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42
밥만 먹고 레벨업 843화
1주일 전.
많은 왕국과 제국 등이 천외제국의 인재들에게 영입을 제안했다.
천외제국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밴, 브로드, 엘피스. 그뿐만이 아닌 일반 병사들에게까지.
이는 천외제국을 얕보는 행위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천외제국에서 단 한 명의 병사도 데려가지 못했다.
“이젠 우리가 보여줄 때야.”
“준비됐습니다. 폐하.”
민혁의 심각한 표정에 헤이즈가 고개를 주억였다. 그녀가 꼭 영입해야 할 자들에 대해서 언급했다.
“아르스 제국의 대장장이는 꼭 영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전설, 신등급과 같은 무구를 만들어낸 자는 아니나, 그가 가진 신비한 힘이 같은 등급의 무구일지라도 조금 더 강한 힘을 내게 한다고 하더군요, 때문에 그의 이름이 붙은 아티팩트는 불티나게 팔려, 아르스 제국 무역 거래량에서 자그마치 5%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아르도 제국의 고고학자 펄스, 그는 봉인된 혹은 아주 오래된 다양한 것들을 탐색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진 인물입니다. 폐하가 좋아하시는 먹거리 재료도 찾을 수 있겠죠.”
헤이즈가 줄줄이 영입제안 대상자들을 읊었다.
그녀가 눈을 빛내며 마지막 한 사내에 대해 거론했다.
“아르도 제국 기사단의 주인인 아마칼. 이 자는 꼭 영입해야 합니다.”
“어째서지?”
“그는 신의 검 등장 이전의 최강의 기사단인 사냥개 기사단을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사냥개 기사단은 대륙 최고의 기사단으로 군림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본래 그들은 평범한 ‘기사’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는 건…….”
“맞습니다. 아마칼.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 덕분입니다. 그가 평범한 기사들을 대륙 최고의 기사단으로 키워낸 겁니다.”
영입제안대상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끝났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아르스 제국의 대장장이는 대대손손 대머리였던 가문의 사내라고 합니다.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대장장이로서 쌓은 막대한 부를 오로지 머리카락에 좋다는 모든 것에 쏟아부었지만, 단 한 올의 머리카락도 나지 않았다 합니다.”
“…….”
헤이즈와 민혁.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었다.
“심지어 날 때부터 대머리였다고 합니다.”
“…….”
민혁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릴 뻔했다.
“탈모르교의 교주 코루를 보내.”
“알겠습니다. 그리고 에피널 왕국의 매의 궁수부대를 이끄는 단장 론바이너라는 남성은, 암시장에서 베스트 셀러 작가 아르벨의 한정판인 옆집 하녀 넬스를 5만 플래티넘을 주고 구매했다고 합니다.”
“5, 5만?”
5만 플래티넘은 일반 기사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니다.
“전 재산이었다고 합니다.”
“……아르벨을 그에게 보내.”
“그리고 아카스 왕국의 드래곤 창술사 켈러는 오로지 창만이 최강의 무기라고 여기는 인물입니다.”
“창신 밴을 보내.”
“네, 중얼중얼중얼…… 생략.”
헤이즈는 대륙의 내로라하는 자들에 대해 꿰뚫고 있다.
이것이 정보꾼 아벨이 얻어온 정보와 취합하여 어디에 누구를 보낼지를 결정짓고 있었다.
천외제국은, 이제 겨우 건립을 끝낸 제국이다.
‘인재는 많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제국과 왕국, 루브앙으로부터 천외제국을 지킬 수 있다.’
기반 다지기가 탄탄해야 하는 법.
“마지막으로 아르도 제국의 사냥개 아마칼입니다. 이자의 특징은…….”
“특징은?”
“콘스티누 제국의 부흥만을 위해 산다는 겁니다.”
“…….”
가장 탐나는 인재가, 가장 곧은 자였다.
“이자는 내가 직접 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폐하, 영입을 위한 외교관들을 꾸려 파견 후, 저도 출발하겠습니다.”
헤이즈가 나섰다.
그녀가 나선 후, 민혁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오블렌, 부탁한다.”
[당신의 수호신이 어이없어합니다.] [당신의 수호신이 감히 자신한테 그딴 걸 시키냐며 화냅니다.] [당신의 수호신은 절대 당신을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하지만 민혁은 알았다.
‘해줄 거면서.’
작은 웃음을 지은 민혁이 아르도 제국으로 출발했다.
* * *
아르스 제국의 대장장이 한센.
그는 아르스 제국이 자랑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비록 전설과 신등급의 아티팩트를 만들 수는 없었지만, 대장장이 한센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같은 등급의 아티팩트여도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의 아티팩트 제작량은 제국 제일이기도 하였기에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인물이기도 했다.
아르스 제국군은 전부 한센의 아티팩트를 착용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그의 생산량이 유독 많은 이유, 그리고 열심히 하는 이유는 하나였는데, 아버님의 말씀이 크게 기여했다.
-아들아.
-예, 아버지.
-대머리는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하지 않는단다.
28대손까지 내려온 대머리의 저주!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열심히 살거라.
가슴 깊이 파묻히는 말이었다.
그에 한센은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그 덕분에 외적 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는 마음씨 좋은 아내를 만났다.
그러나 한센은 더 큰 고비에 맞닥뜨려야 했다.
‘아들이라니…….’
아들을 낳은 것이다.
한센은 절망했다. 자신의 아들도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할 것이 너무도 슬펐다.
그랬기에 이제까지 벌어들인 수십만 플래티넘 이상의 자금으로 대머리 치료에 힘썼다.
그러나 한 올도 나지 않았다.
단 한 올도!
한센의 어린 시절 별명은 ‘땀나는 문어’였다.
아버지의 별명은 ‘태양’이셨다.
할아버지의 별명은 ‘빛나는 문어’셨다.
그리고 또 그 할아버지의 별명은 ‘대머리독수리’셨다.
또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한센은 절망했다.
그러한 말들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알았기 때문이다.
수십만 플래티넘을 들여서도 대머리의 저주를 끝내지 못한 한센은 아내와 함께 아이를 껴안고 엉엉 울었을 정도다.
그랬기에 한센은 오늘도 대장간으로 향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어서, 이 지독한 저주를 끝내 아들만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게 할 것이다.
그때였다.
웅성웅성-
“뭐야?”
“어째서 다른 제국의 제국군이 우리 제국에 있는 거지?”
“외교관들이래요. 인재들을 영입하려 한다던데요.”
“인재영입? 허! 감히 남의 제국에서 말인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전에 협의된 이야기라네요.”
그에 길을 걷던 한센에게 한 사내가 손을 흔들었다.
“한센, 제국에서 자네를 영입하려 할 것 같은데?”
“그딴 거에 흔들릴 내가 아니오.”
한센은 가볍게 무시했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다.
만약, 온다면 해머로 머리를 후려치리라.
자신이 이 제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에게 많은 돈을 가져다주었고, 협조적으로 대머리 치료약을 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한센이 대장간에 도착했다.
그는 오늘도 대머리의 저주를 풀기 위해 풀무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르르륵-
그가 풀무질을 할 때마다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에서 땀이 흘러나왔다. 한센이 ‘땀나는 문어’라고 불리게 된 이유다.
그때, 천외제국이란 곳의 외교관들이 들어왔다.
“우리는 천외제국에서 왔습니다. 외교관으로 파견 오신 코루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난 그딴 것에 관심 없소이다.”
“그러지 말고 한번 이야기나 나눠…….”
“이 자식들이, 바빠 죽겠는데!”
한센의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안 그래도 서러웠던 감정이 폭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는 키가 크고 우직한 체격을 가진 사내였다. 그가 해머를 휘두르며 병사들을 위협해 댔다.
‘나도 대머리가 되고 싶진 않았다고!’
‘어째서 내 아들이 이 고통을 이어가야 하는데!’
황소처럼 해머를 휘둘러대는 한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였다.
“길고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저주였던 것 같습니다.”
“…….”
고귀하고 위대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신의 목소리처럼 거만했으나 한센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 듯했다.
“대대로 내려왔던 저주는 당신의 가문을 오랫동안 괴롭혀 왔던 것 같군요.”
그는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그가 한센의 앞에 섰다.
한센이 씩씩거렸다.
“당신들이 뭘 알아! 대대로 대머리였던 내 심정을 알아!? 그리고 아들마저 대머리로 살아야 하는 걸 바라봐야 하는 심정을 아냐고!!”
급기야, 한센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에 그를 바라보던 코루가 말했다.
“힘드셨을 겁니다. 아프셨을 겁니다. 오랫동안 고통스러우셨을 겁니다.”
“……크흐흐흐흑!”
“나 탈모르의 교주 코루. 당신을 위해 달려왔나이다.”
천천히, 코루가 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그가 말한다.
“저를 따라 하십시오. 당신의 머리카락이 자라나게 하겠습니다.”
사실 한센은 정신이 없었다.
너무도 슬프고 억울하여 사리분간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뿐.
“자라나라, 머리머리.”
“자…… 라…… 크흑…… 나라…… 머리, 머머리…….”
“더 크게! 더 힘 있게!”
“자라나라…… 머리, 머리……!”
“더 크게에에에에!!!!”
“자라나라, 머리머리이이이이!!!!”
그 순간, 코루가 피리를 꺼내어 불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센의 땀에 흥건했던 머리에 따스한 힘이 스며들었다.
‘따, 따뜻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곧 간질간질하는 느낌이 났다.
본래 코루의 탈모르 치료 효과는 하루 정도가 지나야 났다.
그러나 이제 코루도 탈모르 교주로서 성장한바.
삐질삐질-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한센은 자신의 머리를 쓸었다.
꺼끌꺼끌했다.
“어, 어어어억, 어어어어억……!”
한센은 감격하여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28대째 내려오던 대머리의 저주.
“저는 천외제국의 외교관 코루라고 합니다. 당신에게 천외제국으로 올 것을 제안합니다. 당신이 천외제국에 와야 하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코루가 인자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의 가문의 저주를 끝내줄 사람이 저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코루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머리로부터 해방된 자여.”
“마, 말씀하십시오.”
“생에 첫 샴푸를 사시오.”
“……!”
한센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샴푸를 사기 위해 달려갔다.
* * *
그 시각.
에피널 왕국의 매의 궁수부대의 단장 론바이너.
베스트 셀러 작가 아르벨의 광팬이었기에 5만 플래티넘이란 엄청난 돈을 들여 한정판을 산 그.
그는 당연하게도 모태솔로였다. 그런 그에게는 아르벨 작가의 작품들이 유일한 친구였고 소중한 휴식처였다.
그는 자신에겐 신과 같은 아르벨을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천외제국으로 오시죠.”
론바이너는 레벨로 치면 550에 이르는 엄청난 인재였다.
그의 활 솜씨는 왕국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런 그는, 에피널 왕국에서 태어났다.
비록 고아였으나 에피널 왕국의 복지에 의해 훌륭히 자라난 게 바로 론바이너다.
론바이너는 자신을 키운 에피널 왕국에 충성을 맹세한 몸.
“어, 어찌……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작가님!”
론바이너는 울먹이며 말했다.
“저는 론바이너 왕국에서 태어난, 고아였습니다. 그런 저를 거두어준 게 바로 이 나라요, 왕실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꼭……!”
그때, 아르벨이 말했다.
“신작 미리보기 이용권 영원히 지급.”
“……!”
“오직 그대에게만.”
“……!”
론바이너. 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어찌 작가라는 자가, 그것도 자신이 존경하는 자가!
“지금 가면 되나요?”
빛보다 빠른 론바이너였다.
야설은 위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