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17
밥만 먹고 레벨업 518화
반신 아수라는 누구인가?
오래전의 역사 속에서 무척이나 많은 자를 살해하고 그를 막기 위해 몇 명의 신들이 개입했을 정도로 강인한 신이었다.
그러한 아수라가 지금 투명한 배리어에서 웃고 있는 민혁을 보며 등 뒤로 식은땀을 흘렸다.
그만큼 민혁이 발휘하는 힘은 놀라운 것이었다.
곧바로 드래곤들의 주위로 각 수십 개의 빛의 창들이 생성되었다.
드래곤들의 가장 앞으로 황금 마법사 알리가 선봉에 서고 있다.
그 또한 민혁의 치킨 요리를 먹고 평소보다 마나량이 1.8배 상승하였으며 더 높은 클래스에 도달할 수 있었다.
[고고한 황금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알리가 드래곤들의 선봉에 서 열 개가 넘는 디스를 흩날립니다.] [그 뒤에 위치한 드래곤들이 만들어낸 디스까지 합친다면 약 200여 개가 넘는 숫자의 디스입니다.]황금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알리가 싸늘하게 선고한다.
“디스.”
알리의 말을 시작으로 드래곤들과 알리가 함께 만들어낸 수백 개의 빛의 창들이 세상을 밝히며 나아간다.
먼저 아수라의 핏빛 대검들이 움직이며 쏘아져 오는 디스들을 허공에서 부숴버린다.
파아아앙- 파아앙-
허공에서 부서지는 빛의 창들이 더욱더 찬란한 빛을 토해내니, 전장이 계속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한다.
하나, 아무리 아수라라지만 빛의 속도로 쇄도하는 모든 디스를 막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푸푸푸푸푸푸푸푹-
아수라의 옆구리를 관통하고 어깨를 관통하며 오른쪽 가슴을 관통한다.
계속해서 디스가 마치 기관총처럼 아수라의 몸에 박히고 핏줄기가 솟구친다.
하지만 아수라는 계속해서 디스들을 깨부수며 돌진해나갔다.
그가 걸음 하는 곳에 드래곤들이 있었다.
디스를 강타당하면서도 접근한 아수라의 주변으로 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드래곤들이 흘렸던 피, 인간들이 흘렸던 피, 그리고 아수라 본인이 흘렸던 피가 폭발의 전조를 보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아수라는 디스를 깨부수는 것을 멈추고 몸을 움직여 피해내기 시작했다.
거대한 피의 폭발이 일어나면 이 주변이 날아갈 것을 드래곤들과 길드원들도 눈치챘다.
필사적으로 스킬을 사용하여 막으려 하나 이미 늦었다.
“피해야 한다.”
“제길…….”
“어떻게 디스를 저렇게 맞고도……!”
드래곤들조차도 예측하지 못했다.
한층 더 강력해진 자신들의 디스 세례를 맞고도 저리 움직이는 자라니?
거대한 폭발에 의해 자신들은 재생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장난은 끝이다.”
아수라는 지금 민혁을 막고 있는 정체 모를 배리어에 의해 그의 공격이 제한되었음을 알았다.
그 대신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을 누구보다 빨리 치워버릴 생각이었다.
최소한 이 공격으로 모두를 죽일 순 없어도 치명타를 입힐 순 있을 터.
디스를 막으며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절망의 지팡이를 쥔 황금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알리가 드래곤들을 돌아봤다.
장로 벨라크와 그의 눈이 마주쳤다.
‘뒤를 부탁한다.’
벨라크.
그는 알 수 없는 이질적인 감정을 느꼈다.
그와 함께 알리가 손바닥을 펼친다.
“압축.”
[압축] [모든 존재를 한 곳에 끌어오며 1.2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트립니다.] [치킨의 버프 효과를 받고 계십니다. 마법 클래스가 상승함에 따라 압축 효과에 추가효과가 부가됩니다.] [적의 공격이나 스킬, 마법 또한 압축하여 끌어올 수 있습니다.]꽈아아아아아아아악-
펼쳐진 손바닥을 주먹 쥐는 순간 그 앞으로 아수라를 비롯한 아수라가 운용하는 핏줄기들이 몰려들었다.
압축은 본래 사람들을 한 곳에 끌어모아 집중타격 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는 스킬이다.
하지만 민혁의 버프 요리를 먹고 마법 클래스가 더 뛰어나 지면서 특별한 효과가 부가되었다.
사용된 스킬 효과나 마법 공격 또한 집중해서 끌어들일 수 있다.
마법이나 스킬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블링크로 몸을 피하면 상쇄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알리가 택한 방법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압축’되면서 약 1초간 정지된 아수라에게 디스가 연달아 박혔다.
“이런다고 막을 수 있겠는가?”
“응, 막을 수 있어.”
알리는 부드럽게 웃으며 배리어 너머에 있는 민혁을 보며 작게 웃었다.
“동료오오오오오!”
언제나와 같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왼팔을 들어 올리며 외쳐본다.
그리고 아수라가 발휘하려던 피의 폭발이 이루어지려고 한다.
그 틈에 알리가 뱉어낸다.
“배리어.”
“무슨……!”
거대한 황금빛 실드가 아수라와 알리를 동시에 집어삼킨다.
절대 무적의 방어를 자랑하는 배리어는 그 안에 있다면 적의 공격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대신 적을 공격할 수 없는 패널티를 가진다.
하지만 적이 만약 공격 중이라면? 또한 공격 스킬이 발동되기 약 0.1초 0.2초의 찰나에 배리어를 둘러버린다면?
그 공격은 고스란히 배리어 안에서 발동된다.
그렇다. 알리가 택한 방법.
자폭이었다.
피의 폭발이 배리어라는 응축된 작은 공간 안에서 폭발한다.
그 순간까지 알리는 길드원들, 민혁, 드래곤들을 보며 활짝 웃어 보였다.
“동료오오오오오오오오!!!”
그리고 왼팔을 들어 올려 언제나처럼 그 ‘증표’를 보이며 힘차게 외쳤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배리어 안에서 이뤄지자 땅이 흔들렸다.
황금빛 배리어에 피가 튀었다. 하지만 아수라의 그 공격의 어떠한 여파도 배리어를 뚫고 나가지 못했다.
촤아아아아아악-
배리어가 스르르 녹아내리며 그와 함께 핏물이 흘러내렸다. 배리어의 해지가 의미하는 바가 알리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게임이라고는 하나 최상위 하이랭커인 알리의 강제 로그아웃은 커다란 치명타로 다가온다.
또한, 드래곤들도 이방인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알았지만 알리의 희생에 묘한 감정을 느낀다.
‘어째서인가?’
벨라크는 질문한다.
자신들을 위해 죽어가면서 그는 어찌 그렇게 활짝 웃을 수 있었는가?
‘내가 아는 인간이란…….’
욕심 많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들이다.
빼앗기 위해 전쟁을 하며 빼앗기 위해 남을 죽인다.
그런데 어째서 이 자리의 인간은 그랬는가?
‘그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귀신창 밴이라는 노인. 그는 실로 벨라크마저 감탄할 정도의 이였다.
또한 그의 희생정신에 벨라크마저 감탄하였다.
벨라크의 시선이 돌아간다.
‘왕은 신하의 얼굴이다.’
벨라크는 볼 때마다 민혁이 새롭다.
왕을 믿기에, 왕을 위하기에, 왕에게 완전한 충성을 할 수 있기에.
그러한 선택을 내릴 수 있던 것.
그리고 이를 만들어낸 것.
오로지 왕뿐이다.
벨라크의 가슴이 진동한다.
‘위대한 로드시여. 당신이 어째서 올바른 로드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깨닫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배리어 안에서 폭발의 여파를 받은 아수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테네는 본인이 사용한 스킬이라고 할지라도 충격을 받는다면 데미지를 동일하게 받는다.
아수라의 몸은 흉측하게 일그러져 또 한 번 재생되고 있었다.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아수라의 모든 생명이 소진되었습니다.] [아수라는 더 이상 재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수라의 숨겨져 있던 진정한 힘이 개방됩니다.] [아수라의 공격력이 1.5배 상승합니다.] [아수라의 방어력이 1.5배 상승합니다.] [아수라의 스킬 쿨타임이 50% 감소합니다.] [아수라의 HP량이 본체일 때로 돌아옵니다.]꾸물거리며 재생되는 아수라.
온전한 모습이 드러났을 때,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신음을 흘렸다.
역사서에 기록된 아수라의 모습 그대로였다.
세 개의 머리와 여섯 개의 팔.
그리고 여섯 개의 팔이 각기 하나씩 핏빛 대검을 쥐고 있다.
그리고 들려온 알림에 탄성을 흘린다.
“본체일 때의 HP……?”
그러고 보면 아수라는 이제까지 강대한 공격을 받았을 때 생각보다 쉽게 몸이 일그러지거나 폭파되었다.
아수라가 반신이라는 걸 생각하면 허무할 정도로.
하지만 총 세 번의 죽음의 과정.
그 과정 간 죽어간 자는 아수라 본인이 아닌 아수라의 껍데기였던 것이다.
세 개의 머리가 주변을 흩는다.
“치욕이다.”
아수라가 본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대륙신들이 제지를 가했을 때뿐이다.
이 정도로 자신이 지상의 존재들에게 몰아 붙여졌다는 것이 그는 치욕스러웠다.
세 개의 머리가 일제히 하늘 위 드래곤들을 바라본다.
땅을 박차고 날아오른 순간, 드래곤들이 재빠르게 실드를 형성했다.
하지만 아수라의 대검 하나가 실드를 가격한다.
한데, 문제는.
채채챙-
“……!?”
아수라의 모습이 본체가 되었음에도 대검 한 번의 휘두름이 세 번의 타격 데미지를 입힌다.
“이런 미친……!”
“이거 개 사기잖아!!!”
즉, 아수라의 여섯 개의 팔이 동시에 공격한다면?
열여덟 번의 타격 데미지가 입혀지는 셈이다.
지금과 같이 실드를 가격할 때처럼.
까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나머지 다섯 개의 대검이 실드를 가격하는 순간, 열다섯 번이 넘는 타격이 실드를 가뿐히 부숴버린다.
그를 지나쳐 드래곤 아나크온의 꼬리를 베고 지나간다.
푸쉬이이익
푸쉬이이이이익-
푸쉬이이이이익-
푸쉬이이이이이이익-
아나크온의 꼬리에 여섯 개의 혈선이 새겨지고, 그 혈선으로 연속 두 번씩의 데미지가 더해진다.
한 번의 공격 데미지엔 찢기고, 두 번째 데미지엔 패이고, 세 번째 데미지엔?
절단된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아나크온의 꼬리가 땅에 떨어졌다.
“크, 크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악!”
고작 한 번의 공격에 의해서였다.
곧바로 아수라가 드래곤들 틈에 뛰어든다.
1.5초에 한 마리씩.
하늘 위 드래곤들이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총 네 마리를 그렇게 떨어트린 아수라의 여섯 개의 대검이 검기를 머금고 강대한 힘이 담긴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총 열여섯 개의 강대한 힘이 하늘 위의 드래곤들을 격추시키려 한다.
드래곤들이 먼저 그 힘을 상쇄시키려 하나 그것이 불가능이 되자, 천외국 길드원들이 필사적으로 드래곤들을 지키기 위해 스킬을 난사했다.
오히려 그 여파를 천외국 길드원들이 맞는 경우도 있었다.
“끄흑…….”
아스갈이 땅에 떨어지며 신음을 토한다.
“어째서인가.”
아스갈을 등 뒤에 태우고 있던 드래곤이 질문한다.
자신들을 대신하여 공격당한 천외국 길드원들도 있다.
드래곤들은 인간과의 전투에서 새로운 감정을 깨닫고 있었다.
‘어째서 이들은 몸을 던졌는가…….’
그리고 아수라의 시선이 돌아간다.
그곳엔 데스와 언데드들, 그리고 지옥 전사들이 여전히 혈투를 벌이고 있다.
데스 또한 언데드들을 조종하며 민혁의 치킨을 먹고 한층 강해졌다.
아수라가 한 손을 쫙 펼치자 피가 그의 손에 모여든다.
그리고 그 피들을 꽉 쥐는 순간.
파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피가 지옥 전사들의 몸에 스며들어 그들을 강인하게 하고, 주변에 위치한 언데드들을 스치는 피들이 그들을 단숨에 뼛가루로 만들어 소멸시킨다.
“이런…….”
데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아수라가 지옥 전사들에게 밑에 떨어진 드래곤의 마지막을 지시한다.
언데드들이 사라지자 지옥 전사들이 드래곤들에게 접근한다.
곧바로 아수라가 또 한 번 재앙을 선사한다.
민혁에 의해 처음 실패로 돌아갔던 거대한 힘.
하늘 위로 솟아오른 그가 읊조린다.
“피 축제.”
[아수라의 피 축제가 발동됩니다.] [아수라의 피 축제는 반경 250m 내로 뻗어 나가 추가 공격력 4,900%의 폭발을 일으킵니다.] [아수라의 피 축제에 직격 시 초당 HP가 3%씩 하락하며 고위급 사제의 축복마법만이 상태 이상을 해지시킵니다.]심지어 아수라의 피 축제가 한층 강해졌다. 그가 본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심지어 50% 스킬 쿨타임이 감소되었으며 현재 대부분의 이들이 바닥에 쓰러져 그를 막을 자도 없었다.
하늘에 떠오른 수천 톤은 되보일 법한 피들.
그 피들이 일제히 지상에 떨어진다.
쿠화아아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250m로 뻗어 나가는 피 축제가 모두를 집어삼키고 재앙을 선사하며 모든 것을 휩쓴다.
그리고 그를 막기 위해 엘레가 맹렬히 피 폭발의 틈을 뚫고 달리고 있다.
그리고 아수라의 앞에 당도했을 때. 하나의 팔이 그녀의 멱살을 잡아챈다.
“컥!!”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손이 대검을 쥔 채 그녀의 목을 향해 휘둘러진다.
세계 각국의 카메라들이 피 폭발에 의해 흐릿하게 그 모습을 담아낸다.
아니, 사실 피 폭발로 인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표현이 맞다.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단지,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는 것만은 보였다.
툭-
데구르르르-
* * *
“……!”
“……!”
“……!”
“……!”
세계가 경악하며 충격을 받는다.
검의 대제 엘레.
아스간 대륙 서버 최고의 NPC이자 이필립스 제국의 황제였다.
대륙 황제 엘레이기도 한 그녀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또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특별 유저 관리팀 이민화 사원.
급기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니 얼굴을 감싸 쥔다.
“아, 안 돼…….”
엘레.
차갑고 냉정하며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법한 황제이다.
하지만 이민화는 보았다.
그녀가 민혁과 만나 행복하게 웃고 울며, 어떠한 황제가 되는지.
그녀는 모두가 어리석다 해도 백성을 위해 싸웠던 여인이고, 민혁에게 누나이자 친구였다.
누군가의 머리가 떨어졌다.
엘레이리라.
그녀의 죽음에 좌절할 민혁이, 앞으로의 아스간 대륙이 너무도 슬펐다.
“흐흐흐흐흑…….”
그녀는 ㈜즐거움의 직원이었다. 유저보다 더 냉정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되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도 폭주하고 있다.
[에, 엘레…… 죽었어……? 이렇게 죽는다고? 이렇게 허무하게?] [미친…… 우리 황제 엘레가 죽었다고?] [이건 악몽이야…….] [안 돼…….]엘레의 죽음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가 가진 비중, 힘이 컸기 때문이다.
이민화가 눈물을 닦아낼 때 박민규 팀장만은 주먹을 꽉 쥔 채 모니터를 주시했다.
그러다 그가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 이민화를 돌아본다.
“엘레가 아니야……!”
“……네?”
천천히 고개를 든 이민화.
그녀의 시선이 모니터로 향했다.
카메라의 렌즈를 모두 뒤덮은 피들이 서서히 쓸려 내려가고 있다.
마침내 완전한 모습이 드러났다.
한 사내가 아수라의 손을 꺾은 채 잡아채고 있으며 그 앞으로 아수라가 무릎 꿇고 있다.
그 앞으로 엘레가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아수라의 세 개의 머리 중 좌측 머리가 땅에 떨어져 있었다.
박민규 팀장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식신 강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