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43
밥만 먹고 레벨업 744화
NPC와 유저의 차이는 분명하다.
유저들에게 아테네는 결국에 게임이라는 점. 죽음을 맞이하여 강제로그아웃을 당하면 커다란 페널티를 받을 뿐이다.
반대로 NPC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들에게 죽음은 실제였으며 그로 인해 실제 죽음과 마주했을 때의 그들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신의 검들과 기사단장 던이 그러했다.
그들이 아무리 신의 검이라는 루브앙 제국의 자랑이라고 할지라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또한, 기사단장 던은 네르바의 개로서 나의 폐하를 위해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나약해진 괴신의 추정 레벨은 720이었다.
그런데 폭주한 괴신이 얼마만큼 강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천외국의 왕은 뛰어난 버프요리를 만들 수 있다 알고 있다.’
‘그는 다양한 아티팩트 또한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
그러나 문제는 바로 다른 것에 있었다.
천외국의 왕이 솥뚜껑을 이용해 괴신의 포효를 막아냈다.
그러나 그가 과연 자신들과 동참해 주는가이다.
루브앙 제국은 실질적인 온 대륙의 적과 같다.
심지어 천외국의 왕은 이방인이다.
죽어도 되살아나는, 꼭 살아야만 하는 자신들과 다르다.
신의 검들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기사단장 던 역시 쉽사리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기사단장 던의 경우 살아야 한다는 욕심보다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컸다.
그때 달궈진 솥뚜껑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민혁이 말했다.
“협력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자네들 생각은 어때?”
“…….”
“…….”
스스럼없이 그 말을 하는 민혁을 보며 그들은 의아했다.
루브앙 제국은 온 대륙의 적.
그러나 자신들에게 이리 쉬이 말하다니.
“싫은가? 난 자네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에 기사단장 던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뭐가 괜찮냐는 거지? 나는 이곳이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하다는 걸 알았고, 본래 이곳에 대해 알고 있던 자네들도 생각외로 만만치 않다는 걸 안 것 같은데.”
“그렇다면 좋습니다.”
막상 그렇게 말했지만 신의 검들은 못내 자존심이 상했다.
자신들이 그에게 휘둘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기사단장 던이나, 신의 검들은 민혁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자리의 신의 검들은 서열 1~5위까지로 최정예들 중의 최정예였다.
이제까지 민혁이 상대해 왔던 신의 검들과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신의 검 서열 1위. 베로크가 말했다.
“민혁 전하께선 후방에 계셔주십시오. 사냥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적절할 때에 솥뚜껑이나 혹은 요리, 또는 위험할 때 잠깐의 지원 정도로만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하의 옥체에 흠이라도 생기면 큰일이지 않습니까?”
쉽게 표현하면 방해하지 말고 뒤에 빠져 있으라는 의미였다.
민혁의 강함 따위야 신의 검 서열 1~5위들에겐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요리실력과 보유한 뛰어난 물품 등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도록 하지.”
민혁 또한 이름만 듣던 신의 검들의 무위가 궁금했던 바다.
기사단장 던을 필두로 만다라의 감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림이 들려왔다.
[만다라의 감옥을 지키는 괴신의 조각이 출몰합니다.] [괴신이나, 괴신의 조각들은 아티팩트나 골드 등을 드랍하지 않는 대신 많은 경험치를 주는 특별한 존재들입니다.]‘호오?’
민혁의 경우 서둘러 600레벨을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때에, 기사단장 던의 눈앞으로 괴신의 조각이 등장했다.
[괴신의 조각. Lv 674.]“……?”
민혁은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혔다.
괴신의 조각은 이족보행의 사람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온몸이 녹아내렸으며 녹이 슨 갑옷과 검을 들고 있었다.
그가 숨이 턱 막힌 이유는 바로 놈의 레벨에 있었다.
‘미친. 평범한 몹의 레벨이 670대라고!?’
거기에 끝이 아니었다.
[괴신의 폭주에 의해 괴신의 조각의 모든 것들이 10% 상승합니다.]“…….”
즉, 이젠 약 730레벨에 가까운 힘을 내는 것이다.
다행히 한 놈이었다.
“놈!”
괴신이 조각이 기합과 함께 움직였다.
“……!”
“……!”
신의 검들이 깜짝 놀랐다. 놈의 속도가 자신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빨랐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기사단장 던 앞에 당도한 괴신의 조각의 녹슨 검이 휘둘러진다.
공격을 노련하게 피해낸 기사단장 던이 놈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그런데.
까가가가강-
“……?”
녹아내린 듯한 살은 베이는 소리가 아니라 쇠를 긁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놈의 목에 조금의 생채기도 생기지 않았다.
곧바로 신의 검 서열 1위 베로크의 대검이 놈의 등짝을 부숴 버릴 듯 내리찍었다.
쿠하아아아아앙-
그런데 커다란 굉음만 들려올 뿐, 놈은 커다란 타격조차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신의 검들은 노련했다.
다섯이서 놈을 둘러싼 채, 단 한 번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신의 검 서열 2위. 루마는 이도류를 다루는 자였다.
그의 이도류가 1초에 5회씩 놈의 몸 곳곳을 반복적으로 베어낸다.
까가가가가강, 푸슈유육-!
급기야 놈의 썩은 피가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피가 쏟아져 나오는 괴신의 조각의 속도가 빨라졌다.
[괴신의 조각의 광기.] [피를 본 괴신의 조각의 이동속도가 20% 빨라지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휘두릅니다.] [괴신의 조각이 받는 피해량이 2배로 상승합니다.]쿠콰콰콰콱!
그렇다. 말 그대로 놈은 광기에 빠져들었다. 신의 검 서열 5위인 레볼을 미친 듯이 압박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놈은 주변에서 이어지는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몸 곳곳이 찢기고 베여도 오로지 레볼에게만 달려들었다.
급기야, 놈의 검이 레볼의 옆구리를 베려는 그때.
스거엉-
툭-
데구르르-
[경험치 93,315,461을 획득합니다.] [괴신의 조각(1)을 획득합니다.]한 명의 사내가 놈의 머리를 떨어뜨렸다.
“위험할 뻔했군.”
“아, 전하.”
바로 민혁이었다. 괴신의 조각의 머리를 떨어뜨린 그는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미친, 경험치를 이렇게 많이 준다고?’
경악스러울 지경의 경험치량이었다.
“위험합니다. 전하.”
던의 우려 섞인 목소리였다. 그에 민혁은 열심히 포장했다.
“괴신의 조각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고 이 친구가 위험해 보여서 말이야. 자네가 그러지 않았나. 한 번씩 지원하라고.”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민혁은 괴신의 조각의 경험치량이 매우 궁금했다.
어차피 신의 검들은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그 경험치를 자신이 대신 먹은 것뿐.
즉, 민혁은 검 한 번 휘두른 것만으로도 경험치를 먹은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격에……?’
‘우리가 놈을 거의 죽여놨기 때문이다.’
신의 검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다시 그들이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괴신의 조각들은 꾸준히 나와줬다.
그때마다 놈들은 ‘괴신의 조각의 광기’를 발동시켰다.
누군가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광기가 발동되면 받는 피해량은 2배가 된다. 그리고 약 13~16번의 공격 정도를 받으면 딜 한 번 넣는 것만으로도 죽일 수 있다.’
민혁은 철저하게 계산했다.
그리고 신의 검들이 놈들을 거의 사냥했을 때쯤.
푹-
[경험치 93,315,461을 획득합니다.] [괴신의 조각(1)을 획득합니다.]스겅-
[경험치 86,413,624를 획득합니다.] [괴신의 조각(1)을 획득합니다.]적절한 때에 놈들을 막타치기를 이용하여 경험치만 빼먹는 민혁.
심지어 철저히 계산적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일이 수십 번 반복되자 베로크는 한 가지 가정을 내렸다.
“천외국의 왕의 눈은 적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놈들이 거의 죽어가기 직전에 검을 휘둘러 사냥하는 건가.”
충분히 납득되는 말이다.
설마, 딜량이 엄청나게 높아 적들을 한 수에 베어내는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는 것이다.
“비겁하고 옹졸하군.”
“이방인들은 경험치라는 것을 이용해 자신을 강하게 할 수 있다지.”
“나약한 왕이, 꼼수만 부리는구나.”
루브앙 제국은 천외국의 강함을 다른 NPC들로 보고 있다.
브로드, 창신 밴, 뱀의 신 엘리자베스, 악신 오블렌 등.
그들 앞에 민혁은 초라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다.
“그만.”
민혁을 욕하는 그들에게 단장 던이 차갑게 말했다.
“우리도 곧 그의 요리를 먹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차피 우리는 그 경험치라는 것도 얻지 못하니, 상관없지.”
신의 검들이 입을 다물었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을 했다.
천외국의 왕이 생각보다 도움이 안 된다면 그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질 거라고.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던 때였다. 갈수록 감옥 내부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신의 검 중 한 명이 램프를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램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기에 오로지 청각에만 의존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그때.
“……?”
민혁이 알림을 통해 가장 먼저 인지했다.
그다음으로 기사단장 던이, 어둠 속에서 끔벅이는 약 80여 개의 눈동자를 목격할 수 있었다.
“……피해라!!!!”
던의 외침과 함께, 불이 번쩍하고 켜지며 주변에 동상처럼 서 있던 수십의 조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낭패였다.
아무리 신의 검들과 기사단장 던이라고 할지라도 40 가까이에 이르는 괴신의 조각들을 상대하긴 힘들었다.
“좁은 곳으로 유인하여, 각개격파. 빌어먹을!”
던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미 좁은 길목들을 괴신의 조각들이 모조리 채우고 있었다.
쿠콰콰콰콰콰콰쾅!
놈들에게 둘러싸인 그들에게 공격들이 쏟아졌다.
그들이 돌파구를 찾아 움직였다.
그동안에도 온몸에 생채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한쪽 팔을 낭자 당했고, 누군가는 허벅지를 찔렸으며 누군가는 복부를 관통당했다.
“크아아아악!”
“으아아아악!”
“크으으으읍!”
“정신을 놓지 마라. 이곳으로 모여라!”
기사단장 던의 외침에, 모두가 한곳에 모여든다.
“검기를 발현해라.”
그리고 일제히 주변에서 몰려드는 놈들을 향해 검기를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좁디좁은 공간 안으로 수백여 개의 검기가 쉴 새 없이 난무한다.
그러나 판단미스였다.
놈들의 공격을 일순간, 제지할 수 있을지언정, 놈들은 죽지 않았다는 거다.
기사단장 던까지 포함하여 모두 마력을 소모했다.
그럼에도 놈들이 죽지 않았다.
몸 곳곳에서 피를 흘리는 놈들이 ‘광기’에 휩싸여, 이성을 잃고 속도가 20% 증가했다.
그 상태에서 돌진해 온다.
기사단장 던이 가장 선두에 서서 그 공격들을 막아낸다.
그의 몸 곳곳이 무차별적인 공격에 베이고, 찔러지고를 반복한다.
몸 곳곳에서 피를 뿜기 시작했다.
“마력이 남은 자, 없는 건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아하아.”
그들은 직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최소 두 명 이상의 신의 검이 죽을 것이다.
바로 그때.
“나.”
한 명의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백색의 망토에서 포크와 나이프가 교차된 문양이 보인다.
기사단장 던의 앞을 막아선 민혁의 검에서 검은 화염이 일렁인다.
민혁은 황금 마법사 알리에게로부터 몇 장의 메모라이즈 양피지를 받은 바 있다.
메모라이즈란? 고위급 마법사가 양피지에 자신의 마법을 담아놓는 것을 말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마법이다.
“압축.”
꽈아아아아아악-
사방팔방에서 미친 듯이 달려오던 놈들이 한곳에 밀집된다.
곧바로.
“콩이 소환.”
“꾸우우우우우울!”
바로 앞으로 콩이가 소환된다.
화르르르르르륵-
콩이의 ‘식칼’에서도 검은 화염이 일렁거린다.
먼저 민혁이 그 검은 화염에 휩싸인 검을 내려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화마가, 주변을 휩쓸며 날아가고, 곧바로 옆의 콩이가 함께 발현한다.
“꾸우우우우우울!”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두 개의 거대한 화마가, 마흔 가까이 되는 괴신의 조각들을 집어삼켰다.
[경험치 93,315,461을 획득합니다.] [괴신의 조각(1)을 획득합니다.] [경험치 83,450,100을 획득합니다.] [괴신의 조각(1)을 획득합니다.] [경험치 89,644,689를 획득…….] [경험치…….] [경험치…….] [레벨업 하셨습니다.]뼛가루가 되어 검은 화염에 집어삼켜진 괴신의 조각들이 흔적도 없이 흩어진다.
검은 화마가 걷혔을 때, 민혁이 뒤를 돌아 그들을 보며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이 정도면 내가 아니라, 자네들이 뒤에서 지원이나 하는 게 어떤가?”
비수를 꽂는 그 말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