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6
밥만 먹고 레벨업 66화
“후.”
가볍게 숨을 뱉어내며 엘레는 목검을 갈무리했다.
“와…….”
민혁은 작은 감탄사를 뱉었다.
항상 음식에만 정신이 팔려 있던 그조차도 놀랄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너에게 동작을 가르쳐주겠어. 총 네 가지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
“그 동작들로 반복하여 목각인형을 타격해라, 기간은 딱 일주일을 주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이어 엘레는 여러 가지 동작을 알려주었다.
찌르기,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기, 한 걸음 빠르게 물러나기, 위에서 아래로 베기.
보통 NPC들이 가르쳐주는 수련은 이토록 단조로운 편이다.
그 단조로움에 유저들이 더 편하게 익힐 수 있을 테니까.
[엘레의 검술의 기초를 익히셨습니다.] [반복하여 엘레의 검술을 수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수련도가 생성됩니다.] [일주일 동안만 보이지 않는 수련도가 올라갑니다.]“보이지 않는 수련도는 뭔가요?”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지.”
“정해지지 않았다?”
“네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아하.”
엘레는 짧게 얼버무렸다.
하지만 민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나 본인이 노력했는지에 따라 일주일 후에 엘레의 검술이 발휘할 위력이 달라진다는 의미였다.
“아무튼 고생하거라. 두 개를 파괴할 때마다 식재료 하나씩을 주마. 딱 하나씩이다. 더는 안 돼.”
“넵!”
엘레가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이어 민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 검색을 시작했다.
‘이필립스 제국 황궁 먹거리.’
그렇게 검색하자 연관 검색어가 떠올랐다.
[님들, 저 이필립스 제국 황궁 조리사로 취직했는데, 히든 클래스 얻음여 ㅇㅇ ‘까기의 달인.’ 양파 개 잘깜. 1분에 다섯 개씩 깝니다.gsdfad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게임 안에서 양파 까는 거 실화냐?
짱구는목말라: 인생…… 게임 안에서도 노가다를…….
요리왕흑룡: 그래도 나름 괜춘해요. 여기서 별의별 거 다 먹어봄. 여기 밥 존맛 ㅠㅠ
장금이: 엘레한테 ‘양파 맛이 나는데 왜 양파 맛이 나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라고 물어보셈ㅋㅋㅋㅋ
미식가: 오, 그래도 맛있는 거 많이 드셨으니 할만할 듯? 뭐가 젤 맛남요?
요리왕흑룡: 햄이요. 엘레가 스팸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기 햄 진짜 맛있어요. 그리고 여기 있는 햄들 전부 C급 재료임. ㅇㅇ 물론 저는 그 햄들 자주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장금이: 구라즐. 무슨 황제가 스팸을 먹음?]
“오호. 햄!”
스팸에 이은 일반적인 햄!
그에 민혁은 한 가지 음식이 떠올랐다.
“부, 부대찌개……!”
햄과 김치, 만두, 라면 사리 등을 넣고 부글부글 끓인 부대찌개는 남녀노소 안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음식이었다.
그렇게 민혁은 무엇을 먹을지 결정했다.
그리고 이어 목표를 정한 민혁은 하얀 목각인형 앞에 섰다.
검을 꽉 쥔 그가 힘 있게 목각인형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퐈학!
퐈학!
퐈학!
‘부대찌개……! 먹는다……!’
퐈학!
퐈학!
엘레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민혁은 생각했다.
자신을 재료로 유혹한다?
그 기대에 부응해 더 나아가서 부대찌개에 넣을 수 있는 모든 걸 얻을 것이었다.
민혁은 쉬지 않고 목각인형을 반복 타격하기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자 허리가 아파 오고 손목이 저릿저릿했다.
땀이 비 오듯 흐르며 당장 쉬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다.
하지만 민혁은 참아냈다.
‘부대찌개의 라면 사리를 건져 먹으면 짱 맛있지!’
퐈학퐈학!
2시간째.
허리는 이제 끊어질 듯 아프다, 손목은 이제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목각인형은 조금의 생채기도 없었다.
‘그 얼큰한 국물을 떠먹으면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몰라!’
퐈학퐈학!
세 시간째.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하지만 그는 인내했다.
고생 끝에 맛있는 걸 먹는 법.
민혁은 항상 그 말을 잊지 않았다.
현실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도 맛있는 걸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선 가능했다.
그 때문에 휘두른다.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그의 먹고자 하는 의지는 정말이지 강했다.
퐈학!
퐈학!
그렇게 3시간 반 정도가 되었을 때.
콰지익!
하얀색 목각인형 하나가 부서졌다.
[특별한 포인트 1을 획득합니다.] [보너스 포인트로 올릴 수 없는 스텟도 투자 가능한 특별한 포인트입니다.]“오호!”
민혁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손재주에 포인트를 투자했다.
그리고 딱 5분만 쉬고 계속 타격했다.
그렇게 계속 타격하던 때였다.
[힘이 1 상승합니다.] [민첩이 1 상승합니다.] [의지가 1 상승합니다.]“오…… 의지!”
민혁은 농사의 던전 안에서 의지를 8 정도를 만들었다.
의지는 일반 스텟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 때문에 1이 올라도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민혁은 몰랐지만, 의지 스텟이 쓰러지려는 그를 더욱더 잡아주고 있었다.
그에 힘입어 더욱더 열심히 힘껏 목검을 휘둘러 목각인형을 가격했다.
콰직!
* * *
삼 일 후.
엘레는 수련장으로 향했다.
바쁜 일이 있어 수련장에 가보지 못한 그녀였다.
“하루에 두 개 정도면 많이 파괴했겠어.”
하루에 두 개 정도만 파괴해도 엘레의 검술은 일주일이면 보이지 않는 수련도가 꽤 쌓여 이방인들 수준에서 만족할 만한 힘을 낼 것이다.
사실 그녀가 보았을 때 하루에 두 개만 파괴하는 것도 힘들다.
목각인형을 타격하는 건 지루한 일이다.
특별한 포인트 1?
500번을 타격해야 하나를 얻는다.
그만큼 지루한 막노동이 있을까?
거기에 더해져 정말 힘들다는 거다.
아무도 없는 수련장 안에서 목각인형만 두들긴다는 것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
그리고 이어 수련장의 문을 열고 들어간 엘레.
그녀는 곧 볼 수 있었다.
“분노하는 검.”
민혁의 검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맺혔다.
그리고 이어 민혁이 힘껏 파란 목각인형을 찌른 순간.
퍼지익!
파란 목각인형에 민혁의 목검이 깊게 틀어박혔다.
“……이, 이럴 수가.”
엘레의 눈이 화잔등만 하게 커졌다.
* * *
민혁은 자신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짓는 엘레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엘레의 검술의 동작 네 가지를 익힌 후에 곧바로 사용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첫날에 사용해 봤고 이런 알림이 떴다.
[분노하는 검]그 밑으로 평소에 표기되던 몇%가 뜨질 않았다.
그리고 분노하는 검에 의해 타격당한 목각인형은 조금 흔들릴 뿐이었다.
그렇게 민혁은 목각인형을 파괴할 때마다 스킬을 사용해봤다.
갈수록 목각인형이 받는 데미지가 커지고 있었다.
즉, 수련도가 오르면서 스킬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오늘.
목각인형을 부수진 못했지만, 목검이 박히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오셨어요?”
민혁은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말했다.
엘레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
그녀는 말문을 잃었다.
총 열여섯 개의 목각인형이 파괴되어 있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엘레조차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빠르면 5시간에 한 개를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1시간에 70번 정도를 타격하고 1시간 정도 쉬어준다면 말이다.
한데, 그걸 꾸준히 하는 게 가능할까?
사람이 하루 동안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거다.
한데, 열여덟 개다.
즉, 하루에 그는 여섯 개씩을 파괴했다는 말이 된다.
민혁은 최소한의 시간을 제외하고 목각인형만 가격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열여섯 개 파괴했으니까, 여덟 개의 재료입니다. 흐흐흐!”
그것이 순전히 먹기 위해서 한 노력이었음을.
그녀는 민혁의 손에 들려있는 목검을 보았다.
그 목검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세상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아테네의 구현.
엘레는 알 수 있었다.
손바닥이 까져서 피가 흘렀을 것이다, 그리고 목검에 피가 배여 났겠지.
이방인들은 미미하지만, 자연치유력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자연치유력은 손바닥 정도야 금방 치료한다.
그 말은 민혁은 자연치유력으로도 따라올 수 없게 목검을 휘둘렀다는 의미다.
그녀는 분명히 엄청나게 놀랐다.
하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이럴 수가,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놓다니. 치우면서 해야지. 이 너저분한 것 좀 보렴!”
칭찬은 사람을 느슨하게 만드는 녀석이다.
그에 민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흐억! 제가 다 치울 테니, 재료만은 꼭 줘야 해요!”
그 말에 엘레는 속으로 작게 웃었다.
‘랜…… 당신이 왜 이 사람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아요.’
어째서 그가 엘레의 식칼을 가졌는지 알 것만 같았다.
사실 그가 조금 독특한 이방인이라는 사실은 알았다.
먹을 것을 좋아하고, 그 먹을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하지만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건 이제야 알았다.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도 강한 이유가 있었구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가능하다.’
비록 4장의 반쪽짜리 엘레의 검술이었다.
하지만 그 반쪽짜리 검술이어도 민혁은 최고의 힘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러다 엘레는 빙긋 웃었다.
그녀는 계속 민혁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남들이 들으면 놀라워할 이야기였다.
* * *
개발팀 이석훈 팀장.
그는 아테네에 접속했다.
게임 팀장인 그가 아테네에 접속한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앞으로의 아테네의 업데이트를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운영자들은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위해 아테네에서 영향력 있는 NPC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그들은 꽤 영향력 있는 아테네의 신의 사자로 불리기 때문에 모든 NPC가 그들을 호의적으로 대하거나 경배하는 편이다.
‘북부 대륙 오픈을 위해서는 엘레의 도움이 필요하지.’
그 때문에 그는 엘레를 만나기 위해 이필립스 제국 황궁에 도착했다.
황궁 앞에 도착하자 기사단장이 그를 맞이해주었다.
그의 뒤를 따라 걷는 이석훈은 생각했다.
‘민혁 유저도 황궁에 있다던데.’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특별 유저팀에서 알겠지.
‘아, 엘레는 너무 딱딱하단 말이야.’
개발팀과 아테네의 신이 합작하여 만들었지만, 석훈이 봐도 그녀는 차가워도 너무 차가웠다.
본인조차도 엘레에게는 범접하기 힘들었다.
사자고 뭐고 그녀는 감정이 상하면 단칼에 칠 것 같은 여인이었으니까.
그렇게 걸음을 옮긴 석훈은 곧이어 문이 열리는 걸 볼 수 있었다.
“잘 지냈습니까?”
엘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석훈은 그녀에게 아테네의 신이 지시한 사항이 적힌 양피지를 건네주었다.
NPC들은 이 양피지에 적힌 대로 이행한다.
아테네의 신은 절대적이니까.
모두 읽은 엘레는 고개를 주억였다.
이석훈은 설명했다.
“북부대륙의 개척은 아테네의 신께서 사자인 저희를 통해 계속된 당부를 했습니다. 또한, 그 앞을 몬스터들이 막고 있어 이필립스 제국에서 병력 2만을 보내 지원할 것을 원하셨습니다.”
엘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청년이 뛰어 들어왔다.
“엘레 누나!”
‘누, 누나라고? 컥!?’
이석훈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황제인 엘레에게 누나라니? 누나라니!?
차라리 아줌마라고 하던가.
‘어떤 미친놈인지 모르겠지만 감옥행이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석훈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엘레를 향해 뛰어가는 익숙한 유저가 있었다.
바로 민혁이었다.
“컥!?”
그는 두 번째 신음성을 입 밖으로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