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29
밥만 먹고 레벨업 630화
대악마 고락.
아주 오래전에 봉인된 장난기 많은 대악마이다.
그는 죽었으나 그의 잔재들은 세계 대륙 곳곳에 남아 있다.
또한, 그의 고락의 분신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락의 분신들이라고는 하나 그의 평타 데미지는 일반적인 이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크흐으으으윽!”
민혁의 평타 공격을 막아낸 발렌이 뒤로 튕겨 날아갔다.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치명타 타격에 의해 34,156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분신의 고락의 치명타보다 데미지량이 높습니다.]“…….”
발렌.
그는 말문을 잃고야 말았다.
그는 오랜 시간 검신으로 살아왔다. 그의 계산은 어지간히 정확하다. 그런데 이 예측을 불허하는 평타 데미지는 뭐란 말인가?
심지어 앞으로 쏘아져 오는 민혁에게 이러한 알림이 들린다.
[당신의 평타 데미지가 인간의 범주를 초월하였습니다.] [놀랍습니다. 경이적인 평타 데미지를 기록한 것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평타 데미지가 20분 동안 20% 증가합니다.] [칭호 평타의 신을 획득합니다.](평타의 신)
유일 칭호
칭호효과:
⦁5대 기본 스텟 1%
⦁적의 평타 공격 데미지 10% 감소
⦁나의 평타 공격 데미지 10% 상승
엄청난 효과를 가진 칭호이다.
‘모든 평타 데미지는 결국에 스킬 데미지와도 연관되는 법이지.’
민혁이 날카로운 눈으로 발렌을 흩는다.
그리고 떠올린다.
엽기스런 떡볶이와 통모짜 고구마 핫도그를 먹은 후에 들렸던 알림을.
[엽기스런 떡볶이와 통모짜 고구마를 드셨습니다.] [신비롭고 새로운 조화입니다.] [버프 효과가 추가됩니다.] [평타 데미지가 총 1,100% 상승하며, 상대방의 저항력 무시량 40%가 상승합니다.] [버프 유지 기간은 24시간입니다.]더블푸드와 중첩되는 즐거움은 굳이 사용하지 않았다.
중첩되는 즐거움 스킬의 사용 시 지속시간이 짧을 확률이 매우 높았고 자칫 데미지 조절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또한, 지금의 데미지마저 민혁은 어지간한 자들을 상회한다.
콰자아아악-
민혁의 평타 데미지에 또 한 번 가격당한 발렌이 휘청했다.
[평범한 타격에 의해 31,476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분신의 고락의 데미지량을 초월하였습니다!] [경고!] [당신이 상대하고 있는 적은 당신이 상대했던 적중 가장 강력합니다.]부르르르-
검을 쥔 발렌의 팔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또한, HP가 빠르게 감소한다.
현재 검신 발렌은 어비스라는 곳의 ‘보스’ 몹과 같다.
대부분의 RPG게임에선 일반 몹일 때와 보스 몹일 때의 HP량의 차이가 몇 배에서 몇십 배까지 날 수 있다.
현재 검신 발렌은 전성기 시절의 HP량보다 약 두배 정도 상승한 상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민혁의 평타 데미지를 견디기 힘들 지경이었다.
콰아아아아앙
또 한 번 뒤로 물러나는 발렌이 신음을 흘렸다.
순간적으로 그의 눈앞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당장 쓰러질 것 같았다.
그리고 민혁은 쓰게 웃었다.
어쩔 수 없이 발렌 교관님을 지금 기절시켜야만 한다.
그래야 발렌 교관님도 나도, 다시 올바른 재회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풀썩-
잠시 그가 땅에 쓰러졌다.
* * *
지니와 뱀의 신 엘리자베스.
두 사람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두 사람도 발렌이 민혁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다.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어비스의 인근에 도달한 그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비스에 나란히 입장할 수 없었다.
“어비스의 신들은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인 저의 출입을 허락시켜줄 리가 없어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해야만 해요.”
“가능해?”
“최대한 노력해볼게요.”
뱀의 신 엘리자베스.
상당한 능력치가 하향된 그녀였으나 그녀는 절대신과 버금가는 힘을 발휘하는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였다.
[뱀의 신의 시스템 추적]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해, 시스템을 파악하기 시작합니다!]그녀에게서 붉은빛 기류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 기류들이 어비스로 스며 들어간다.
엘리자베스.
그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입에서는 얕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으으…….”
신들의 힘 사이를 지나 시스템을 확인하는 일조차 매우 버거운 일이었다.
눈을 감고 시스템들을 느끼기 시작한 엘리자베스.
그녀가 마치 어둠 속, 작은 빛과 같은 민혁이 말했던 시스템을 찾아내었다.
곧바로 알림이 들려온다.
[시스템 추적에 성공하셨습니다.] [열 세 번째 시스템은 관문 도전자와 검신의 전투에서 둘 중 한 사람이 죽어야만 완료됩니다.]“찾았어요.”
엘리자베스가 작게 희열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스템을 이 먼 곳에서 변경시킬 수 있느냐였다.
그녀 또한 이를 하기 위해선 많은 패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허억허억!”
거친 숨을 헐떡이는 그녀가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붇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쪽 무릎을 꿇게 된 그녀가 나머지 한쪽 무릎마저 꿇게 되었다.
“엘리자베스. 괜찮아?”
“조금만…… 조금만 더요.”
너무도 강한 힘이 어비스를 통제하고 있다.
그 힘을 뚫고 시스템을 온전히 바꾸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곧 엘리자베스의 눈이 노랗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관장하는 존재를 쫓기 시작한다.
그 시스템을 관장하는 이.
곧 그녀가 엘리자베스를 돌아본다.
‘태초의 신……?’
그렇다.
어비스의 시스템을 만들어낸 존재는 다름 아닌 태초의 신이다.
그러나, 태초의 신이라 하나 모든 것이 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엘리자베스가 그 틈에 끼어들어 시스템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시스템이 변경됩니다!] [전성기 시절의 발렌을 죽여도 검신이 깃든 검에 잠들어있는 존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엘리자베스.
그녀가 희열했다.
그러나 곧 노란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엘리자베스.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자신의 시야 앞으로 태초의 신 아테네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엘리자베스는 말문을 잃었다.
그녀는 아테네를 사랑했었으나 그녀에 대한 기억 대부분을 상실했다.
모두 아테네의 자비로움 덕분이다.
그런 아테네가 엘리자베스를 노려보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뱀의 아이야.”
“…….”
엘리자베스.
그녀는 그저 아테네의 그 말을 들었다.
“나의 시스템에 마음대로 관여한 것은 너의 힘이기에 괜찮다. 그러나.”
아테네.
그녀가 슬픈 듯 웃는다.
“검신이 원치 아니하고 있다.”
곧바로 아테네가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지니에게 뜻밖의 알림이 들려온다.
[시스템이 다시 변경됩니다!] [어비스가 태초의 신에 의해 통제당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어비스 안에 있는 이들의 귓속말이 1시간 동안 제한됩니다.]“……!?”
지니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 실패한 거야?”
그 말에 엘리자베스가 넋 나간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성공했었어요. 분명.”
지니.
그녀가 엘리자베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성공했는데, 태초의 신이 개입했습니다. 그러나 태초의 신은 그런 자격이 없어요.”
그렇다.
아무리 태초의 신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걸 할 수 있진 않다.
이게 가능해진 이유.
“그 시스템 속에 있는 발렌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뭐라고!?”
“더 큰 문제는 민혁 전하께선 이 사실을 모른다는 거예요.”
“어째서 민혁이는 모른다는 거야? 아……! 설마……!”
그렇다.
시스템이 변경된 후에 곧바로 민혁에게 알림이 울렸을 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귓속말이 통제당했다는 알림도 들었을 거다.
아마 민혁은 ‘엘리자베스’가 직접 말했던 변칙 수에 의해 생긴 일이라 판단할 터.
지니.
그녀가 어비스 너머를 바라봤다.
“발렌 교관님, 어째서…….”
지니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 * *
민혁.
그는 잠깐 정신을 잃은 발렌을 바라봤다.
그때.
[위대한 힘에 의해 시스템이 변경됩니다.] [검신이 깃들었던 검이 ‘검신이 깃든 검’으로 변경됩니다.]“……!”
민혁.
그는 희열했다.
민혁이 우려하던 건 전성기 시절의 발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저 검에 깃든 내가 아는 교관님께서 영원히 사라지시는 거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저 검에 있는 교관님을 이젠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1시간 동안 귓속말이 제한됩니다.]민혁은 엘리자베스가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긴, 그녀도 시스템이 어떻게 변경되는지 알 수 없다고 했으니까.’
일단은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바뀌었으니 만족한다.
또한, 이제 자신은 알지 못하는. 과거 전성기 시절의 발렌 교관을 베어도 된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는 결국에 자신이 알던 발렌이었으니까.
그러나 민혁에겐 그리움이 너무도 컸다.
그리고 그 그리움에 어쩌면 민혁은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검속에 잠들어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발렌.
그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이젠 최선을 다해보마.’
발렌.
그는 잠든 잠깐의 순간, 아테네와 대화를 나누고 온 바 있다.
생각보다도 나의 첫 번째 제자인 민혁의 힘이 크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그렇기에 이제, 진짜 신으로서 그를 상대할 생각이다.
[검신의 힘이 완전히 개방됩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모든 스텟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신검을 최종장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그러면서 발렌은 아테네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린다.
* * *
잠깐 기절해있던 발렌.
그는 눈앞에 나타난 아테네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뱀의 신이 시스템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은 발렌은 깜짝 놀랐다. 그와 함께 아테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민혁이 밥 먹고 합시다를 사용한 순간에, 귓속말을 보내어 시스템을 통제하게 하였다.
‘그토록 나를 만나고 싶은 거냐?’
물론 발렌 그는 기뻤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아왔던 신이다.
때론 검신으로, 때론 교관으로.
그러한 자신은 죽음을 맞이했다.
더 살고 싶지 않냐고?
물론 더 살고 싶다.
나의 아이가 어엿한 숙녀가 되는 모습, 로이나와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하지만 검신 발렌은 알았다.
자신은 이미 천명을 다했다.
그것을 검속에 깃들어 억지로 이어가고 싶진 않았다.
‘이해한다.’
민혁은 어른이고 왕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과의 재회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저 발렌은 그와 생각이 다를 뿐이다.
“아테네. 내가 계속 검에 깃든다면 그 아이는 나의 힘을 계승받지 못하겠지.”
그렇다.
발렌이 시스템의 변경처럼 온전히 검신이 깃들었던 검에 남아 있다면 민혁은 자신의 힘을 이어받지 못할 것이다.
또한, 자신은 이미 천명을 다한 존재였다.
반대로 아직 나의 첫 번째 제자인 민혁은 살아갈 날이 많았다.
[원한다면 잠시나마 너를 다시 인간으로나마 그의 곁에서 살게 해줄 순 있다.]아테네.
그녀는 검신 발렌을 참으로 아꼈다.
또한 그녀에게 이 정도 일은 식은 죽 먹기이다.
민혁의 옆에서 계속 살아간다?
하지만 발렌은 고개를 저었다.
“인간이 되어 늙어가는 저는 성장해야 할 아이한테 걸림돌만 되지 않겠습니까? 허허.”
발렌은 그저 웃었다.
아테네.
그녀는 안타까웠다.
그 선택의 이유가, 오로지 민혁 때문이었음을 알기에.
[검의 아이야. 그 아이를 위해 영원한 소멸을 택하는 것이냐?]지금 시스템은 분명히 변경되었다.
그럼에도 발렌은 스스로 그 시스템을 거부하고 있다.
“그 아이는 앞으로 많은 고난과 역경을 만날 겁니다. 힘을 잃은 내가 깃든 검을 얻기보다, 나의 이 힘을 얻는 게 더 값진 것이 되겠지요.”
그에 아테네는 마지막으로 질문한다.
[너는 이제 자라는 너의 딸아이를 보지 못할 것이다.]슬픈 이야기다.
[너는 이제 널 사랑해주었던 로이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가슴 아픈 이야기다.
[너는 이제 민혁이란 아이를 먼 곳에서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가?]그 질문에 발렌의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러나.
자신은 이 선택이 옳은 것임을 알기에.
자신을 잊은 채 딛고 살아가야, 그가 진짜 ‘신’이 될 것을 알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다.
“나는 오늘 그 아이의 손에 죽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푸우우우욱-
민혁의 검이 전성기 때의 발렌이라 믿었던, 그리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의 심장을 꿰뚫는다.
발렌의 입에서 울컥하고 피가 쏟아진다.
“쿨럭……!”
민혁은 이해하지 못했다.
전력을 다해 싸우던 도중, 발렌은 자신에게 일부러 가슴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발렌은 생각한다.
이것은 비극적인 운명이 아니다.
그저 떠나야 할 자와 남아야 할자의 이야기이다.
또 이것은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마지막 가르침이다.
‘아직 너는 어리다. 민혁아.’
그랬기에 자신을 생각하진 못했을 거다.
검에 영원히 잠들어야 한다는 고통.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았다는 것에 대한 고통.
그리고 검에 잠들어 보고 싶은 자들과 만나지 못하는 고통.
그 고통을 민혁은 헤아려주지 못했다.
그렇기에.
“어째서…….”
민혁이 질문한다.
전성기 시절의 발렌은 왜 스스로 가슴을 내어주었는가?
발렌.
그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가려고 했다.
신의 힘을 그에게 남기고.
그러나, 사람은 모든 것이 원하던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발렌 또한 마찬가지다.
검을 쥔 민혁의 손을 부드럽게 쥔다.
항상 그를 바라보던 온화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웃어 보인다.
“고맙다, 민혁아. 이제 편안히 잠들 수 있겠구나.”
그 순간.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민혁이 다리에 힘이 풀리며 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림이 들린다.
[검신을 베어낸 자이십니다.] [검신의 힘을 일부 계승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신의 자리에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스승이, 제자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제자의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