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17
밥만 먹고 레벨업 618화
루브앙 제국군의 3군.
3군의 경우 루브앙 제국군이 굴복시킨 왕국이나 제국의 인재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루브앙 제국이 굴복시킨 국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루브앙 제국이 온 대륙의 주인이 될 것임을 알았다.
그 힘을 직접 느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각 왕국이나 제국에서 이름을 날리는 전설들이 대거 3군에 포함되었다.
또한, 3군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숫자가 더 늘어났다.
3군부터는 약 70만 군대가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군대를 진격시킬 수 있는 시간조차 줄어들었다.
즉, 진짜 게임은 3군부터라는 것이었다.
물론 아르가온 대륙은 1군과 2군에 의해서만 모든 왕국과 제국이 쑥대밭이 되었었다.
그만큼 루브앙 제국군의 힘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고작 파리 잡자고 3군이 투입될 줄이야…….’
아르가온 대륙과의 전투 당시에는 2군이 싹 쓸고 3군이 뒷정리를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전투는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70만에 가까운 병력을 한 번에 몰살시켰는가?’
이것은 이례 없는 놀라운 일이다.
혹시 ‘신’이라도 전쟁에 개입한 것인가?
아니, 그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3군의 총사령관 엠버스는 신의 검은 아니었으나 군신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그 이유는 그가 전쟁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나. 엠버스의 경우 루브앙 제국이 첫 번째로 기습을 가한 왕국의 후작이었었다.
‘전술의 신’이라 불리는 엠버스가 루브앙에 충성하는 이유?
‘무사히 돌아갈 테니, 모두 걱정 말거라.’
그의 가족이 사실상 루브앙 제국에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엠버스는 오늘 큰 공을 세우고 ‘포로’나 다름없는 가족들에게 자유를 줄 것이다.
‘빌어먹을 네르바 황제.’
하나 그는 속으로만 간직해야 할 말일 뿐이었다.
엠버스는 침착하게 머리를 굴렸다.
‘태초의 신께선 전쟁에 의해 많은 생명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으시기에, 이번 전쟁에 모든 군대가 한 번에 출정하는 걸 막아 놓으셨지.’
물론 이건 NPC들이 가지는 생각이다.
하지만 태초의 신께서 걸어놓은 제약을 편법을 사용하여 일부 피해갈 수 있다.
“탱커들이나 혹은 루브앙의 방패 기사 3만을 선출하여 각 진입로에 투입하라.”
“그렇게 적은 인원으로 어쩌시려는 겁니까?”
모든 지휘관급이 의문을 품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중 전설급에 해당하는 힘을 가진 자들도 상당했다.
그뿐인가? 한 가닥 하는 내로라하는 자들은 엠버스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엠버스는 전술의 신이란 이름과 함께 ‘창의 하늘’이란 이름으로도 불렸다.
그는 그가 있던 왕국에서 창의 전설이었다.
온 세계에 대륙이 있던 만큼, 대륙이 간직하는 신화와 전설은 모두 다르다.
또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강자들도 모두 다르기에, 비슷한 호칭으로 불리던 자들이 수두룩하다.
“정말 그 이유를 모른단 말인가?”
지휘관들이 퉁명스런 표정을 짓는다.
대놓고 엠버스를 무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한 노인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례지만 미천한 소인이 목소리를 높여도 되겠나이까?”
엠버스.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웬 검은 머리카락을 테리우스처럼 무성하게 기른 노인이 낡아빠진 나무창을 등에 메고 서 있다.
옷은 누추하고 허름하기 그지없었으며, 그가 이끄는 말 뒤에는 마차가 있었다.
귀족들의 무기와 방어구를 실어주는 흔한 ‘짐꾼’ 노인이다.
“어딜 감히 짐꾼 따위가 목소리를 내는가!”
“네놈의 목을 잘라 아프로 강가에 던져주랴!?”
그에 자존심 높은 귀족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누군가는 당장 검을 뽑아 들고 목을 벨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엠버스.
그는 저러한 자를 좋아했다.
신분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낼 줄 아는 자.
“닥쳐라.”
“이익……!”
“……!”
그 말에 지휘관급들이 엠버스를 노려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엠버스는 그들을 콧방귀 끼며 무시하고 노인에게 턱짓했다.
“말해보시오.”
“태초의 신께선 시간 제약을 두고 군대를 진격하게 하셨나이다. 1군의 투입 후, 시간이 흘러야 2군이 투입되고 2군 투입 후 역시 시간이 흘러야 3군이 투입되죠.”
엠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신 3군의 방패 기사단과 탱커들의 투입은 진입로에서 시간 끌기를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방어와 체력 보존에 능통한 자들. 그들은 오랜 시간을 죽지 않고 시간을 끌어줄 겁니다.”
엠버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되면 절로 4군의 투입시간이 도래하게 되고, 3군과 4군이 합세하여 150만 이상의 군대가 만들어집니다. 150만 이상의 군대는 아스간 대륙군이 감당할 수 없고 곧바로 요새들로 진격할 수 있겠죠. 또한, 많은 아군은 오히려 적은 피해를 내는 법이죠.”
정확하다.
엠버스.
그는 노인을 재밌다는 듯 바라봤다.
그리고 다른 강자들.
그들 중, 상당수는 사실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단지 엠버스가 마음에 안 들어 비꼬았건만?
‘저 하찮은 짐꾼 따위가…….’
‘내 기필코 저 노인을 죽이고야 마리라.’
그리고 엠버스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정답이다! 계속된 소모전으로 줄다리기하느니, 곧바로 모든 진로를 뚫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거든. 그다음엔 어쩌는 게 좋겠느냐?”
“군대를 나눠서 진격시킬 필욘 없을 겁니다. 적들은 현재 여러 요새에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먼저 한 개의 요새를 무너뜨리면 그들은 절로 그곳으로 몰리니, 그때 대기하고 있다가 쓸어버리면 됩니다.”
“훌륭하구나.”
엠버스는 감탄했다.
물론 이는 자신이나 지휘관급들은 쉬이 생각해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기껏해야 짐꾼 노인에 지나지 않잖은가?
“그대는 어찌 그런 것을 아는가?”
“허허, 저는 이 전쟁터에서 구른 지 만 40년이 넘었습니다.”
40년이 지나게 전쟁터에 있던 노인.
그는 분명 많은 것을 겪고 보았을 것이다.
엠버스는 기분이 좋아졌다.
“내 짐을 맡아줄 수 있겠는가?”
“허허, 영광입니다.”
“……!”
“……!”
다른 강자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었다.
하나, 엠버스는 대수로워하지 않았고 노인도 다른 짐을 내팽개치고 엠버스의 옆에 함께 있었다.
“내 옆을 떠나지 말게. 자네라도 있어야 이 고독한 전쟁터에서 버틸 수 있을 것 같거든.”
엠버스의 말에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켜야만 하는 전쟁이군요.”
“맞네.”
엠버스는 노인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눈빛에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자 노인이 한 잔의 커피를 내줬다.
“전국 전쟁터를 돌며 커피를 내리는 게 제 취미입니다. 한잔 드셔보시죠.”
“고맙군…….”
엠버스.
그는 노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기분이 나른해지는 것만 같았다.
투박한 철제컵에 담긴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자 긴장에 무거워졌던 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끝으로 번지는 그 향과 입안을 감도는 그 맛은 엠버스가 살면서 먹어본 적이 없는 맛이었다.
“어, 어찌 이런 커피맛이…… 정말 맛있네…….”
또한, 그 순간 엠버스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마치, 노인에게 더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다.
그가 인자하게 웃는 미소가 아버지의 그것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그는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커피를 모두 마셨다.
그리고 출정하며 그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자네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노인은 하얀이를 드러내 답했다.
“반. 사람들은 커피 타는 짐신 반이라고 하죠.”
“커피 타는 짐신?”
“예, 짐을 잘 옮긴다 해서 짐신이라 부른다고 할까요?”
“하하하하, 그거 아주 재밌군.”
엠버스.
그는 갈수록 이 노인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아니,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는 사실이었다.
짐신 반이 탄 커피는 전설의 바리스타가 탄 커피이다.
그는 커피에 다양한 효과를 섞을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매혹의 커피’를 탄 것이다.
엠버스는 계속하여 노인 반에게 커다란 호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인 반의 정체.
창신 밴이었다.
창신 밴의 임무는 3군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엠버스의 말대로라면 정확히는 3군과 4군에게다.
그리고 엠버스와 대화를 나눠본 밴.
그는 알 수 있었다.
엠버스가 원치 않으나 전쟁을 하려 한다.
그는 엠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거 잘 만하면…….’
더 좋은 식으로 풀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창신 밴이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 * *
3군의 라마트리 백작을 비롯한 지휘관급들.
그들은 대부분이 루브앙 제국에서 이름을 날렸거나 혹은 다른 왕국과 제국에서 지원 온 실력자들이다.
누군가는 검공으로, 또 누군가는 창공으로, 또 누군가는 대마법사로 불린다.
그들은 엠버스가 몸서리칠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그 옆에 있는 짐꾼 노인!
‘하찮은 노친네 따위가……!’
사실상 그들은 엠버스의 전략에 반기를 들고, 그가 스스로 3군 사령관직에서 내려오게 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무산되었다.
다 노인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만 이용하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라마트리 백작님 말씀은 노인이 화장실을 비울 때 그에게 협박하여 ‘엠버스 사령관’을 어두운 곳으로 내몰자 이 말입니까?”
“맞습니다. 노인과 호감을 쌓은 엠버스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군요. 그때에 저 노인과 엠버스를 같이 죽이는 겁니다.”
하찮은 짐꾼은 목숨이 위협받으면 당연하게도 설설 길 터.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노인과 엠버스를 죽인다.
그리고 전시 중 ‘사망’했다고 한다면 네르바 세피로스 폐하도 이해할 것이다.
전쟁에서 누군가 죽어 나가는 것쯤은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총 다섯의 전설 급에 해당하는 지휘관들.
그들이 계속 기회를 노렸다.
어느덧 3군 중 방패부대가 이필립스 진입로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노인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움직였다.
그를 다섯의 지휘관들이 은밀히 뒤따랐다.
노인을 따라온 라마트리 백작.
그가 검으로 겨누며 말했다.
“이놈, 살고 싶다면 엠버스 사령관을 이곳으로 데려와라!”
“당장 데려오지 않는다면 네 모든 가족의 씨를 말리겠다!”
짐꾼 노인을 협박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에 노인 반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허, 제 발로 걸어와 줘서 전하 말씀처럼 하면 ‘개꿀’일세.”
“……?”
“……??”
“……???”
개꿀이 뭐지?
그들은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1분 후 노인 반이 소변을 보고 그곳을 벗어났다.
그리고 약 4분 후.
화장실을 갔던 병사 한 명이 경악했다.
“지, 지휘관급들 다섯이 암살됐습니다!”
“뭐, 뭣이!? 전설들이 말이더냐!!!?”
“예!”
“어, 엄청난 암살자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소란 틈.
반은 엠버스의 옆에 서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곳을 바라봤다.
지휘관들의 죽음은 전쟁터에서 큰 타격을 준다.
이런 식으로 그는 계속해서 적군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다.
아주 훌륭히 스파이 노릇을 하고 있는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