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17
밥만 먹고 레벨업 818화
하이랭커들에게 20플래티넘은 그렇게 큰 값어치를 가지지 않는다.
그들에게 20플래티넘은 하루 이틀 정도만 투자해도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었다.
그렇지만 하이랭커가 아닌 자들.
5% 안에 드는 고레벨이지만 수천만 명 중의 한 명에 불과한 이들에게는 아니었다.
하이랭커와 일반 고레벨 유저의 무력 차이는 엄청나게 컸다.
하이랭커들이 혼자서 잡는 보스몹도 고레벨 유저들은 대여섯 명이 붙어서 사냥해야 했다.
때문에 그들은 하루에 약 1~2플래티넘을 벌어들일까 말까이다.
그런 그들에게 옆에 있는 사람 한 명만 죽이면 현금으로 1억 원에 해당하는 플래티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람들은 놀랐다.
첫 번째로는 이 정도 자금력을 운용할 수 있는 민혁에게였다.
두 번째로는 어쩌면 단숨에 몇억 원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정적. 에데아 연합군의 마법폭격이 쉴 새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살이 유저들의 몸 곳곳을 꿰뚫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적과 함께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바로 그때.
“야, 내가 돈 받아서 5천만 원 나눠줄게.”
푸우우우욱-
한 유저가 함께 게임에 접속한 친구의 심장을 꿰뚫었다.
“야, 아무리 그래도 X발…… 너무하잖아.”
심장에 검이 꽂힌 유저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차피 게임이잖아.”
그것은 초탄이 되었다.
“할렌님 죄송요.”
푸우우우욱-
“크아아아아악, 너 이 개색……!”
콰지이이익!
“으아아아악!”
“크아아아악!”
곳곳에서 아군이 아군을 죽이는 소리가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진에 일어나는 균열처럼 점차 커다래져 갔다.
다른 이가 아군을 죽였다.
망설이던 유저들은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특히나 가장 위협적인 것은 바로 마법사들이었다.
마법사들은 광범위 마법 폭격이 가능하다.
특히나, 병력은 대부분이 보직에 맡게 몰려 있다.
앞쪽엔 근접캐 직업군들이, 그 뒤로 궁수들이 있었고 또 그 뒤로 마법사들이 있었다.
즉, 마법사들은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사실이다.
마법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광범위 마법을 사용했다.
“익스플로전!”
“파이어 스톰.”
“파이어윌!”
“윈드커터!”
그리고 그들의 타깃은 일반적인 근접캐 직업군들보다 방어력과 HP량이 월등히 낮은 궁수들이었다.
쿠콰콰콰콰콰콱-!
“끄아아아악!”
“으악, 이 마법사 빌어먹을 새끼들!!!”
“크아아아아악!”
궁수들이 마법사들에게 맞대응을 하며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아싸, 이번에 3명 잡았다!”
“나는 2명!!!”
하지만, 광범위 폭격마법을 펼칠 수 있는 마법사들이 훨씬 유리했다.
또한 무차별적으로 이어지는 마법사들의 폭격과 궁수들의 대응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이 개자식들이, 한번 해보자는 거야!!!?”
“뒤져, 이 새끼야!”
“이 멍청한 새끼들아 고작 1억 원에 동료를 죽여!?”
“응, 1억 원이면 죽여도 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돈이다.
[지금 끔찍한 참상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에데아 연합군을 잡기 위해 모여들었던 자들이 서로를 죽이며 이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의 옥황상제의 연합군들은 오로지 ‘이득’을 취하기 위한 집단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요정의 눈물은 너무도 달콤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죠.] [민혁 유저의 발상. 너무도 대단합니다. 누군가는 민혁 유저에게 흔한 재벌의 돈자랑이라며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그럴 수도 없습니다.] [현재 민혁 유저는 지극히 불리한 상황에서 에데아를 지켜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민혁 유저를 비난하기보다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말씀드리는 그 순간, 거북선이 용화포를 또 한 번 터뜨립니다.] [에데아 연합군이 마법폭격과 화살폭격에 힘을 싣습니다.] [옥황상제의 연합군의 속도가 엄청난 속도로 감소합니다.]그와 함께 알림이 울렸다.
[에데아 연합군이 옥황상제의 연합군 45만을 격퇴합니다!] [옥황상제와 군신의 협약에 따라 에데아 연합군 측과 이들의 사령관 유저 민혁에게 혜택이 주어집니다.]옥황상제의 연합군은 훨씬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옥황상제의 연합군은 혜택을 받지 않는다.
대신에, 에데아 측에 선 이들은 혜택을 받는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혜택을 옥황상제의 연합군 측에서는 조금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일 것이다.
“이 새끼들아, 그만 안 해!!!?”
“멈춰라!!!”
최정상급 랭커들.
왕좌전 당시에 왕이었던 랭커들이 서둘러 그들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때론 연인을 배신하고, 친구를 배신하며, 가족마저 배신할지도 모르는 것이 탐욕이다.
심지어 그것이 ‘게임’ 안에서 일어난다면 그 탐욕을 사람들은 더 쉽게 드러내는 법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는 바스티앙이 입술을 깨물었다.
‘수천억 이상을 뿌린다고?’
식신은 대단한 남자다.
그렇지만, 아무리 민혁이라고 할지라도 수천억 원을 뿌린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민혁이 이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할지라도 수천억 원 이상의 값어치를 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다 바스티앙의 눈이 크게 떠졌다.
“하, 함정이다……!”
“뭐?”
그의 옆에 있던 쉬챠지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민혁은 저들에게 단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칭다오 왕국의 왕인 쉬챠지조차도 바스티앙의 말은 의아하기만 했다.
민혁은 분명히 신으로서 유저들에게 대규모 퀘스트를 발발시켰다.
만약, 신으로서 퀘스트의 보상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만한 제재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단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
“퀘스트 내용을 잘 봐라, 쉬챠지. 뭐가 이상한지.”
사실 잘 보면 이 퀘스트 내용은 완수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쉬챠지도 퀘스트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이런 미친…….”
한편으로, 민혁의 기발한 발상에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바스티앙이 전쟁터를 바라봤다.
유저들은 통로를 넘기 이전에 선택해야 한다.
제천대성의 편이 될지, 옥황상제의 편이 될지.
그리고 제천대성의 편이 된 자들은 그가 열어준 워프 게이트를 통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이곳에 있는 자들은 즉, 옥황상제의 편에 선 자들이다.
그렇지만 그런 그들이 아군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될까?
간단하다.
[당신은 에데아 연합군을 돕기로 결정하였습니다!]그렇다. 아직 에데아 연합군을 한 명도 죽이지 않은 자들은 곧바로 제천대성의 편으로 인식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 위에 떠오르는 파란 글씨의 닉네임이 그들만 빨간색으로 변화한다.
즉, ‘적’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옥황상제의 연합군 틈에서 붉은색 이름이 떠오르는 자들은 어떻게 될까?
또 퀘스트 내용을 보자면 이렇게 적혀 있다.
[에데아 연합군 요새까지 무사히 도달해야만 함.]그러나 그들은 도달할 수 없다.
왜냐, 이곳에서 동료들을 배신한 자들을 자신들이 죽일 거니까.
바스티앙이 확성기 양피지를 찢었다.
“모두 멈춰!!!”
거대한 목소리가 그들의 고막을 찢을 듯 울려 퍼졌다.
어떠한 유저들은 멈췄고 어떠한 유저들은 계속해서 동료를 죽였다.
그렇지만 바스티앙이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자, 유저들이 아차하기 시작했다.
“이런 X발…….”
“X됐네…….”
동료를 죽이던 유저들의 캐릭터명이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심지어 현재 그들은 옥황상제의 연합군 안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탐욕에 눈이 멀어, 그 사실을 보지 못했던 유저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누군가는 이리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 우릴 살려서 가면 되잖아?”
“우리 좀 살려서 에데아 연합군이 있는 곳까지 데려가 줘, 제발!!”
약 50만에 이르는 유저들의 이름이 붉게 떠올라 있는 상태다.
유저들은 더 이상 서로를 공격할 전의를 상실했다.
그저 자신들이 죽인 숫자만큼 요정의 눈물로 보상받길 원했다.
그렇지만 왕좌전에 참여한, 하이랭커들과 바스티앙이 눈을 맞췄다.
그들 모두가 고개를 젓고 있었다.
바스티앙이 말했다.
“에데아 연합군이 된 모든 유저들을 죽여라.”
그의 명령에 따라 옥황상제의 연합군 안에 군데군데 있는 그들에게 집중 공격이 시작되었다.
50만의 유저들을 스스로 쳐야 하는 이유는 많다.
동료를 배신한 자들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
혹, 함께 데려간다 해도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
그리고, 굳이 자신들이 그들을 데려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세 번째 이유다.
“으아아아악!”
“제, 제발 살려줘!!!”
“3, 3억이 내 눈앞에 있다고. 제발 한 번만 살려줘. 나 좀 데려가, 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동료를 죽였던 자들이 응징당한다.
옥황상제의 연합군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옥황상제의 연합군의 사기가 급격하게 저하됩니다.] [모든 스텟 5%가 하락합니다.]“후퇴, 후퇴하라!!!”
제천대성이 명령했다. 거북선이 사기를 잃은 옥황상제의 연합군을 등지고 멀어진다.
일본서버 최고 랭커 켄타로는 민혁이 대단하다는 듯 실소를 머금었고, 바스티앙과 쉬챠지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번 전투에서 잃은 병력의 숫자가 약 120만에 달한다.
그리고 그 틈에서 멀어지는 에데아 연합군을 바라보는 또 다른 랭커가 있다.
그는 로브를 두르고 있었는데,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복면을 착용한 상태였다.
다른 이들이 본다면 ‘암살자’ 클래스라고 생각할 터.
그의 정체는 알렉산더.
‘나는…….’
얼마 전 최초의 8기둥 클래스 웨폰 마스터로 전직한 자다.
‘에데아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다.’
* * *
[감자 수확량이 5만 개를 달성합니다!] [죄악의 감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농사의 신 헬라가 보유한 고결한 애호박을 획득합니다.]세 번째 수확을 무사히 완료한 민혁이었다.
그는 수확을 하는 도중에 120만 명의 연합군을 격퇴했다는 알림과 함께 특혜를 얻어냈다.
그러나 그러한 것보다 자신이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또한.
“쿨럭쿨럭!”
세 번째 수확을 끝낸 헬라가 바닥에 주저앉아 기침을 토해냈다.
피가 땅을 적시며, 그녀의 몸이 투명해졌다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헬라의 영혼 소멸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서둘러 마지막 죄악의 재료 수확을 완료하여 헬라를 무사히 환생시키기 바랍니다.]알림을 들으며 민혁은 쉴 틈이 없음을 알았다.
“이젠…… 그냥 피곤해서라는 건 안 믿겠지?”
“…….”
헬라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민혁에게 쓰게 웃었다.
“나 곧 영원히 사라질지도 몰라. 그러니까.”
헬라가 호미를 꽉 쥐었다.
“지옥의 풍요로움을 위해.”
‘그리고 어둡고 음침한 당신을 위해.’
“네 번째 수확도 해내자.”
곧바로 민혁이 마지막 남은 죄악의 재료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마지막 죄악의 재료는 다름 아닌 배추다.
[네 번째 죄악의 재료인 죄악의 배추 수확하기가 시작됩니다.] [3일 안에 죄악의 배추를 수확하셔야만 합니다.]화르르르르르르르륵-!
배추의 주변으로 어떤 것이든 태워 버릴 것 같은 뜨거운 화염이 솟아올랐다.
뜨거운 화염을 이기고 배추를 수확해야만 한다.
민혁과 헬라가 함께 그 불구덩이 속으로 걸음한다.
민혁이 생각한다.
‘옥황상제의 연합군은 두 번째로 한우를 마주하게 될 거다.’
* * *
옥황상제의 연합군.
하이랭커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이제 곧 한우라는 녀석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쉬챠지의 말이었다.
한우. 수십 미터 크기로 거대해진 한우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제까지 무수히 많은 전투에서 수만 명을 ‘한우돌진’으로 짓밟아 버린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그렇지만 이미 옥황상제의 연합군은 그를 대비했다.
한우가 돌진 스킬을 사용할 때 세계 탱커 랭킹 1위인 발렌티노가 ‘벽의 방어막’을 탱커들과 함께 소환할 것이다.
발렌티노의 벽의 방어막은 다른 탱커들의 마력을 끌어모아야 발동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발렌티노의 벽은 돌진하는 자를 막기에 최선의 방어막이며, 한우조차도 막아설 것이다.
그리고 그때.
쿵쿵쿵쿵쿵쿵-
거대한 뜀박질 소리가 옥황상제의 연합군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발렌티노오오오오!!!”
“알았다!!!”
하이랭커들의 외침에, 세계 탱커 랭킹 1위이자 왕좌전의 왕이었던 발렌티노가 수만 명의 탱커들과 함께 앞으로 나선다.
[벽의 방어막을 사용하기 위해선 다른 탱커들의 마력이 필요합니다.] [유저 론스가 당신의 방어막에 힘을 실어줍니다.] [유저 키냐가 당신의 방어막에…….] [유저 엘로가 당신의 방어막에…….]수만 명의 탱커들이 발렌티노의 벽의 방어막에 힘을 실어준다.
발렌티노가 찬란한 빛으로 번뜩이는 사각방패를 땅에 힘껏 내리꽂았다.
바로 그 순간.
꽈드드드드드드득-
그의 사각방패가 수십 미터 높이로 커지며 투명한 방어막을 형성한다.
이 정도 벽의 방어막이라면 한우의 돌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그때. 하늘 위에서 근두운을 탄 제천대성이 빛처럼 나타났다.
그가 백색으로 출렁이는 포션병을 하늘을 향해 던졌다.
퍼어어어어엉-
삐이이이이이이이이-
순간적으로 섬광탄처럼 터진 그것이 모든 이들의 시각과 청각을 마비시킨다.
발렌티노의 시야도 하얘졌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웃었다.
그에게는 ‘신의 어그로’가 존재한다.
발렌티노는 이 섬광탄이 터지기 직전, 멀리서 커다래지며 돌진하는 한우의 모습을 보았던 바 있다.
신의 어그로는 본 대상이 무조건 자신의 방패막으로 끌어올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
[신의 어그로.] [대상을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한우.”
[당신이 지정한 존재가 벽의 방어막과 무조건 충돌합니다!]자신들의 시야를 가려 혼란을 가중시키겠다?
발렌티노가 웃음 지었다.
그리고.
삐이이이이이이-
서서히 청각과 시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기세등등하게 투명한 방어막 너머를 바라보던 발렌티노가 숨을 토해냈다.
“커어어억……!”
그리고 유저들이 크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런 미친!!!”
“이, 이건 예상 못 했잖아!!!”
지금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장면.
약 100마리에 이르는 50m 높이의 한우가 그들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음머어어어어어어!!!”
“음머어어어어어어어어!!”
“음머어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