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12
밥만 먹고 레벨업 713화
밤의 천외국이 축제 분위기다. 사람들은 거리에 나와 춤을 추고 민혁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댔다.
유저들도 천외국 백성들의 즐거움에 함께 녹아들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던 민혁은 30분 정도 잔 후 깨어났다.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길게 이어진 행렬에서 민혁이 만든 닭갈비가 배식 중이다.
“전하, 잘 먹겠습니다!”
“민혁 전하, 감사합니다!”
그들의 인사를 들으며 민혁은 작은 웃음만을 지었다.
이번 도전은 뜻깊으면서도 보람찼다.
자, 이제 일주일의 고된 노동이 끝났다.
아직 피로한 감은 있었지만 괜찮다.
‘밥 먹고 바로 자면 그만큼 행복한 게 더 있을까?’
물론 밥 먹고 바로 자면 몸에 좋지 않다. 하지만 뭐 어떤가?
아테네는 가상현실 게임이며, 현실의 민혁은 실제로 공복 상태일 텐데.
자신도 모르게 앞에 차려진 상을 보며 손을 싹싹 비빈다.
원형의 불판 위로 윤기가 좌르르르 흐르는 닭갈비가 있다.
민혁은 한 번 먹어도 제대로 먹는 걸 좋아했다.
마치 닭갈비 가게처럼 연출한 것이다.
원형의 불판 주변으론 살얼음이 낀 막국수와 쌈무, 쌈장, 마늘, 깻잎, 상추, 김치, 동치미가 놓여 있다.
그리고 불판 위의 닭갈비의 가운데에는 치즈가 길게 펼쳐져 있었으며 닭갈비에는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먼저 닭갈비 하나를 집어 입에 넣어봤다.
우물우물-
자작하게 볶아냈기에 양념이 아주 잘 배어들었다.
“크…….”
고된 노동 후에 먹는 닭갈비였기 때문인지 맛이 기가 막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맥주캔 하나도 딴다.
푸쉭-
경쾌한 소리가 퍼진다. 본래 민혁은 밥 먹을 땐 밥. 술 먹을 땐 술이다.
하지만 오늘은 고된 노동 후여서일까? 입이 맥주를 원했다.
‘맥주 한 캔 정도야 뭐.’
작은 웃음을 지은 민혁이 그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켠다.
맥주가 가장 맛있을 때는 첫 모금에 가장 많이 들이켜는 것이다.
“크하!”
시원한 청량감을 만끽하며 이번에도 닭갈비를 집어 가운데에 길게 펼쳐진 치즈를 찍어본다.
쭈우우욱- 늘어난 치즈가 닭갈비에 진득하게 묻어나고 그것을 입에 가져간다.
“하하하!”
웃음이 나오는 맛이다.
이번엔 접시 위에 둥그런 쌈무를 펼치고 그 위에 닭갈비 두 점을 올려 입에 넣는다.
아삭아삭-
새콤달콤한 쌈무가 닭갈비의 맛을 더해준다.
이번엔 닭갈비를 깻잎 위에 얹는다.
그 위로 쌈장을 푹 찍은 마늘과 쌈무를 얹어 그대로 입에 넣어본다.
“크…….”
향긋한 깻잎 향이 어깨춤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이번엔 닭갈비를 집어 들 때 양배추와 함께 집어 든다.
‘요요, 양념 밴 양배추도 적당하게 익으면 아삭거리니 맛있단 말이지.’
닭갈비와 양배추를 함께 넣자 흐뭇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이젠 한 손으로 접시를 잡고 한 손으론 우동사리를 집어 덜어낸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우동사리는 척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입안으로 침이 가득 고인다.
큼지막하게 들어 올린 우동사리를 그대로 입에 넣어본다.
입안에 가득 머금고 우물우물 씹자 기분 좋은 미소가 피어난다.
양념이 잘 배어든 우동사리는 닭갈비의 묘미다.
이번엔 시원한 막국수에 젓가락을 넣어 휘휘 풀어준다.
기호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풀어준 후에 살얼음이 동동 낀 막국수를 크게 한 입 넣는다.
“후루루루룹!”
시원하고 쫄깃한 면발이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준다.
냉면보다는 훨씬 더 부드러운 식감, 민혁이 그릇을 양손으로 받쳐 올려 그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켜 본다.
“크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이번엔 닭갈비 하나를 막국수 위에 얹어 입에 넣는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피어오른다.
이번엔 동치미다.
살얼음이 시원하게 낀 동치미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머리가 띵해질 정도의 차가움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어느덧 한끼 식사를 끝낸 민혁에게로 알림이 들려온다.
[닭갈비를 드셨습니다.] [매직 등급입니다.] [활력이 상승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습니다.] [버프유지 기간은 5일입니다.]분명히 닭갈비의 효과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70만 인분 정도의 요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도 감지덕지인 셈이었다.
민혁이 백성들을 둘러봤다.
백성들이 자신이 해준 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민혁이 잠들기 전 확인했던 알림창을 흩어보기 시작했다.
곧 확인하던 민혁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 이건…….’
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 * *
특별유저관리팀으로 여러 팀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테네의 직원들도 민혁이 하는 대용량 요리 만들기 도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떠한 자들은 해낸다, 못 해낸다로 목에 핏대를 세웠을 정도이다.
그중에서 박민규 팀장과 이민화 사원은 ‘해낸다’로 굳히며 한 치의 흔들림도 없던 사람들이었다.
“식신 민혁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라 이건가?”
스토리 팀 팀장의 말에 괜스레 박민규 팀장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이것이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식신 민혁이 무엇을 얻었느냐.
“보상은?”
강태훈 사장도 특별유저관리팀에 와 있었다.
유저가 가진 아티팩트. 특히나 희소성이 존재하는 아티팩트의 경우 다른 이들에게 알려져선 안 된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처럼 ‘유저 개인정보 발설금지에 대한 각서’를 적은 팀장급 이상들의 경우만 확인 가능하다.
그 이유는 다양한 팀들이 해당유저의 아티팩트를 알아야지만 앞으로의 스토리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곧바로 박민규 팀장이 알림창을 띄웠다.
[민혁 유저가 직업 전용 퀘스트: 더 맛있는, 많은 요리를 완료하였습니다.] [민혁 유저가 직업 전용 퀘스트를 놀라운 업적으로 완료하셨습니다!] [민혁 유저가 가장 뛰어난 보상을 획득합니다.] [가장 위대했던 식신 라베르의 유물 ‘기이한 가마솥’을 획득합니다.] [신등급 재료인 포일론의 배추를 획득합니다.]“……?”
“……?”
“……?”
특별유저관리팀과 사장 강태훈을 제외하고 다른 팀 사람들에게로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아니, 뭔 직업 전용 템이…….’
‘가마솥이다냐……?’
그에 강태훈 사장이 말했다.
“직업이 식신이니만큼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 또 전대 식신 중 하나인 라베르는 식신이자 요리의 신이었으니까.”
“아…….”
그들이 수긍했다. 식신이자 요리의 신이었던 라베르의 유물.
기이한 가마솥의 능력은 분명 상상을 초월할 것이었다.
곧바로 박민규 팀장이 기이한 가마솥의 능력을 띄웠다.
(기이한 가마솥)
직업전용 아티팩트.
등급: 신
제한: 식신.
내구도: 50,000/50,000
공격력: 4,211
방어력: 4,513
특수능력:
⦁모든 스텟+15
⦁가마솥으로 요리 시 요리버프 효과 15% 상승.
⦁솥뚜껑을 들어 올릴 시 공속 및 이속 20% 감소.
⦁패시브 스킬 솥뚜껑 크리티컬.
⦁엑티브 스킬 솥뚜껑 던지기.
⦁엑티브 스킬 알쏭달쏭 간식.
설명: 식신이었으며 요리의 신이기도 했던 라베르가 애지중지하던 기이한 가마솥이다.
“……?”
“……?”
“……?”
이번엔 강태훈 사장과 박민규 팀장, 이민화 사원도 의문부호를 띄웠다.
“아니, 왜 가마솥 공격력이 4,211이지……?”
그렇다. 가마솥의 공격력이 미친 수준이다.
민혁이 보유한 ‘대륙을 멸하는 검’의 공격력이 약 2천 대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가마솥의 공격력이 4,211이었다.
“가마솥으로 공격을 어떻게 해?”
“혹시 솥뚜껑으로…….”
“아…….”
이민화 사원의 말에 박민규 팀장은 끔찍한 상상을 했다.
솥뚜껑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찍어버리는…….
한데, 더 경악스러운 상상은.
‘어지간한 보스몹도 가마솥 뚜껑에 맞으면 골로 가겠군…….’
심지어 방어력도 높다.
가마솥으로 방어한다?
이 역시도 그들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졌다.
“캡틴에게 방패가 있다면 민혁 유저에겐…….”
“솥뚜껑이 있나 봐요…….”
“…….”
“…….”
가마솥의 방어력이 4,000대이다. 이 역시 신등급 아티팩트의 방어력을 넘어설 정도로 엄청나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명확하다.
솥뚜껑은 넓게 펼쳐졌기에 휘두르기에 적합하지 않다. 심지어 솥뚜껑을 들면 모든 속도가 20% 하락한다.
그리고 패시브 스킬 솥뚜껑 크리티컬.
“미쳤군…….”
솥뚜껑으로 상대방을 공격할 시 40% 확률에 따라 x2배의 크리티컬 데미지가 터진다.
4천 대의 공격력에 x2배의 크리티컬 데미지라?
심지어 확률도 자그마치 40%나 된다는 사실이다.
그다음으로, 솥뚜껑 던지기.
1회 사용 후 30분의 쿨타임이 존재한다.
대신에.
“x4배의 공격력에 x4배의 날아가는 속도로 적의 급소를 후려친다?”
“…….”
“…….”
상상만 해도 아플 지경이다.
그다음의 엑티브 스킬.
“알쏭달쏭 간식이라.”
재밌으면서 식신 민혁이 원할만한, 그리고 뛰어난 스킬이다.
스킬을 발동 시에 5분 안으로 가마솥 안에서 간식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저절로 생성된다.
또한, 버프효과는 현재의 상황에 그에게 필요한 것으로 설정되는 편인데, 등급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역시 랜덤으로 버프효과가 나타나는데,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즉, 전투 중에 쉽게 간식을 만들어내고 먹을 수 있으며, 심지어 일반 버프요리에 중첩이 가능하다.
“사긴데…….”
“정말 사기네요.”
버프요리 중첩 가능이 말 그대로 사기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요리재료까지 확인을 끝낸 그들이 민혁을 바라본다.
기이한 가마솥은 조금 특이(?)하긴 했지만 엄청난 아티팩트임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모니터 속 민혁 또한 가마솥을 얻어내고 전율하고 있었다.
“기쁠 만도 하겠죠.”
“특히나 전투 중에 간식을 만들어내고 먹어 버프효과를 받는다는 것에 경악스러운 거겠죠.”
다른 팀의 사람들의 말에 박민규 팀장과 이민화 사원은 고개를 저었다.
“그거 때문에 좋아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박민규 팀장의 말처럼이었다.
곧 전율하던 민혁이 모니터 너머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한다.
[크! 솥뚜껑 삼겹살. 예전부터 해 먹어보고 싶었는데, 크하하하하!]“…….”
“…….”
“…….”
역시 민혁다웠다.
* * *
루브앙 제국의 살신단.
신의 검 루오가 키워낸 최정예 암살집단이었다.
하나같이 그 레벨이 550레벨에 이르거나 그보다 좀 더 높을 정도였다.
실제로 유저 중 암살자 랭킹 1위도 그들 한 명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총 15명으로 구축된 살신단이 지금 이 시간 축제 분위기의 천외국의 성에 숨어들어 왔다.
이번 전쟁의 패배로 네르바의 상심이 매우 컸다.
그에 그는 치졸하다면 치졸한 방법을 사용했다.
‘식신이 아끼는 자들의 목을 가져와라.’
천외국이 축제 분위기인 지금만큼 좋은 기회가 있을까?
물론 살신단이라면 축제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수월하게 잠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살신단의 부단장 레본이 첫 번째 타겟에 대해 적힌 양피지를 확인했다.
[천외국의 재상. 헤이즈.]여인이었다. 10초 내로 처리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이미 그녀가 일을 하고 있는 집무실 앞에 기척을 숨기고 있는바.
부단장 레본이 한 단원과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단원이 아주 천천히 문고리를 쥐고 당기기 시작한다.
문이 완전히 열린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알지 못하게 숨을 거둘 것이다.
끼이이익…….
그렇게 반 정도 열린 순간.
푸쉬이이이익-
“……!”
“……!”
“……!”
“……!”
그들이 깜짝 놀랐다. 문을 잡은 손이 문고리를 쥔 상태로 잘려 나가며 피가 솟구친다.
손목이 잘린 이의 목에서도 피가 솟구치며 쓰러졌다.
방금 전 그를 베어낸 인물.
그가 허리춤에 단도를 빠르게 집어넣고 한 손을 이용해 자신의 복면을 눈 밑까지 끌어올린다.
매서운 눈매가 살신단을 흩어본다.
“다, 당신은…….”
그의 왼팔의 소매가 허전하게 펄럭거린다.
“루오 단장님…….”
“다, 단장님이 어째서……?”
그렇다. 그는 바로 신의 검 루오였다.
그들의 질문에 루오는 다시 허리춤의 단도를 빠르게 뽑아 들었다.
“나는 천외국의…….”
그가 차가운 눈빛으로 살신단을 흩어본다.
나의 동료였던 자들.
내가 키웠던 제자들.
그러나 오늘날, 그는 결심하기에 이른다.
“개다.”
천외국에 영원한 충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