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28
밥만 먹고 레벨업 729화
군신.
절대신 중에서도 가장 오만하고 위대한 자이다. 괴팍하기로 소문난 죽음의 신조차도 군신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러한 군신은 실질적으로 신들의 땅 전체를 휘어잡고 있는 막강한 자였다.
그런 그는 브로드를 보며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냐.’
그는 과거 네르바와 같이 자신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겨뤘던 인물이었던 바 있다.
그만큼 자신의 후예가 되는 것을 꿈꿔왔던 것일 터다.
그런데 지금 그는 다른 자를 섬기고 있었다.
‘일개 인간의 왕이며, 가장 낮은 곳의 대륙신인 자를 섬긴다?’
그는 애초에 브로드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않는다.
그에 군신은 브로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오라.
나에게 돌아와, 다시 한번 세상을 호령해 보라.
다시 한번 너에게 황제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노라!
그러나 브로드는 응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천한 왕을 섬기기를 원했다.
‘도대체 그가 어떠한 자이길래?’
궁금했다. 그런데 그때. 안델로가 자신을 뵙기를 청했다.
군신은 비웃었다.
한낱 인간 마법사 따위가 자신을 부르는가?
그는 거절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안델로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만나 뵙기를 청하였다. 자칫 자신의 노여움을 산다면 큰 화를 입을지도 모를 노릇인데 말이다.
계속된 요청에 군신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환에 응하지 않고 안델로를 혼을 내주려고 하였다.
그러기 위해 안델로가 있던 곳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앞에 있는 자.
그자를 본 순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바로 브로드의 왕이다.
신들 중에서는 미남이 많다. 그 미남들을 아무리 갖다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생기고 어린 왕이었다.
‘네가 브로드의 왕이더냐?’
도대체 저자가 어떤 자이길래?
그러나 군신은 여전히 응답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저 어리고 건방진 왕이 말했다.
“아, 거 X발새끼. 쫄아가지고 튀었나 보네. 분명해요. 지금 나한테 쫄아서 튄 게 분명해.”
군신은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동상에 깃들었다.
군신은 오만하고 위대한 왕이다. 많은 신들을 자신의 발밑에 두고 있으며 그의 후예는 지상의 모든 황제와 왕들을 무릎 꿇리고 있다.
그런데 일개 왕국의 왕이 뭐라?
[군신의 격노.] [군신의 격노가 당신들을 굴복시킵니다!] [군신의 격노가 당신들을 무릎 꿇리고 경배하게 만들 것입니다!]그 자리의 모든 영혼들, 심지어 안델로마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털썩털썩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
민혁은 벌벌 떨리는 무릎으로 군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군신은 알았다.
결국에 이자는 자신 앞에 무릎 꿇을 것이다.
자신에게 욕을 한 건방지고 오만한 왕.
자신이 아끼는 브로드가 자신을 버리고 선택한 왕.
그의 무릎이 천천히 굽혀진다. 군신은 희열했다. 만인을 발밑에 둔 그였다.
브로드가 섬기는 왕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차가운 민혁의 눈이 군신을 비웃듯이 바라본다.
“이깟 장난질…….”
민혁이 굽혀지려던 무릎을 꼿꼿이 한다.
[굴복하지 않는 자가 발동됩니다.] [8기둥의 재목은 그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습니다!]모두가 군신에게 굴복했을 때, 오로지 민혁만이 꼿꼿이 선 채 그를 바라봤다.
‘8기둥의 힘……?’
군신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았다.
“가장 낮은 곳의 신이여. 나를 부른 이유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민혁은 말을 길게 끌지 않았다.
“브로드를 죽이려는 짓을 멈춰.”
너무 단도직입적이라 군신은 웃음이 나왔다.
감히 누가 자신에게 이러한 발언을 한단 말인가?
“거부하겠다.”
“어째서지?”
“브로드는 신들의 땅과 지상을 잇는 게이트를 막아 혼란을 빚어냈고 많은 신군과 신들을 죽이거나 상처 입힌 죄를 물게 하는 것이다. 그는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으니, 그 답을 받아야 하겠지.”
“지랄하네.”
“…….”
참으로 오만하고 입이 거친 인간이다. 아니, 이 인간은 뒤를 생각하지 않는 건가?
그러나 민혁은 생각을 달리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이끌어가기 위해선, 거칠게 나가야 한다.’
“팩트로 조져볼까? 너는 브로드를 얻고 싶은데 그는 그럴 생각이 없지, 그러니까 가질 수 없는 자라면 차라리 죽으라는 옹졸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군신은 답하지 않았다.
‘브로드’를 얻기 위해 그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굳건한 그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다.
그래, 사실이다.
나는 지금 브로드를 얻고 싶기 때문에 군대를 소집하여 그를 쫓고 있다.
“그렇다고 한들 넌 브로드를 얻지 못해. 설령 내가 없었다고 해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가?”
이미 군신은 결정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빌어먹을 새끼의 입을 찢어놓겠다고 말이다.
“나를 죽이고 싶지 않은가?”
민혁이 그를 도발하듯 물었다. 천천히 걸어가 동상의 얼굴을 가까이서 올려다본다.
“내가 신인 게 꼴 같지도 않지 않은가?”
그렇다. 한낱 대륙신 따위가 신이라고 나대는 모습에 기가 찰 노릇이다.
“나하고 내기하나 하지 않겠어?”
“내기?”
민혁은 절대신들이 내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았다.
그는 요리의 신과 의지의 신의 내기를 진행했던 적이 있는 바다.
“지금 네가 보낸 신과 신군들로부터 내가 브로드를 지켜낸다면 너는 더 이상 나와 브로드에게 간섭하지 않는 것.”
그 말을 들은 군신이 광소를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 있는 신이 누구인지 알고 이 신은 지껄이는 걸까?
‘투신 벨로반은 나의 가장 든든한 사냥개다.’
벨로반은 괜히 투신이라고 불리는 자가 아니다. 과거 신들의 전쟁에서 투신 벨로반은 혼자서 마흔 이상의 신을 죽인 적이 있는 자다.
또한 그 자리의 신군의 숫자와 신들을 생각한다면? 그는 불가능하다.
흘끗-
동상의 눈이 주변을 흩는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전설들과 신들이 있다.
이들이 브로드를 도운다? 아니, 설령 그렇다 한들 적수가 될 수 없다.
군신은 비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가장 별 볼 일 없는 신인 너는 무엇을 거는가? 아, 혹시.”
군신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너의 그 비루한 신 자리를 걸 수 있겠는가?”
[모든 군대를 다스리는 신이 당신께 내기를 제안합니다!] [군신이 당신께 ‘브로드 구출하기’ 내기를 제안합니다. 단, 실패할 시 당신은 ‘식신’의 자리를 박탈당하게 됩니다.]애초에 민혁은 각오했던 바 있다.
그리고 안델로가 말하였던 브로드를 구할 방법.
첫 번째로는 식신의 친우들의 마음을 사는 것.
두 번째로는 군신과의 내기를 성사시켜 그가 더 이상 브로드와 자신 사이에 간섭하지 않는 것.
마지막.
‘브로드가 내 요리를 먹는 것.’
절대신 등급 카레라이스와 돈가스.
그 요리엔 특별한 힘이 숨겨져 있다.
“내기를 승낙한다.”
* * *
식신의 친우들.
한때 대륙을 호령했고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올랐으며 전설이고, 또 신이었던 자들.
그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쿠콰콰콰콰콰콰쾅!
투신 벨로반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수백의 신군과 몬스터들이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 흩어진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검사라 불리던 인물.
콰자아아아악-
그의 목이 단숨에 베어지며 그의 영혼이 흔적도 없이 흩어진다.
벨로반이 있는 힘을 다해 검을 던졌다.
콰자아아아악-
“……식신의 후예여.”
대륙황제. 그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본다. 그의 심장에 벨로반이 던진 검이 꽂혀 있다.
“원하던 바를 이루길 바란다.”
“…….”
꽈아아악-
민혁의 주먹이 쥐어진다.
벨로반의 힘이 너무 막강했다. 심지어 신군들과 벨로반과 함께하는 신들도 너무도 강했다.
일개 전설들 따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크하하하하하, 그 오만했던 모습은 어디 간 것인가! 응!?”
파아아앗-
추풍낙엽처럼 전설들이 벨로반의 검에 무너진다. 그가 빛처럼 민혁에게 돌진해 온다.
첫 번째 검을 막아내고 곧바로 또다시 막아내려는 순간.
푸푸푸푸푸푸푸푹-
벨로반의 검이 한 번 휘둘러졌을 뿐이나 민혁의 몸 곳곳이 관통당했다.
[HP가 6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급소 곳곳을 관통당해 일시적으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됩니다!]민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토록 강한 자는 처음이었다.
검술 실력뿐만 아니라 아티팩트 효과를 무시하는 특별한 패시브, 거기에 갖가지 강한 액티브 스킬까지.
‘……괴물이잖아?’
뒤로 물러난 벨로반이 검을 또 한 번 휘두른다.
그 순간, 수백여 개의 검기가 곳곳으로 뻗어 나가며 100여 명에 이르는 전설들을 화하게 만든다.
절망적인 강함이다.
“대륙신이여.”
벨로반이 오만하게 웃는다.
“그리고 브로드여.”
벨로반은 어리석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군신에게 대항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똑똑히 보거라, 너의 왕이 죽는 모습을.”
벨로반의 장기가 펼쳐진다.
폭살검.
그의 검에서 강대한 힘이 폭주하며 그 힘을 힘껏 내리친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쾅!
[폭살검.] [15,000%의 추가 데미지로 직격하는 순간, 몸 안에서 강대한 힘이 7회 폭발을 일으킵니다.]빛처럼 빠르게 뻗어져 온다.
민혁은 눈앞에서 돌진해 오는 힘을 막아낼 수 없음을 깨달았다. 막기에는 너무도 빨랐다.
그렇지만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브로드.”
그리고 뒤를 돌아 그를 바라본다.
“맛있었어?”
* * *
군신의 눈이 전쟁터를 바라본다. 벨로반의 폭살검은 신들조차도 일말의 죽여 버릴 정도로 강한 힘이다.
그런 군신의 주변으로 여러 절대신들이 함께였다.
이유는 무엇인가?
그중 어떠한 절대신은 민혁이란 자에게 커다란 호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 ‘내기’에서 승리했을 시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었다.
“요리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여, 물러서는 법을 모르던 사내여.”
군신이 그들을 바라보며 조소했다.
“한낱 대륙신 따위에게 기대하는 그대들이 가여울 따름이다.”
요리의 신 엘레네는 말했다.
“민혁이란 인간을 쉽게 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또 물러서는 법을 모르던 의지의 신은 말했다.
“그는 내가 본 인간 중 가장 단단했고 대단했던 자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그는 결국에 인간이 지나지 않아, 하하하하하!”
그는 신의 자리를 박탈당할 것이며, 자신을 떠난 브로드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바로 그때.
“끝나지 않았어.”
요리의 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녀가 작게 웃고 있다.
그리고 민혁의 목소리가 들린다.
[브로드. 맛있었어?]그 질문에, 그 사내가 답한다.
“…….”
군신. 그가 돌렸던 몸을 틀어 바라본다.
그곳에 있었다.
절대신의 검이었던 브로드가 민혁의 앞에 서서 민혁을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다.
[전하.]브로드가 진격해 오는 폭살검을 바라보다 민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것이 한때, 소인이 가졌던 힘. 전하께서 오늘날 잠깐이나마 일구어주신 힘입니다.]그 순간, 그의 검이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떨어진다.
그 검과 폭살검이 맞닿은 순간.
화아아아아아악-
폭살검이 공기 중으로 부드럽게 흩어지며 바람이 되어 살랑인다.
“……!”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브로드를 가지고 싶어 했던 이유.
그가 알던 브로드는 투신 벨로반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던 자이기 때문이다.
“설마……!”
엘레네가 말한다.
“저 인간 아이가 만들어낸 요리에는 여러 효과가 있죠. 그중 하나의 효과가 바로 ‘브로드의 과거의 힘을 깨운다’는 것이죠.”
“……!”
군신의 눈이 커다래진다.
폭살검을 소멸시킨 브로드, 그가 다시 민혁에게 말한다.
[전하.]그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올려다본다.
[소인은 한때 황제를 꿈꿨던 자입니다.]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 앞에서, 오늘 하루만 무례하게도 황제가 되어보려 합니다. 윤허하시겠나이까?]그에 민혁이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브로드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때, 의지의 신이 입을 열었다.
“기억하시오?”
“…….”
“당신에겐 두 개의 태양이 있었고 당신은 그 태양을 우리에게 자랑하듯 말하지 않았소.”
“…….”
“두 개의 태양 중 하나의 태양은 너무도 뜨겁고 강렬하다. 때문에 나는 그 태양이 한 번씩 두렵다.”
“…….”
“그 태양의 이름이 ‘브로드’였던 것으로 기억하오. 그 태양이 지금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군.”
군신의 동공이 떨린다.
그렇다. 자신은 브로드가 너무도 탐났다.
그렇지만 두려웠다. 그랬기에 네르바가 브로드의 기사단을 죽였을 때 눈감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네르바의 신의 검들은, 실질적으로 브로드의 기사단에 비해 나약하기 그지없었다.
죽음을 맞이한 그의 기사단.
번쩍-
브로드가 있는 공간에 빛이 내리쳤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드러난 모습. 늑대의 문양이 그려진 망토를 두른 마법사 안델로가 스태프로 벨로반의 목을 겨누고 있다.
또 한 번.
번쩍-!
빛이 걷힌 순간, 20명의 브로드가 키웠던 기사들이 일제히 벨로반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었다.
브로드가 키워낸, 신의 검들을 뛰어넘는 ‘붉은 검 기사단’의 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