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67
밥만 먹고 레벨업 568화
사자왕 벤로드.
그는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들려오는 알림이 그에게 지금의 이 상황이 사실임을 알려준다.
[맹수의 신이 죽음을 맞이합니다.] [맹수의 신은 왕좌전이 끝난 후, 재소환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이는 사자왕 벤로드 뿐만이 아니었다.
일순간 맹수의 신을 지나쳐 다리를 걷는 노인을 보며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말문을 잃었다.
수백 대의 카메라를 통해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
방금 전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소환술사, 네크로맨서, 그리고 각 국가에서 세 명씩 차출되어 도착한 랭커 위의 랭커들.
심지어 성벽 위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대한민국 랭커들까지.
그리고 또 다른 의문.
저자는 누구인가?
모두가 그 노인의 얼굴을 확인하려 할 때, 클로즈업된 화면 중 하나. 지니가 중얼거린다.
“밴 어르신…….”
“……!”
“……!”
“……!”
“……!”
밴.
천외국의 왕 민혁과 돈독한 수하.
천외국에선 놀랍게도 바리스타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루마이 왕국과 천외국의 전쟁 당시 귀신창 밴의 수십만 대군을 뚫은 일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 동영상 하나가 세계 많은 이들의 가슴을 흔들었을 정도이니까.
하지만 그는 스르르- 검은 재가 되어 죽음을 맞이했다.
그런데 어떻게 밴이 저기 있는가.
심지어 맹수의 신은 왜 죽었는가?
[맹수의 신 약했던 거 아님? 보기하고 다르게 엄청 약했던 거임.]누군가는 부정하고 본다.
하지만 그 부정에 누군가 말한다.
[맹수의 신하고 미국 머더러 길드인 브라이드 길드하고 싸우는 영상 보시면 그런 말 안 나올 겁니다.]어느 나라에도 머더러 길드는 존재한다.
미국 머더러 길드 브라이드 길드는 미국 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고 흔히 말하는 랭커 위의 랭커급의 비공식 랭커들을 보유한 길드이다.
[그 영상 보시면 랭커 위의 랭커 다섯 명, 일반 랭커 수백 명이서 맹수의 신한테 생채기 몇 개만 내고 전멸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저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귀신창 밴이 절대신의 시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민혁을 포함한 천외국의 간부진 몇몇뿐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
특히나, 지금은 왕좌전이 한참인 때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각 국가에서 도착한 랭커 위의 랭커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있었다.
“먀오 님,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리스의 유저가 계속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먀오 님, 먀오 님!?”
“아, 네…….”
먀오는 현재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왕좌에 앉은 여인이다. 그녀조차도 창신 밴의 위엄에 말문을 잃었다.
하지만, 작은 희망이 품어진다.
“혹시 일격 필살 스킬이 아니었을까요?”
“그, 그럴 수도 있겠군요.”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건 분명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일격 필살의 스킬.
어쩌면 천외국의 눈속임일지도 모른다.
그저 가볍게 휘두른 듯 보여, 그의 강함을 보이고 적군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후퇴하게 만들려는.
“그 확률이 가장 높겠군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신빙성 있는 이야기에 랭커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먀오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지만 만약 제 생각이 틀리다면…….”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왕좌전의 판도는 바뀔 겁니다.”
“…….”
“…….”
꿀꺽-
누군가 마른 침을 삼켰다. 고작 NPC 한 명이 왕좌전의 판도를 뒤바꾼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리고 어느덧, 다리 위를 또다시 그들이 메우기 시작했다.
다리를 꽉꽉 채운 몬스터들과 언데드. 그리고 랭커들의 숫자만 해도 3만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묵묵히 창신 밴은 걸었다.
‘전하.’
앞을 향해 걷는 창신 밴.
그는 작게 웃음 지었다.
그가 있기에 내가 돌아올 수 있었다.
그가 있기에 내가 버텨낼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있기에 그가 더 강한 왕국을 만들 수 있게.
내가 있기에 그가 숱한 위험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게.
그렇게 할 생각이다.
“저놈을 죽여라!!!”
그리고 절대지존 NPC. 세계 최고의 NPC인 사자왕이 크게 분노했다.
그의 분노와 함께 공간이 찢어지며 수십 마리의 네임드 몬스터들이 그 옆으로 나타났다.
밴을 향해, 가장 앞장선 데스나이트가 허공에 날아올랐다.
밴은 그저 날아오른 데스나이트를 향해 창을 쓱 그었다.
화르르르르르르륵-
그 순간 데스나이트의 몸이 반으로 양단되며 그가 아름답게 피는 꽃처럼, 재가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
격렬한 전투의 초탄이었다.
정확하게는 학살전의 시작이다.
쑤화아아악-
수화아아아아악-
화르르르르르륵!
그가 앞을 향해 그저 걸을 때마다 적들이 잿가루가 되어 화하기 시작했다.
수십 마리의 데스나이트와 몬스터들이 함께 몸을 내던졌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 닿지도 못하고 창의 휘두름 한 번에 허공에 흩어져 사라지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창.
바로 ‘무영창’이었다.
창신 밴은 에르데스의 힘을 잠시 빌린 적이 있다.
하지만 그저 빌린 것뿐이다.
그리고 현재. 에르데스를 꺾어내고 신창 밴이 보유한 모든 스킬들과 힘들이 신과 같이 강화되었다.
그가 걸을 때마다 다리 위의 수백마리의 몬스터들이 사라져간다.
한 마리의 거대한 본드래곤이 창신 밴을 집어삼키기 위해 그의 빈틈을 노려 돌진했다.
“키햐아아아아아악!”
그를 무시하고 묵묵히 적들을 쓰러트리던 창신 밴.
그가 한 손으로 가볍게 날아오던 본드래곤의 이마에 손을 짚어 막아냈다.
“……!”
“……!”
“……!”
“……!”
자신보다 몇십 배의 크기의 본드래곤을 한 손으로 막아낸 그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저, 휘둘렀을 뿐.
쩌저저적-
본드래곤의 단단한 뼈에 균열이 일어나더니, 후두두둑- 놈의 잔재가 쓰러져 내렸다.
그 모습을 잠시 보던 창신 밴.
그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다리에 힘을 주어 달리기 시작했다.
“우오오오오오오오!”
그가 달리며 매섭게 창을 휘두르는 순간, 곳곳에서 몬스터와 언데드들이 재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파앗-
그리고 하늘 위로 힘껏 날아오른 그.
그의 창으로 흑빛의 기운이 넘실거렸다.
본래 귀신창술에는 그의 장기였던 ‘폭격창’이 존재했다.
한 번의 찌름이, 수십, 수백의 적군을 꿰뚫고 폭발하는 광역 스킬이다.
그리고 이제, 그 폭주창이 발현된다.
수만 적군의 사이. 창신의 폭주창이 강림했다.
꽈드으으으윽-
몬스터의 머리를 그대로 관통하고 땅에 흑빛 기운이 넘실거리던 그 창이 박힌 순간.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마치 핵폭탄이 터진 것처럼, 다리 위의 몬스터들이 엄청난 빠르기로 재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폭격창에 의해, 다리 위를 가득 채우던 1만의 몬스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숨이 막힌다. 몸이 떨려온다.
창신의 강림에 그 앞의 만인이 평등할 뿐이다.
나는 사자요, 저들은 개미일지니.
“죽여!!”
기회를 노리던 랭커 위의 랭커들.
총 열여덟 개의 국가에서 연합된 그들의 숫자는 자그마치 50명이었다.
그들의 숫자면 어지간한 왕국 하나의 힘을 낸다.
가장 먼저 미국의 창성이라 불리는 세계 창술사 랭킹 2위에 빛나는 알렌도르가 ‘빛과 같은 자’를 발동시켰다.
순간적으로 이속과 공속을 두 배 올려주는 힘.
그 상태에서 매서운 기세로 밴을 공격했다.
밴이 그의 창을 한 손으로 가뿐하게 막아내며 뒤로 물러난다.
‘할 수 있다……!’
‘완전한 최강은 아니다……!’
랭커 위의 랭커들은 알렌도르를 필두로 겹겹이 그를 둘러싸고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검의 울음!!!”
쿠와아아아아앙!
하늘에서 내리치듯 떨어진 한 자루의 검이 밴을 내리찍으며 폭발하고.
“죽음의 단검.”
세계 최정상 암살자의 단검에 추가 공격력 6,000%를 내는 단일 공격기가 밴의 복부에 틀어박힌다.
“마법폭격.”
수십 개의 ‘저장’시켜 둔 마법을 단숨에 한 곳에 집중해 타격하는 ‘응용의 마법사’의 마법폭격이 폭탄처럼 떨어지며.
쿠화아아아아아앙!
탱커 랭커가 방패로 힘껏 밴의 몸을 사각 방패로 후려친다.
50명의 랭커가, 마치 규격 이상의 몬스터를 레이드 하듯 온 힘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한 걸음, 두 걸음 그에게로 가까워진다.
그와 함께 사자왕 또한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수십 마리의 네임드 몬스터와 함께 난입한다.
그리고 본인 자신.
그가 입고 있던 얕은 천 옷이 찢어진다.
사자왕의 몸이 커다래지기 시작했다.
그가 ‘사자왕’이라 불리는 진짜 이유.
사자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사자왕의 모든 스텟량은 50% 상승하며, 공격 데미지는 약 2,000%가량 상승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앙-
완전히 사자로 변신한 그가 밴을 힘껏 내리친다.
쿠화아아아아앙-
밴이 창을 들어 막아낸 순간, 그의 발밑이 50㎝ 이상 파여 들어간다.
쾅쾅쾅쾅콰쾅!
사자왕이 그를 계속 내리친다. 마치 해머로, 핀을 박는 듯한 모습이었다.
밴의 하체가 70cm가까이 땅에 박혔을 때, 또 한 번 많은 공격이 쏟아지며 그에게 또 한 걸음씩 몰려든다.
그를 겹겹이 둘러싼 그들.
자욱한 흙먼지가 그를 찾아볼 수조차 없게 한다.
“하악하악.”
“허억허억.”
거친 숨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진다.
‘끝났나?’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때.
바로 등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 같으니.”
“……!”
“……!”
“……!”
그것은 신창 밴이 새로이 얻어낸 힘이다.
과거 그가 가졌던 귀신보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이젠 두 가지로 나뉜다.
귀신처럼 움직이거나, 귀신과 같은 환영을 심거나.
그는 그들에게로 ‘귀신과 같은 환영’을 심어둔 것.
밴이 경악하는 그들에게 차갑게 선고한다.
“절대극창.”
“……!”
“……!”
절대극창.
밴이 자신을 희생하여서나 쓸 수 있는 최강 최악의 필살기였다.
하지만 창신이 됨으로써 그의 절대극창은 완전히 변화하였다.
하늘 위.
절대극창의 데미지를 내는 한 자루의 빛의 창이 벼락처럼 떨어져 내려 사자왕의 정수리를 꿰뚫고 땅에 박힌다.
콰직-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폭발한다.
창술사 알렌도르. 그가 터져나가는 사자왕을 보며 외쳤다.
“하, 함정……!”
그렇다. 함정이다.
밴은 생각보다 너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확히는 일부러 자신의 분신을 공격에 허용 당하게 했다.
자연스레 그들은 거리를 좁혔다.
그 의미. 저 절대극창이 거리를 좁힐수록 위험하다는 사실이었고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가 그 말을 끝맺기 전, 또 다른 빛의 창이 그의 정수리를 꿰뚫었다.
곧바로 창의 벼락이 수십 개가 쏟아진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랭커 위의 랭커들!
그들이 하나둘씩 폭발하여 재가 되어 사라져간다.
수십 개의 창이지만 그 창의 데미지는 과거 절대극창이었던 때의 데미지보다 높다.
쏴아아아아아아아-
오십 명에 가까운 랭커들이 흩어져 사라진다.
그리고 창신 밴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몬스터와 적들을 베어냈다.
“…….”
“…….”
세계가 숨죽였다.
해설자들은 자신들이 숨소리라도 내면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
그때, 창신 밴이 다시 천외국의 성을 향해 걸었다.
수십 대의 드론 카메라가 그를 쫓았다.
수많은 카메라가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그의 행보에 주목했다.
창신이 된 자.
창 한 자루로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을 죽인 자.
그는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런 신화를 써내려가는 그가 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끼이이이이이익-
성문이 그를 반갑게 맞이하듯 열린다.
그는 안으로 걸음했다.
그가 멈춰선 곳.
왕의 동상이 있는 곳이었다.
왕좌전은 왕의 동상이 파괴되고, 왕마저 죽는다면 모든 기여도가 무시된 상태로 패배하게 된다.
그 왕의 동상 앞에 귀신창 밴이 힘껏 자신의 창을 박아 넣었다.
창신에 오른 위대한 자.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전하. 미천한 소인. 전하를 위해 돌아왔습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밴이 고개를 떨궜다.
돌아온 이 순간. 너무도 그가, 나의 왕이 보고 싶었다.
그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절대신들이 왕과 신하의 이야기에 감탄합니다!] [절대신들은 밴을 두고 농락했던 자신들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순간. 절대신들이 축복을 내립니다.]환한 빛이 터져 나오며 투명한 모습의 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잠시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했으나, 울고 있는 밴을 바라봤다.
그가 천천히 한 걸음을 떼어 한쪽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추어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어르신.”
“아…… 아…… 아……!!!”
나타난 사내. 바로 민혁이었다.
곧바로 절대신들의 축복이 끝나며 민혁이 빛이 되어 사르르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