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69
밥만 먹고 레벨업 470화
포로들을 구출한 민혁은 그들을 돌고래들의 등에 태워 가까운 섬으로 이동했다.
“전투를 위해서 필요한 배는 제가 조달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장비류는 이것들을 착용하시면 됩니다.”
포로들은 곧바로 전투에 나서긴 힘들어 보였다.
때문에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며 음식도 먹어준 후에 배를 타고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 것이었다.
그들에게 해적들이 떨구었던 아티팩트들을 보급해준 민혁은 고르피도를 돌아봤다.
“배를 한 번에 침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고르피도는 대해적이다. 그만큼 배에 관련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단하다. 배의 밑쪽에 한 번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배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함으로써 단숨에 전복시킬 수 있지. 하지만 대부분의 배들은 마법의 힘을 빌려 한 수에 부술 만한 데미지를 주지 않는 이상 구멍이 뚫리지 않게 설계해 놓았지.”
배는 일반적인 성벽과 다르다. 성벽의 한 부분이 무너지면 그 부분에 병사들이 자리를 잡고 막으면 된다.
반대로 배는 구멍이 뚫리면 곧바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 침몰이 시작된다.
그에 마법사들의 힘을 대부분의 해적선과 군함들이 빌린 것이다.
“문제는 그 부분을 크게 부술 수 있냐는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어지간한 데미지로는 턱도 없어.”
고르피도의 말에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자신이 붉은 해골 해적단의 배를 타격해 봤을 때, 분명히 강한 충격을 입혔다.
하지만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내진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그가 스무 번을 더 두들겨댄다면 충분히 구멍을 뚫어 침몰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전투에서는 그렇게 하면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거다.
“데미지를 더 높이면 가능하려나?”
민혁의 물음에 고르피도는 아까 전을 떠올려봤다.
‘엄청난 공격력이었다. 살면서 본 공격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사실상 고르피도의 이제까지 바다 생활을 생각한다면 한 번에 배를 침몰시키리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민혁의 공격력.
그리고 연속으로 폭발을 일으키던 힘을 생각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의 데미지가 더 강해져야 할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긴 할 것으로 보였다.
“좋아, 그 대답이면 충분해.”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와 함께 민혁이 꺼낸 것은 아쿠아석이었다.
크라켄 왕. 즉, 숙회가 민혁에게 선물한 아쿠아석이 자그마치 700개 가까이에 이른다.
그리고 해적들을 소탕하고 획득한 아쿠아석까지 합치면 약 800개다.
아쿠아석은 ‘강화석’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강화석의 경우 실패시 패널티가 붙는다.
강화 실패 시 강화 마이너스 혹은 유지, 또는 아티팩트 증발이다.
그리고 실패 시 강화 마이너스의 확률이 유지보다 훨씬 더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아쿠아석은 상당히 고퀄리티의 강화석에 속한다.
강화 실패시 마이너스가 붙지 않으며 아티팩트가 증발되지도 않는다.
때문에 아쿠아석은 꽤 고가에 거래되는 편이었다.
심지어 모루 위에 두들기며 강화하지 않아도 되기에 인기 만점의 강화석이다.
그리고 민혁이 꺼내든 검.
바로 ‘대륙을 멸하는 검’이었다. 브로드에게 건네받은 이 검은 백만 명 이상의 적을 베여냈다고 알고 있다.
이 검이 강화된다?
‘실제로 전설 등급 아티팩트도 +1강화하는 건 엄청나게 힘든 편에 속한다.’
실제로 전설 등급 아티팩트를 10강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리고 만약 전설 등급이 11강정도 강화된다?
‘그럼 그건 신급 아티팩트와 맞먹겠지.’
그만큼 어렵고도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강화이다.
그리고 보통 아티팩트의 등급이 높을수록 강화 성공 시 붙는 +효과가 훨씬 더 큰 폭이다.
‘그리고 난…….’
민혁은 자신의 손재주 스텟을 확인했다.
꾸준하게 상승되어 왔던 손재주 스텟이다.
어느덧 손재주 스텟이 4,500을 넘어선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엘레의 식칼에 붙어 있는 특수효과엔 ‘손재주 ×2배’의 힘이 붙어 있다.
약 9천이다.
그 어떤 유저도 만들어내지 못할 손재주 스텟이었다.
손재주 스텟은 미미하게나마 강화와 같은 ‘행운’에 영향을 주는 편.
그러한 미미하게 주는 효과가 9천의 손재주라면?
‘해볼 만하다.’
아쿠아석을 꺼내든 민혁을 보며 고르피도는 그가 든 검이 심상치 않은 힘을 가졌음을 알았다.
‘검에 죽어 나간 자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적이 저 검에 베인 것인가.’
범상치 않은 검이다.
그러한 검을 강화한다?
고르피도가 보았을 때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민혁이 강화를 시도한다.
“강화!”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석이 범접하기 힘든 검입니다.] [강화에 실패합니다.]“강화!”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석이 범접하기 힘든 검입니다.] [강화에 실패합니다.]“강화!!!”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석이 범접하기 힘든 검입니다.] [강화에 실패합니다.]“강화! 강화! 강화! 강화! 강화!”
민혁이 쥔 아쿠아석이 쉴 새 없이 소진되기 시작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면 뭐하는가?
대륙을 멸하는 검은 인간이 쉬이 강화시킬 수조차 없음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강화! 강화! 강화! 강화! 강화! 강화! 강화!”
순식간에 약 300개의 강화석이 증발되었다. 아쿠아석은 두 개당 약 1플래티넘에 거래되는 초고가의 강화석이다.
그것들이 눈 녹듯이 스르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강화! 강화! 강화!!!”
순식간에 또다시 100개를 사용한 민혁.
그의 속이 타들어 간다.
‘크흑…… 아쿠아석 400개면 치킨이 몇 마리냐!!’
마치 치킨 수백만 마리를 눈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빼앗겨 버린 기분이다.
하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강화! 강화! 강화! 강화!”
추가로 100개가 더 소모된다.
“쯧쯧, 그 검이 가진 힘을 보았을 때 그까짓 하찮은 강화석으로 강화할 수 없다.”
고르피도가 혀를 찼다. 그는 절대 불가능할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사실 민혁의 속이 타들어 갔지만 그는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신등급 아티팩트를 강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민혁은 대악마 베로스를 봉인시키고 획득한 신의 광물 블라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신의 광물 블라드.
현존하는 어떠한 강화석보다 뛰어나며 민혁이 아테네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들어본 적이 없는 강화석이다.
오로지 그만이, 유일하게 그만이 획득한 최고의 강화석이다.
그리고 이 강화석의 개수는 고작해야 세 개에 불과했다.
이 세 개의 강화석을 그냥 지르는가?
아니었다.
‘옛날 RPG게임 때부터 이어져 온 강화의 법칙!’
강화하기 전 제물을 받쳐라!
가상현실게임이 나오기 전에 무수히 많은 RPG 게임엔 ‘강화’라는 개념이 존재했고, 그들은 뛰어난 아티팩트의 강화를 위해, 그 전에 희생양을 만들어냈다.
초보자들이 쓰는 ‘녹쓴 단검’과 같은 걸 +9까지 강화시켜 여러 개 만들어낸 후, 자신이 원하는 아티팩트 강화를 시작하기 전에 모두 증발시켜 버리는 것이다.
모두 증발되면 한 번쯤은 ‘운’이 터진다는 옛날 방식!
하지만 정말로 저것이 미신이라 할지라도 작은 가능성이라도 올려준다면 해볼 법하다.
어느덧 아쿠아석이 40개 남짓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강화! 강화! 강화! 강화!”
연속된 강화를 시도하던 민혁. 그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대륙을 멸하는 검+1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신등급 아티팩트를 강화시킨 것은 유례없는 최초의 일입니다!] [명성 1000을 획득합니다.] [5대 기본 스텟+1%를 획득합니다.]“…….”
민혁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를 노릇이었다. 마지막 강화에 신의 광물 블라드를 사용함으로써 강화의 운을 높이려 했건만 여기에서 성공해 버렸다?
‘뭐야, 몇 만분의 일 확률일텐데, 강화가 됐다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확인해본 후 깜짝 놀랐다.
“기본 공격력이 +60이 늘어난다고?”
60의 검 공격력의 상승은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진다. 랭커라고 할지라도 0.5%의 HP를 급감시킬 만한 힘이다.
0.5%의 HP에 승패가 결정된다는 걸 감안하면 분명 놀라운 힘이었다.
그 외엔 딱히 변화된 부분이 없지만 그래도 엄청나다.
그렇게 생각하며 민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남아 있는 아쿠아석을 모두 소진했다.
아쿠아석을 모두 소진한 민혁.
그가 심호흡을 크게 쉬었다.
신의 광물 블라드는 앞으로 언제 또 얻어낼지 모르는 귀한 광물이자 강화석이었다.
(신의 광물 블라드)
재료등급: 신
특수능력:
⦁강화 성공 시 1~5아티팩트가 강화된다.
⦁강화 실패 시 아이템의 강화가 마이너스 되거나 증발되지 않는다.
⦁강화 성공 시 일반적인 아티팩트 강화보다 훨씬 더 뛰어난 효과를 낼 것이다.
설명: 신의 광물 블라드는 오로지 신들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광물이다. 과거 가장 위대한 검을 쥔 자가 신의 광물 블라드를 이용해 최고의 검을 만들어냈다는 소문이 존재한다.
그렇다. 설명처럼 과거에 한 인물이 신의 광물 블라드를 이용해 최고의 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제, 최고의 검의 순위를 변하게 할 때였다.
“강화아아아아아아!!!”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신의 광물 블라드로도 강화하기 쉽지 않은 검입니다.] [강화에 실패합니다.]“……!”
신의 광물 블라드 하나가 사라졌다.
민혁이 생각할 때, 신의 광물 블라드의 개당 가치는 약 10,000플래티넘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그리고 곧바로.
“강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목에 핏대를 세운 민혁이 힘껏 외쳐본다.
그와 함께 대륙을 멸하는 검이 푸른빛에 맺혔다.
저 푸른빛이 유지된다면 강화에 성공한다는 의미이다.
‘푸, 푸르다……!’
하지만 그렇게 믿었으나 이내, 아쉬운 알림이 들려왔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습니다.] [강화를 최고로 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신의 광물 블라드로도 강화하기 쉽지 않은 검입니다.] [강화에 실패합니다.]“…….”
민혁이 말문을 잃었다.
그가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봤다.
“갑자기 아빠 보고 싶다…….”
강민후가 인자하게 웃으며 ‘허허~ 아들, 도박은 나쁜 거란다~’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마지막 남은 강화석은 고작해야 한 개에 불과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르피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몸을 돌렸다.
‘저 인간도 제정신은 아니란 말이지.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기 아버지는 왜 찾는가?’
사실상, 고르피도가 보았을 때 터무니없는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저 검에 분명 ‘죽음의 신’의 힘이 느껴지고 있건만.
그 검을 어찌 일개 인간이 강화하겠다는 건가?
등을 돌린 그는 주변 풍경이나 감상하자고 생각했다. 해적의 무덤에서 오랜만에 벗어난 그가 감상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때.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정체 모를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뭐, 뭐지!?”
“흐어어억! 뭐야! 마법사라도 온 건가!!!?”
쿠르르르르르르르-
콰콰콰콰콰콰쾅!
바다가 거칠게 출렁이며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파도가 어찌나 강한지 섬의 바위들을 부숴낼 기세였다.
심지어 천둥번개가 갑자기 내리쳤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바람은 푸른 빛을 띠고 있으며 맹렬히 회전하며 하늘 위로 승천하듯 떠오른다.
고르피도의 고개가 돌아갔다.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
하늘 위로 솟구친 푸른 빛의 바람이 한 자루의 검을 향해 하강한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아악-
푸른 바람이 오로지 그 검을 향해 흡수되고 있었다. 그 검을 한손으로 쥐고 바라보며 희열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민혁.
‘강화에…… 성공했다……?’
민혁의 미소. 성공한 자의 미소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