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66
밥만 먹고 레벨업 767화
군신의 죽음을 나타내던 영상.
유저들이나 NPC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자신들의 앞에 그려지는 그 모습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약한 여성들의 경우엔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가장 위대했으나, 어쩌면 가장 가여웠던 절대신.
그러나 죽음 앞에서도 모두에게 활짝 웃어 보인 군신.
모두가 그에게 감탄하고 존경하며 동경하게 되었다.
일개 인공지능뿐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들에게 군신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비와 같아 보였다.
그런데, 군신이 문고리를 잡았을 때, 한 청년이 나타났다.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식신 민혁’이었다.
그가 군신의 손목을 잡아챈 순간 화면이 다시 뒤바뀐다.
그리고 멸망의 땅을 비춘다.
모든 유저들의 시야에, 쓰러져서 피를 꿀렁이고 있는 본래 모습의 군신이 비친다.
그런 그를 향해, 민혁이 그의 입안으로 포션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식신 민혁은 방금 전 군신, 정확히는 악의 화신을 앞장서 베어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군신에게 정체 모를 포션을 먹이고 있었다.
[저 포션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어쩌면 민혁 유저는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군신의 입으로 포션을 흘려보내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군신은 절대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아니요, 솔직히 말한다면 군신의 숨은 이미 끊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본 영상의 끝이, 군신이 결국 죽음의 문을 넘었다는 것일까요?]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 복잡하군요.]마지막으로 비치는 모습.
그 영상 속에서 민혁은 분명히 말했다.
-아직 당신을 필요로 하는 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말과 함께 영상은 끝났다.
그러나 시청자들과 해설자들이 보기에는 군신은 이미 죽음을 맞이했다.
또한, 신들의 몸은 일반적인 포션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
심지어 군신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포션이라고 할지라도 그를 살릴 순 없는 것이다.
물론 해설자들과 시청자들도 안타까웠다.
신들과 인간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 위대한 신.
그렇지만 그 운명을 거스를 순…….
“쿨럭……!”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군신이 기침을 토하기 시작했다.
신들조차 믿지 못할 경이로운 상황에 그들 모두가 긴장하여 쓰러진 군신을 바라봤다.
“크읍.”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군신을 바라보며 그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방금 전 민혁이 군신에게 먹인 포션.
그는 다름 아닌 게르나의 생명비약이었다.
고작 한 병밖에 남지 않은 포션이었다.
그렇지만 민혁은 이 한 병의 쓰임이 그 어떤 가치보다 클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눈을 뜬 군신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죽은 신을 되살리는 힘을 가진 포션이라니?
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말씀드렸잖습니까, 아직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고요.”
군신이 주변을 둘러봤다.
다신 볼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푸른 하늘.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신들.
그 신들이 하나둘 땅에 내려서기 시작한다.
내려선 신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그에게 예의를 취한다.
2천에 이르는 신들이 무릎을 꿇고 예의를 보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또한 이 자리에는 군신을 제외한 셋의 절대신들 또한 존재했다.
요리의 신, 의지의 신, 구원자.
그들은 그저 작게 고개를 숙이거나 이를 드러내 웃으며 그의 새로운 신으로의 삶을 축하해 줬다.
군신,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살아남은 유저들과 NPC들.
그들의 뜨거운 환호가 들려온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군신 만세!!!”
“민혁 유저 만만세!!!”
그 환호 속에서 군신은 아주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와락-
그의 형 페로우가 그를 껴안았다.
“고맙다, 벨슨. 이렇게 훌륭한 군신이 되어주어서.”
군신은 알고 있었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임을 말이다.
멸망의 군주 페로우.
그가 군신을 꽉 껴안은 상태에서 스르르 흩어지기 시작한다.
“형이 있어, 내가 있을 수 있었소.”
군신은 사라지는 형 페로우를 더욱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곧 완전히 흩어져 사라지는 페로우를 그는 한없이 바라봤다.
그와 함께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멸망전이 종료되었습니다.] [멸망전의 보상이 기여도에 따라 지급됩니다!]민혁 역시도 알림을 듣긴 마찬가지였다.
(잊혀진 군주의 왕관)
등급: 신
제한: 장군의 신 페로우가 인정한 자.
내구도: 50,000/50,000
방어력: 855
특수능력:
⦁모든 스텟+12%
⦁카리스마 x2배
⦁액티브 스킬 절대방어.
⦁액티브 스킬 군주의 명령.
⦁중첩 착용 가능.
설명: 어쩌면 군신이 될지도 몰랐던 장군의 신 페로우가 착용하던 투구이다. 이 투구는 오로지 페로우가 인정한 자만이 착용할 수 있으며 투명형태의 투구이기 때문에, 다른 투구에 중첩하여 착용 가능하다.
‘……!’
민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잊혀진 군주의 투구가 놀라운 이유는 어떤 투구에도 ‘중첩’해서 착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반지나 액세서리류의 경우 중첩하여 착용할 수 있는 경우가 아주 간혹 존재한다.
실제로 잊혀진 군주의 투구는 일반적인 ‘신등급’ 투구에 비한다면 방어력 부분이나 특수능력 부분이 훨씬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첩된다는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했다.
거기에 액티브 스킬로 존재하는 절대방어의 경우, 한번 발동시키면 7초라는 시간 동안 배리어처럼 절대무적의 방어 상태가 된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절대방어 상태에선 어떤 공격도 가능하며, 움직임도 자유롭다.’
배리어의 가장 큰 단점은 절대적인 방어력을 자랑하는 대신, 본인도 공격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이 잊혀진 군주의 투구는 그를 보완한다.
또한, 군주의 명령은 그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선택한 셋의 가신이 그의 현재 상황을 볼 수 있게 도와주며, 언제든 군주, 즉 민혁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확실히 유용한 투구다.’
그리고 신의 스킬 포인트는 당연하게도 민혁의 신등급 스킬들마저 레벨업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왕이 하사하는 신의 스킬 포인트의 경우 민혁의 가신에 한해서 민혁이 선택한 이의 스킬 포인트를 상승시켜줄 수 있는 보상이었다.
거기에.
‘멸망의 군주의 최상급 보물상자라.’
이 부분은 앞서 강태훈 사장에게 설명 들었던 바 있다.
멸망전에서 얼마만큼 활약하는지에 따라 보상이 등급별로 나뉘어 지급되는데, 민혁의 경우 ‘1%의 확률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태훈 사장이 말했던 ‘멸망의 군주의 최상급 보물상자’를 획득한 것이다.
하지만 민혁은 이 모든 것을 획득한 기쁨을 잠시 뒤로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신, 그가 인자한 미소로 민혁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다른 신들 역시도 군신을 살려준 장본인인 민혁을 평소와는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군신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형 페로우를 그리워했다.
그러나 멸망의 군주의 등장에 그는 그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데, 신의 명령마저 비틀고 자신과 페로우가 다시 만날 수 있게 ‘그’가 도와줬다.
또한 그의 도움 덕분에 군신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알았다.
민혁이 군신의 마음을 얻었음을.
그는 다른 그 누구도 얻지 못할 것을 얻어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릇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믿기 시작하게 마련이다.
군신이 입을 열자 모두가 주목한다.
“고맙다.”
[군신이 왕의 축복을 하사합니다.] [멸망의 기사로서 활약했던 10인의 가신들의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군신이란 이름 앞에 나조차 외면하려 했던 나의 형을 다시 만나게 해준 것에.”
[군신이 죽지 않는 기사를 하사합니다.] [죽지 않는 기사는 당신이 지정한 가신들 중, 누군가의 HP가 3% 미만으로 하락하였을 때 저절로 발동됩니다.] [죽지 않는 기사의 발동 횟수는 총 3회입니다!]그리고 군신.
그는 오늘날, 그저 자신의 형 페로우만을 다시 만난 게 아니었다.
군신이라는 막중한 이름 앞에, 자신의 감정을 숨겨오기만 했던 군신.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어쩌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기대며, 의지하며, 때론 함께 웃으며 그렇게 군신이 되어도 되지 않을까.
이 모든 것은 새 생명을 얻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줘서.”
[가장 위대한 절대신의 부름을 하사합니다.] [가장 위대한 절대신의 부름은 2회 사용할 수 있으며 군신을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그리고 군신.
그가 말한다.
“그리고 청한다.”
그 말 한마디가 가지는 파장력은 엄청났다.
가장 위대한 신인 군신이 민혁에게 하는 부탁이라니?
모두의 신경이 곤두선다.
그 누구도 군신의 숨소리 하나조차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나의 후예가 되기를.”
바로 그 순간.
[군신이 선택한 후예가 되셨습니다.] [군신의 후예가 되는 다른 과정을 모두 생략하며, 단 하나의 과정만을 완수하시면 군신으로 전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가장 위대한 절대신. 그 신이 민혁에게 자신의 후예가 되기를 청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요리의 신이 선수를 빼앗긴 것에 탄식하고 있습니다.] [의지의 신이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세차게 젓습니다.] [구원자는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봅니다.]두 절대신의 반응을 보면 그들 또한 민혁을 후계로 점찍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민혁은 특별하게도 단 한 가지 조건만을 충족하면 군신의 후예가 될 수 있었다.
그 조건은 무엇인가.
온 세계인이 민혁을 바라본다.
ATV방송국의 카메라가 민혁을 클로즈업하기 시작한다.
모든 세계인이 바라보는 앞.
민혁이 답한다.
“군신이 되겠습니다.”
[군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셨습니다!] [당신은 마지막 조건을 충족할 시, ‘군신’이 되실 수 있습니다!]이 순간, ATV방송국의 시청률은 60%를 찍었다.
그리고 온 세계인이 보는 앞.
그 앞에서 민혁이 말한다.
“제국을 건설하겠다.”
“……!”
“……!”
“……!”
군신이 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