다.
민혁도 살살 그들을 따라 다리를 건넌다.
세 사람은 그를 보며 빙긋 웃고 있었다.
“조심해요.”
겉과 속은 달랐다.
‘어서 와라, 등신아.’
‘한국 유저를 PK하는 건 처음인가? 글로벌한 PK군.’
‘알기로 한국 유저는 로그아웃 당하면 본인의 대륙으로 돌아간다는데, 불쌍하군.’
그들은 앞으로 펼치질 일을 생각하며 입이 찢어졌다.
그런데, 그때. 내려오던 민혁이 멈춰섰다.
“근데요. 이상한게 있어요.”
“이상한거요?”
내려오던 그가 걸음을 멈추자 그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첫 번째. 저 거대한 군함에 어째서 세 분밖에 안 타고 있었을까요? 마치 누군가 약탈한 것처럼.”
민혁의 손가락이 하나가 펴졌다가 이내 하나가 더 펴진다.
“두 번째. 당신들이 입은 해군복은 전부 사이즈가 맞지 않아요. 특히나 나나 유저분의 것은 더더욱요. 마치 누군가의 것을 빼앗은 것처럼.”
그리고 사내. 민혁이 다시 군함을 돌아본다.
“세 번째. 붉은 도깨비에게 듣기로 가는 동안 기후가 변하는 섬은 해적의 보물섬이 아니라, ‘해적의 무덤’입니다.”
“……!”
“……!”
“……!”
그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그리고 뒤를 돌아본 민혁.
그가 스킬. 바람 같은을 사용, 단숨에 군함에 오른다.
그와 함께.
꽈드으으윽-
그가 서둘러 검을 인벤토리에서 꺼내 착용, 곧바로 다리에 힘껏 검을 꽂아 넣는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륵-
섬과 배가 연결된 다리가 부서져 내리며 민혁이 웃는다.
“결론. 나를 통수 치려 했던 당신들이 역으로 역통수를 처맞는 거죠.”
“이, 이이이이익……!”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어이가 없군.”
그들은 다리가 부서졌다고 다시 군함에 못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그가 어리석어 보였다.
바로 그때. 민혁이 사악하게 웃었다.
“그리고 오늘. 일본 서버에선 악마들만큼이나 위협적이라고 알려진 존재. 대해적 고르피도가 강림하는 날이죠.”
“……!”
“……!”
“……!”
그 말을 들은 그들의 고개가 민혁의 턱짓을 따라 돌아갔다.
그곳에 있었다.
데스나이트처럼 윤기가 나는 뼈를 가진 해골이 말이다.
그의 머리에는 해적이 차는 검은 모자가 있었으며, 그는 누더기 같은 검은 해적 옷을 걸치고 있다.
[대해적 고르피도의 출현!] [고르피도의 분노!] [고드비도의 분노는 많은 이를 죽인 이들에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고르피도의 힘에 따라 5초간 당신들이 속박됩니다.]몸이 멈춰 버린 그들이 민혁을 돌아봤을 때, 민혁이 싱긋 웃고 있었다.
“님들은 이제 고르피도에 의해 아티팩트와 골드, 소지품들을 계속 빼앗길 겁니다. 그리고 그 빼앗긴 것들은 땅에 떨어지겠죠. 제가 잘 챙기도록 하죠. 아 참, 그리고 고르피도는 90일 동안 섬에 가둬놓는 거 아시죠?”
웃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서리가 낀 듯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10대들이 흔히 기분이 좋을 때, 사용하는 일본말을 뱉었다.
“기! 모! 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