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54
밥만 먹고 레벨업 655화
(타락한 여신의 반지)
등급: 신
제한: 레벨 500 이상, 셋 이상의 신의 진정한 인정을 받은 자.
내구도: ∞/∞
특수능력:
⦁HP 및 MP 총량. 1.2배 상승.
⦁자연 마나 회복 속도×3배.
⦁쿨타임 30% 감소.
⦁지력 200% 상승.
⦁패시브 스킬 때릴수록 강해져.
⦁패시브 스킬 타락한 여신의 가호.
⦁엑티브 스킬 붐
설명: 타락한 신이 과거 아테네의 창고에서 훔친 반지이며, 그녀의 기운을 받아 타락한 여신의 반지로 변화하였다. 오로지 신들에게 선택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반지이다.
타락한 여신의 반지.
타락의 신을 사냥하고 획득한 반지이다.
그렇지만 ‘제한’이 셋 이상의 신의 진정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두고 봤을 때, 민혁은 아주 먼 훗날이나 이 반지를 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바로 오늘.
신의 만찬에서 민혁은 세 신의 인정을 받아낸 바 있다.
또한.
[불의 화신을 죽이셨습니다.] [불의 화신은 이제까지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던 신입니다.] [1,203 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파이어 골렘의 골렘 조각을 획득합니다.] [두 신은 정당하게 승부를 겨뤘으므로 특별한 패널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 불에 관련한 화속성 몬스터들의 당신에 대한 적대심이 더 커질 것입니다.]단 한 번에 불의 화신을 죽인 민혁.
그에게로 끊임없는 알림이 들려온다.
[물을 다스리는 신이 당신을 죽일 듯이 노려봅니다.] [땅을 다스리는 신이 당신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아리를 잘 만드는 신이 당신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시스템적인 패널티는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알림처럼 다른 신들의 분노와 따가운 눈초리는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같은 신을 죽인 자.
그렇지만 민혁은 알고 있었다.
여기에서 자신이 짓밟혔다면 자신은 계속해서 짓밟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또한.
‘내가 다시 이곳에 올지도 모르고.’
그렇다.
민혁은 결국 일개 유저에 지나지 않았다.
이곳에 다시 온다는 가능성?
매우 낮을 것이다.
어쩌면 민혁이 이곳에 온 것은 그저 진정한 신의 자격을 얻음에 따라 한 번의 이벤트였을 확률이 높다.
주변을 둘러보자 여러 신이 그를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태초의 신 아테네가 신들을 둘러봅니다.]그 알림과 함께 모든 신은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태초의 신 아테네는 이제까지 지속되어 왔던 불의 화신의 악행을 알고 있습니다.] [태초의 신 아테네는 이제까지 그를 보면서 방관하였던 신들의 어리석음 또한 알고 있습니다.]“…….”
“…….”
모두가 침묵했다.
태초의 신 아테네는 이제까지 벌어졌던 모든 일을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앞으로 민혁에게 그 어떠한 해도, 더 이상 따가운 눈초리도 보내지 못할 것이다.
아테네가 이곳에 걸음한 이유는 새롭게 탄생한 대륙신이 다른 신들에게 벌을 내리는 걸 보기 위함이었을 지도 모른다.
곧바로.
[태초의 신 아테네가 당신들께 벌을 내립니다.] [당신들은 3일 동안 신의 영겁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아테네의 명에 따라 그들이 재가 되어 스르르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한, 잠시 자리에 서서 민혁을 바라보던 엘레네는 민혁에게 윙크를 하고 스스로가 워프되어 사라졌다.
민혁은 슈퍼컴퓨터이자, 아테네 최고의 신인 그녀를 잠시 바라봤다.
그리고 아테네.
그녀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그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리고 그저.
[아테네가 당신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습니다.]어머니 같은 포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와 함께.
[신의 만찬에서 벗어납니다.] [신의 자격을 획득함에 따라 ‘아테네의 보따리’를 획득합니다.] [신의 자격을 획득함에 따라 당신을 찬양하는 신전이 세워집니다.] [신전에 당신을 숭배할 수 있는 동상이 세워집니다.]* * *
신과 그를 따르는 사제들.
그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이다.
아무리 신이 있다고 하여도 자신을 섬기고 자신의 이야기를 퍼트리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신이 아닐지도 모른다.
또한 사제에게 있어 신이라는 존재는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존재이다.
그가 아무것도 베풀지 아니해도.
어떠한 업적을 남기지 아니해도.
그를 믿을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지금 무너져가는 신전에 한 사제가 도달했다.
꺾인 기둥이 그나마 온전한 기둥에 지탱하여 버티고 있을 정도의 신전이다.
곳곳에는 거미줄이 가득 처져 있으며 걷기만 해도 먼지가 흩날린다.
또한, 신을 섬기는 장소는 먼지로 뒤덮여 그 어떤 문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제 엠브론.
그는 더 이상 신을 믿지 아니한다.
오늘 그가 이곳에 걸음한 이유.
정체 모를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그 꿈에서 자신은 정체 모를 신과 마주했고, 이곳으로 오는 길을 안내받았다.
‘신은 또다시 나를 능욕하려 하는가.’
사제 엠브론.
그 또한 신을 섬기던 자이기에 알고 있었다.
어떠한 신이 자신을 부른 것이다.
그러나 엠브론.
그는 신을 누구보다 증오했다.
만약 신이 있었다면 자신은 이토록 끔찍한 삶을 살지 않았을 테니까.
‘첫 번째 사제라.’
그러면서도 이곳에 온 이유.
자신이 첫 번째 사제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믿는 신이 없는 사제들. 혹은 신의 기록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또는 신에 대한 배신감에 떠나간 사제들은 간혹 다른 신들에게 간택 받는다.
그리고 이 꿈을 꾸는 경우는 이처럼 첫 번째 사제를 위한 꿈이다.
정체불명의 신의 힘이, 자신을 신전의 첫 번째 사제로 간택했다.
그러나.
“대륙신인가?”
엠브론은 살면서 이토록 초라한 신전은 처음 본다.
이처럼 갑자기 신전이 생겨나는 경우는 대륙신들에 의함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때.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지며 엠브론의 바로 앞이 커다랗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엠브론.
그 또한 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이 신전에 새로운 주인이 깃들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의 앞으로 아주 거대한 동상이 세워진다.
한 손에는 멋들어지는 검을, 또 다른 한 손에는 프라이팬을 든 신의 모습이다.
또한, 등 뒤로 차고 있는 망토와 함께 걸치고 있는 풀 플레이트 아머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심지어 신은 ‘미’의 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잘생긴 사내였다.
그러나 엠브론은 콧방귀 끼었다.
‘오만한 신 놈들. 우리 인간들을 개미처럼 바라보는 빌어먹을 놈들.’
엠브론은 오히려 그 동상을 보며 치아를 빠드득 갈았다.
신들은 다 오만하기 짝이 없으며, 인간을 개미 목숨 취급한다!
그에게는 그런 생각이 깊숙하게 박혀 있었다.
그는 품속에서 해머를 꺼내었다.
“이 신 또한 결국에 여러 인간을 절망에 빠뜨리겠지.”
동상을 올려다보는 엠브론.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다.
“내가 섬겼던 신은 자비의 신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아픈 어미를 돌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항상 자비의 신께 자신을 아프기 않게 해달라 기도했지, 나 또한 함께 기도하였다.”
그것은 그저 혼잣말이었다.
누군가에게라도 이 분을 풀어야 속이 풀릴 지경이었으니까.
“나는 나이를 먹어서도 자비의 신을 섬겼다. 나의 신앙심이 그녀에게 닿았던 것일까? 그녀는 내게 신탁을 내렸고 나는 그녀가 가르쳐준 신탁에 의해 어머니를 낫게 할 약초를 캐기 위해 달려갔다.”
그렇게 엠브론은 몇 날 며칠을 집을 비웠다.
그리고 드디어 자비의 신이 말했던 그 약초를 구해왔을 때.
그는 불타고 허물어진 집을 보게 되었다.
“병든 어머니, 대장간에서 일하던 아버지. 나의 동생들 넷. 그들이 내가 떠났을 때 산적들의 습격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어. 그들은 집을 불태웠지. 그리고 산적들은 잡히지 않고 무사히 도망쳤다. 이 모든 걸 보고 있었다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최소한 그들이 벌은 받게 해줬어야지.”
엠브론.
그의 눈에 울음기가 차올랐다.
만약 자신이 그곳에 있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타고난 힘과 사제로서의 능력 또한 다른 이들을 넘어서는 엠브론.
그가 있었다면 그들 모두가 죽지 않았다.
자비의 신이 자신을 약초가 있는 곳에 보냈기에 모두가 죽었다.
“당신은 무엇을 했지!? 나에게 사과 한마디라도 했던가!!!?”
아니, 그런 사과조차 없었다.
신들이 인간을 위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채, 그저 신탁을 내리거나 신의 말만을 전하며 항상 신전 뒤에 숨어 있다.
신은 자신에게 어떤 위로나 미안하단 말도 하지 않았다.
또한, 언제 그랬냐는 듯 신탁이나 혹은 꿈으로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가 자신이 쥔 해머를 들고 동상 앞으로 걸어간다.
이것은 그저 화풀이일 뿐이다.
신을 증오하는 미개한 인간의 화풀이!
그리고.
후우우우우웅-
그가 힘껏 해머를 들어 올렸다.
* * *
특별 유저 관리팀.
“팀장님…….”
“응, 보고 있어.”
이민화 사원의 말에 박민규 팀장이 고개를 주억였다.
식신의 새로 건립된 신전.
그리고 신의 첫 번째 사제로 지목된 엠브론.
기구한 운명이다.
이 첫 번째 사제로 선택되는 건 순전히 랜덤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제의 마음을 신이 사기에 너무도 힘들 것이라는 점.
그러나 더 재밌는 건.
“절대지존 NPC 중 하나인 엠브론이 식신의 첫 번째 사제라…….”
엠브론.
그는 ‘죽음의 사제’가 될 재목이다.
죽음의 사제의 스토리는 신을 증오하는 사제가 끝내 죽음을 맞이하고 죽음의 신에게 영혼을 팔아, 거대한 힘을 거머쥐어 신들에게 대항하는 사제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죽음의 사제 엠브론은 여덟의 절대지존 NPC 중 가장 강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어쩌면 오늘 죽음의 사제 엠브론이 깨어날지도 모른다.
“첫 번째 사제란 표현은 안 어울리지 않지 않나요? 그는 식신의 사제가 되지 않을 테니까요.”
이민화 사원의 말에 박민규 팀장은 대답이 없었다.
쿠우우우우우웅-
모니터 속 엠브론이 힘껏 휘두른 해머에 의해 신전이 진동한다.
정말 낡고 오래된 신전이었다.
기둥에서 먼지가 후두둑 떨어진다.
“……정말 미친 NPC란 말이지.”
박민규 팀장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엠브론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쿠우우우우우우웅-
식신은 괜스레 엠브론의 화풀이에 휘말린 셈이다.
그리고.
쿠우우우우우우웅-
쩌저저저저적-
신전의 어딘가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신전이 완전히 무너지려 한다.
그때 이민화 사원이 질문했다.
“그런데 만약, 엠브론이 식신을 섬기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
그 말을 들은 박민규 팀장.
그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식신은 아테네교 교황들만큼의 힘을 가진 자를 첫 번째 사제로 얻게 되겠지.”
* * *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무너져간다.
엠브론.
그는 희열했다.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그려진다. 그러면서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빌어먹을 신들아.
엿이나 처먹어라!
나는 너희들의 신전을 무너뜨리고 함께 잠들리.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엄청난 먼지들과 돌조각들이 떨어져 내린다.
쿠우우우우웅-
마침내, 엠브론의 바로 등 뒤의 커다란 기둥이 쓰러져 내린다.
쿵쿵쿵쿵!
곳곳에서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엠브론.
그제야 그는 해머를 놓았다.
그리고 허탈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봤다.
알고 있다.
신들 따위 자신의 이러한 목소리에도 응답하지 않는다.
신들은 언제나 신전 뒤에 숨어, 목소리만을 내뱉으며 인간의 목숨을 개미처럼 여기는 존재들이니까.
자신의 죽음 따위?
그들은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증오한다.
그들을 증오하고 증오한다.
그리고 이는, 이 앞의 신도 마찬가지일 터.
“식신이라 했던가…….”
쿠우우우웅-
그의 등 뒤의 천장이 무너지며 자욱한 흙먼지가 쏟아진다.
그리고 이내, 그의 바로 머리 위의 천장이 쏟아져 내린다.
“당신도 똑같겠지.”
그의 시야에 떨어지는 천장이 보인다.
바로 그때.
[위대한 신이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쿠우우우우우우웅!
떨어지던 천장이 무언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자신은 어떠한 충격도 받지 않았다.
죽은 것인가?
그저 그들에게 듣고 싶었던 한마디가 있었을 뿐인데.
그런데.
그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끌어안아 천장에서 떨어지던 돌을 대신 맞았다.
그 돌에 맞은 채로 숙였던 몸을 일으킨다.
후두두두둑-
무너진 천장의 잔해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제야 엠브론은 그를 보았다.
동상에서 보았던 모습의 사내이다.
그 사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신들은 자신의 절규에 한 번도 응답한 적이 없다.
자신이 듣고 싶었던 그 한마디를 해준 적도 없다.
그러나 순한 눈망울에, 날카로운 턱선. 부드러운 콧날을 가진 그 신.
그 신이 말한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진 모르겠다.”
“…….”
엠브론.
그는 그를 바라봤다.
“네가 섬겼던 그를 대신해 말하마.”
“…….”
엠브론이 그토록 듣고 싶었던 한 마디.
“……미안하다.”
엠브론.
그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와 함께 엠브론에게 신의 거룩한 게시가 들려온다.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했던 신과.] [가장 신을 증오했던 사제가 만나니.] [보아라. 가장 위대한 교가 탄생하여 새로이 신화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