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92
밥만 먹고 레벨업 693화
새까만 지옥군단들 사이에서 빛이 번쩍인다.
에반게르의 기사로 임명된 자들이 스킬을 발현할 때마다 적들 수십, 수백이 잿더미가 되어 화하고 있다.
또한, 에반게르는 단순히 그들에게만 버프 효과를 준 것이 아니었다.
에반게르의 기사로 임명되지 않은 자들 또한 이러한 알림을 듣게 되었다.
[성스러운 신전인 에반게르의 따뜻한 힘이 깃듭니다.] [모든 스텟이 11% 증가합니다!] [성스러운 힘에 의해 두려움이 사라지며 당신의 용맹함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집니다.] [신성력이 상승하며 악한 자에 따른 모든 공격력과 모든 방어력이 15% 상승합니다.]“우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천외국 병사들은 전율하고 있었다.
우리의 왕인 민혁이 교황의 행차를 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악한 자들을 물리쳤다.
또한, 민혁에 의해 에반게르의 기사로 임명된 천외국 간부진들이 악한 자들을 몰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천외국 간부진들.
그들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스가가가가각-
카르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진 것만으로도 다섯의 지옥군단을 베어 넘겼다.
‘말도 안 되는 힘이야.’
유저는 자신이 사냥하지 못하던 존재를 사냥하게 되었을 때 희열을 느끼는 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모든 스텟과 스킬이 상승한 상태에서 악한 자들에 대한 추가 공격력과 방어력 버프까지 받은 상태이기에, 카르의 검 한 번이면 적들이 녹아 사라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그래, 이대로라면 정말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몰라……!’
카르는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자신들이 저 많은 대군을 쓸어버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때.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첫 번째 아이.] [후작 리오나가 세상에 깨어납니다.]“……?”
과거 별들의 길.
민혁이 마세르라티 길드와 함께 있을 당시 모습을 드러내었던 엘리자베스의 아이인 후작 리오나.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첫 번째 아이.] [후작 리오나가 세상에 깨어납니다.] [뱀의 족쇄가 발동됩니다!] [모든 스킬 사용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모든 양피지 및 포션 사용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카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곧 그는 엘리자베스를 돌아봤다.
엘리자베스.
신의 여섯 괴물 중 하나. 과거의 기억을 버리고 이젠 천외국의 든든한 우군이 된 존재였다.
그녀라면 이 상태이상을 해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죽거라.”
후작 리오나와 천외국 병사들이 눈이 마주친 순간이었다.
쩌저저저저저적-
천외국 병사들 수천 명이 한순간에 돌이 되어버렸다.
‘도대체 엘리자베스는 뭘 하는 거야?’
그러다 문득 아차 했다.
엘리자베스는 지금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었다.
비록 모든 버프 효과의 축복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녀는 천외국 병사들을 위해 많은 상태이상 능력들을 해제시키는 힘을 발휘해왔다.
그리고 그때.
[봉인된 괴물이 세상에 깨어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출현!]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사냥한 자는 보상을 획득합니다.]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엘리자베스와 과거 사냥된 엘리자베스는 엄연히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카르와 약 2㎞ 정도 거리를 두고 소환된 뱀의 신 엘리자베스.
[뱀의 신의 저주.]그녀의 주변으로 초록색 독이 폭사되며 천외국 병사들을 집어삼켰다.
그들이 초록색 독과 닿는 순간 녹아내리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
단숨에 1만에 이르는 천외국 병사들이 소멸되어 사라졌다.
카르.
그가 마른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타락한 신이 세상에 깨어납니다!] [타락한 신을 사냥한 자는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타락한 신은 대악마들조차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존재입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 [세상을 아우르는 거대한 존재가 지상에 강림합니다.]찌릿찌릿-
천외국의 모두가 두려워한다.
다리가 떨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일 정도다.
아름다운 외모와 다르게, 피라냐같이 뾰족한 치아.
그녀가 웃는다.
“히히?”
그리고 수천 권의 책이 하늘로 떠오른다.
그 책에 무수히 많은 천외국 병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녀가 한 손에 쥔 도끼로, 또 다른 손에 쥔 책을 내리찍는다.
콰자아아아악-
붉은 피가 퐈하하학- 하고 책에서 터지며, 그와 함께 천외국 병사들의 심장에서 피가 솟구친다.
“……아?”
카르.
그는 방금 전까지 자신의 강함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카르는 대한민국 공식 랭킹 1위였다. 또한, 에반게르의 기사로 임명되어 엄청난 힘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적들이 너무도 강하다.
까드드드드득-
천외국 병사들 수천이 또다시 돌이 되어 굳어가고.
“죽으세요.”
리오나와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독들이 천외국 병사들의 눈과 코, 귀 입에서 피가 뿜어지게 하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게 하며 죽이고 있었다.
심지어, 타락의 신은 그저 ‘히히히히!’ 거리면서 책을 찍어 누르거나 혹은 하늘 위의 책들을 이용해, 낙뢰를 떨어뜨리며 적들을 소멸시키고 있었다.
“이히히히히, 죽어! 죽어! 죽어!”
“크하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모두 죽으세요.”
“크허어어어억!”
“어어억……!”
“죽으렴.”
“크하아아아악!”
“커허어어어억!”
“…….”
카르.
그에겐 모든 것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강해진 자신과 다른 9인들이 막아보려 하지만 되지 않는다.
“크흐읍!”
창신 밴이 타락의 신에게 치명상을 입고 입에서 피를 토한다.
“크아아아아악!”
칸은 타락의 신이 히죽 웃으며 만들어낸 ‘칸’이라고 적힌 인형의 팔이 꺾이자 팔이 부러지며 비명을 지른다.
“…….”
황금 마법사 알리는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상태이상에 당해, 마법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카르의 검을 쥔 손에 힘이 풀렸다.
“민혁아…….”
카르가 민혁을 부르며 천외국의 외벽을 바라봤다.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그는 질문하고 있었다. 우리가 저들을 막아낼 수 있을까?
* * *
“후퇴하라!!!!”
“후퇴, 후퇴하라!!!!!”
“전속력으로 후퇴하라!!!”
천외국 병사들이 무너져내린 외벽 안으로 물밀 듯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천외국 병사들의 사상자. 자그마치 약 30만에 이르고 있었다.
백성들의 울음소리가 천외국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지니가 파크에게 명령했다.
“파크. 지하통로를 이용해 백성들과 병사들을 데리고 지금 당장 천외국을 벗어나라.”
“……!”
파크.
그는 떨리는 눈으로 지니를 바라봤다. 지니의 곁에 선 천외국 간부진들과 천외국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모여있다.
그 숫자는 약 2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유저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엘피스나 혹은 고르피도, 코니르, 아르벨, 창신 밴도 함께였다.
파크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백성들과 병사들의 숫자만 해도 약 100만 명이 넘는다.
그녀는 천외국을 버리라 말하고 있었다.
“……명 받들겠나이다.”
파크는 결국 입술을 피나도록 깨물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서둘러 백성들과 병사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전하아아아!”
“민혁 전하아아아아아!!!”
“안 됩니다! 어찌 천외국을 떠나라 말합니까!”
백성들의 울부짖는 울음이 들리지만 지니는 애써 웃었다.
그리고 함께 선 자들에게 물었다.
“후회하는 사람?”
“없다.”
“없습니다!!!!”
이 자리엔 강한 랭커들이 즐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랭커들도 천외국의 문을 상당수 두드렸고 천외국의 기둥이 되어주었다.
또한 지니는 밴이나 혹은 엘피스, 고르피도 등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엘리자베스.”
“네.”
“방어막을 형성해.”
“알겠어요, 언니.”
엘리자베스 또한 에반게르의 기사로 임명되었다.
본래의 모습보다 훨씬 약화되었던 그녀이나, 에반게르의 버프 효과에 의해 이 땅 전체를 둘러쌀 정도의 거대한 배리어를 두를 수 있었다.
[뱀의 신의 방패.] [거대한 무적의 방패가 생성되며, 이는 어떠한 존재도 쉽사리 깰 수 없을 것입니다.]핏빛의 배리어가 천외국 전체를 감쌌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이 뱀의 신의 방패는 사실상, 어떠한 존재도 쉬이 뚫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적들이 그 ‘어떠한’을 무시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니는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떨리는 숨을 뱉어낼 때. 한 작은 손을 가진 소녀가 그녀의 손을 잡아줬다.
“언니.”
엘리자베스. 그녀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웃어 보였다.
지니는 그녀에게 작게 웃으며 화답했다.
자신은 유저인지라 다시 살아나지만, 이들은 영원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건만.
‘민혁아, 이들만은 우리가 어떻게든 살릴 거야.’
지니는 무모하기만 한 천외국 NPC들을 지킬 방법을 매번 생각해 왔다.
그리고 헤이즈와 함께, 하나의 아티팩트를 찾아냈다.
바로 ‘강제 소환자의 방의 반지’ 아티팩트다.
이 아티팩트는 가신이나 혹은 NPC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그들을 강제로 이 안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 반지를, 민혁에게 전해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살 수 있다.
“히히히…….”
그리고, 타락의 신이 소환한 수천 권의 책이 하늘로 떠오른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섬뜩한 눈동자가 천외국을 바라본다.
리오나는 당장 천외국을 부숴 버리고 싶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렉스가 소환한 신들이, 천외국을 하찮다는 듯 본다.
“…….”
그들이 배리어를 향해 총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민혁: 지니. 지금 바로 후퇴를 철회해.]* * *
서울 이태원의 호프집.
커다란 TV가 있는 술집이기에 아테네에서 재밌는 일만 벌어졌다 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곤 한다.
그곳에서 모든 손님들이 TV를 보며 한탄했다.
“천외국도 끝인가?”
“타락의 신에, 뱀의 신 엘리자베스에 리오나. 그리고 지옥군단은 아직도 150만이 살아 있어. 이걸 막는 게 말이 안 되지.”
“이거 완전 벨붕 아냐? 저걸 누가 막아?”
사람들은 씁쓸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들은 목이 탔는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맥주를 시키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와 마주 앉은 한소원은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천외국은 누군가에겐 우상이었고 누군가에는 질투의 대상이었다.
그러한 천외국이 멸망한다?
슬픈 일이다.
근데…….
벌컥벌컥-
“키햐! 오늘 맥주 맛 끝내주네!”
소원의 친구가 시원한 생맥주를 들이켜고 감탄한다.
소원은 이해할 수 없었다.
“너 민혁 유저 팬 아니야? 이 기지배야, 천외국 오늘 멸망하는 날인데. 지가 매일 입이 닳게 칭찬하던 사람이면서.”
맥주를 들이켠 여인은 그에 치킨 닭다리를 베어 물었다.
그녀는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 이민화였다.
“글쎄?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또 왜 이렇게 태연할까.”
그 질문에 함소원은 더 어이가 없었다.
아니, 지금 ㈜즐거움은 비상이어야 하지 않나?
근데 왜 이민화는 여기에 있지?
“그건 말이야.”
이민화 사원.
그녀가 500㏄ 맥주잔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팀장님이 퇴근하라고 하셨거든. 며칠 동안 야근했으니까, 그리고 팀장님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하셨어. 오늘 치맥 하면서…….”
이민화 사원.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가 천외국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긴장감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TV 속.
[뱀의 신 엘리자베스, 타락의 신, 그리고 후작 리오나와 초대의 창신, 초대의 검신, 초대의 마법의 신까지!] [그들이 핏빛 배리어에 총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총공격을 펼치면 천외국은 단 한 번에 날아갈 것입니다!] [말씀드린 그 순간, 그들의 총공격이 천외국을 향해 나아갑니다!]쿠구구구구구구구국-
쿠르르르르르르르르르-
마치 호프집이 무너질 듯한 사운드가 주변을 잠식했다.
TV 안에서는 그들이 사용한 강대한 힘이 매서운 기세로 붉은 배리어를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벌컥벌컥-
맥주를 또 한 번 시원하게 들이켜던 이민화.
그녀가 함소원을 돌아보며 말을 끝맺었다.
“다신 볼 수 없는 절대자들이, 적들을 학살하는 꿀잼을 놓치지 말라고.”
그 순간.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TV를 새하얀 화면이 가득 채우며, 듣기 싫은 삐 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지?”
“천외국은? 천외국은!!!?”
소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이민화를 바라보다 뒤쪽 TV의 새하얀 화면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는 걸 바라봤다.
“도대체 이게…….”
그리고 새하얀 화면이 사라지며 나타난 모습.
타락의 신, 뱀의 신 엘리자베스, 리오나. 초대 창신과 초대의 마법의 신, 그리고 초대의 검신.
그들이 사용했던 힘들이 사라져 있었다.
대신에, 천외국의 뚫렸던 외벽 앞.
핏빛 배리어를 등진 세 명의 사내가 있다.
가장 앞에 선 자.
그 사내는 거대한 소의 등에 올라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검은색 머리카락의 한 미남자가 적들을 하찮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는 흉측하게 생긴 흑마에 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가 손가락을 퉁긴 순간.
따아악-
하늘 위로 오백만 권에 이르는 검은 책이 생성되어, 타락의 신을 겨눈다.
[타락의 신은 내 것이다. 난 딱 60만 정도만 죽이겠다. 크로나드. 선 넘어오지 마라.]검은 머리카락의 사내가, 백발의 노인을 돌아본다.
백발의 노인.
그는 노인이었으나 엄청난 미남자였다.
교황복을 입고 새하얀 검을 들어 올린 그는 전설 속의 페가수스의 등 위에 올라 있다.
그가 지옥군단을 허공에서 반으로 그어 표시한다.
[그럼 나는 이쪽의 70만을 죽이겠다. 오블렌. 너나 선 넘지 마라.]그리고 둘이 동시에 소 위에 올라 있는 사내를 바라봤다.
[너는?] [자네는?]거대한 소 위에 올라 있는 사내.
황금빛 검신에, 새하얀 교황복을 입고 있었다.
또한 머리카락은 새하얀 백발이다.
백발 사이에서 검은 눈동자가 아름답게 빛난다.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나는 다 죽이려고.]두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네.] [나쁘지 않군.]그리고 소 위에 올라 있는 사내. 그가 천외국 병사들을 한번 훑고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내 다시 적들을 바라보며 표정을 무섭게 일그러뜨린 그가 입을 열려 한다.
그를 이민화 사원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대신 말했다.
“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