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34
밥만 먹고 레벨업 935화
신의 편집자 케런.
그는 최근에 ㈜즐거움과 합작하여 창신 밴을 이용한 광고영상을 만들어냈던 바 있다.
해당 광고영상은 ㈜즐거움의 매출을 몇 배 이상 뛰게 만들었다.
또한, 게임 전문가들과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광고에 선정되었다.
심지어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던 도중 시청한 꽤 길었던 밴의 영상은 즐투브에도 업로드되었는데, 1주일 동안 누적 조회수가 1억5천을 기록하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 창신 밴을 보기 위해, 혹은 NPC와 그런 우정을 쌓은 위대한 황제의 제국과 함께하기 위해 천외제국으로 이주하는 유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때, 케런이 민혁을 찾아왔다.
민혁은 한창 바쁜 때였다.
헤이즈가 민혁에게 보고했다.
“아브이토 영토의 남쪽에 최소 600레벨이 넘는 강한 몬스터들이 즐비하고 있습니다. 토벌대를 보내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극강팔인들과 그 제자들을 보내, 천외제국 병사들에게 그들의 힘을 보여줄 기회야.”
“알겠습니다.”
헤이즈에게 말한 민혁은 집무실에 들어온 케런을 보며 한숨 돌렸다.
“휴, 무슨 일이야?”
“바빠 보이시는군요.”
“아브이토 영토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네.”
아브이토 영토의 크기는 매우 거대했다. 또 루브앙 제국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개척해 낸 땅이다.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사냥터, 또 넓은 영토는 천외제국에 큰 득을 가져다줄 터였다.
민혁이 케런과 마주 앉았다.
“계승식 이후 폐하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민혁은 비록 네르바를 이기지 못했으나 그와 동등한 점수를 기록했다.
유저들이 대항할 수 없다고 알려진 네르바와 동등한 적격률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민혁은 이슈였다.
“세계 각 언론이 TV만 틀었다 하면 폐하의 이야기를 떠들어대고 있죠.”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참으로 기분 좋고 과분한 일이다.
그리고 케런이 입을 연다.
“밴의 광고영상 직후 많은 이들이 폐하의 광고영상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는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나, 밴의 광고영상에서 민혁은 그와 함께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바 있다.
애초에 아테네를 몰랐던 이들조차 ‘민혁.’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내 광고는 마지막쯤에 하기로 결정되지 않았어?”
최근, 민혁의 즐투브 영상이 게재된 적이 있다.
물론 떠들어대는 밸런스 붕괴에 대한 입막음용이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민혁의 광고영상이 나간다면, 최고의 효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는 게 민혁의 생각이었다.
“맞습니다. 폐하의 광고는 가장 마지막에 넣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오늘 폐하께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Q&A 인터뷰입니다.”
케런은 ㈜즐거움과 계약했지만 그 계약에는 천외제국도 함께 포함되었다.
케런은 천외제국의 홍보를 가장 훌륭하게 해내야 할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최근 계승식에 의해 아테네에서 가장 뜨거운 몇몇 이들이 존재합니다. 폐하와 데스, 알리 님입니다.”
물론 이들을 제외하고서도 신이 됨으로써 평소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이들에 대한 이슈가 증가하고 있다.
천외제국 내에서는 알리와 데스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
비록 신의 힘을 완전히 계승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을 선망하며 또 그들의 교에 들어가고자 하는 자들이 많았다.
“알리 님, 데스 님, 민혁 님의 Q&A 인터뷰를 이용해 더 많은 자들을 천외제국으로 영입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를 한다고 큰 효과가 있을까?”
“폐하의 인터뷰로 유입되는 것도 있겠으나 알리 님과 데스 님으로 인해 유입되는 것이 훨씬 클 겁니다.”
“아…….”
“질문에 하나만 넣어주면 됩니다.”
케런이 검지손가락을 펼쳤다.
“왜 천외제국을 선택하였는가?”
민혁은 감탄했다.
현재 네크로맨서 유저들과 마법사들은 신이 된 그들의 교에 들어갈까 말까를 망설이고 있다.
또한, 그들의 교로 들어가는 건 즉 천외제국 휘하에 들어오는 격이 된다.
“영상은 하나이지만 인터뷰는 총 세 분의 것으로 만들어질 겁니다. 가장 먼저 알리 님, 그다음 데스 님, 마지막이 민혁 님입니다.”
민혁은 그 말에 고개를 주억였다.
마지막 자신의 답변이 굉장히 크게 작용할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장해야 하나?”
그 질문에 케런은 고개를 저었다.
“솔직하게 해주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미 알리 님과 데스 님의 인터뷰 승인은 끝났기에 폐하께서 최종 승인만 내려주시면 곧바로 인터뷰를 따고 오겠습니다.”
“알겠어.”
민혁은 케런의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납득했다.
승인을 받은 케런이 곧장 알리와 데스의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걸음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케런은 눈을 빛냈다.
‘역시…….’
케런은 감탄했다.
그는 민혁에게도, 알리에게도, 데스에게도 ‘솔직하게’ 하라고 권장했다.
그 이유가 있다.
‘이들은 배우가 아니야.’
그랬기에 솔직한 말을 하면서 진심 어린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데스와 알리 인터뷰를 끝낸 케런은 다시 민혁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아테네를 시작하기 전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Q: 처음 아테네를 시작하고…….] [Q: 당신의 인생은…….]끊임없는 질문, 그리고 술술 나오는 민혁의 답변.
“…….”
그를 보면서 케런은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음 지었다.
‘대박이다.’
케런은 확신했다.
‘알리 님과 데스 님. 민혁 님의 인터뷰 답변. 확실한 효과를 낼 것이다.’
* * *
처형에 따른 세 번의 강제 로그아웃.
그리고 나태의 감옥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발에 쇠사슬이 묶인 발렌티노가 허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태의 감옥에 갇히셨습니다.] [경험치가 조금씩 감소합니다!] [이는 로그아웃 중에도 유지됩니다.]정말 끔찍한 형벌이다.
유저들은 접속하면 항상 몬스터 사냥을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레벨을 올리고 성장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나태의 감옥은 1년 동안 그 성장을 막으며, 심지어 경험치까지 갉아먹는다.
발렌티노는 예상했다.
‘한 달이면 탱커 랭킹 1위를 내줄 것이고.’
‘석 달이면 1만 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며.’
‘육 개월이면 나는 잊힐 것이고.’
‘일 년 후면 더 이상 내가 설 곳은 없어질 것이다.’
발렌티노는 발을 감싼 쇠사슬을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당분간 아테네에 접속하지 않을 것 같다.
로그아웃한 발렌티노.
그의 진짜 이름도 발렌티노였다.
그는 위스키병을 들고 한참이나 들이켜 댔다.
그러다 반쯤 풀린 눈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실시간 검색어 10위에 ‘발렌티노 공개처형’이 게재되어 있다.
이미 즐투브와 같은 곳에선 영상이 떠돌고 있었으며, 실시간 검색어 16위에는 ‘알리vs발렌티노’가 있었다.
‘젠장할.’
랭커의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허탈한 표정을 짓던 그는 실시간 랭킹 1위 민혁, 2위 알리, 3위 데스인 것을 확인했다.
의아함도 잠깐, 발렌티노는 피식 웃었다.
아직도 계승식장에서 ‘동료오오오오’를 외쳤던 자신이 낯뜨겁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재밌던 일이다.
혹시 몰라, 정말 혹시 몰라 발렌티노는 계승식이 끝나기 전 민혁에게 물었다.
-정말, 천외제국 가입불가?
미간을 찌푸린 민혁이 답했다.
-천외제국의 충직한 개가 된다면 모를까. 안 된다.
분명 모진 말이었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솔직히 이해는 되었다.
자신은 이제까지 천외제국과 꾸준히 충돌했고 이번에도 알리에게 해선 안 될 실수를 했다.
최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가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가도 개와 같은 취급을 받아야만 받아주겠다 이거였다.
그는 다시 위스키로 목을 축이며 왜 이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할까를 생각해 봤다.
곧 그는 4위에 떠 있는 ‘신들의 인터뷰’를 발견했다.
클릭하자 즐투브 영상으로 넘어갔다.
발렌티노는 반쯤 풀린 눈으로 영상을 재생했다.
치지지지지지직-
노이즈 낀 화면이 지나간다.
영상 속에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미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상의 가운데로 문구가 떠오른다.
[Q:아테네를 시작하기 전,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그가 머뭇거리다 말한다.
“솔직하게요?”
카메라가 위로, 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끄덕인다.
“대인기피증 환자, 오타쿠, 고아, 외톨이.”
[Q: 처음 아테네를 시작하고 어땠나요?]“다 똑같죠. 신기하고 재밌고 즐겁고…….”
[Q: 아테네를 하면서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 있나요?]그에 알리의 눈이 반짝였다.
“진짜, 동료를 모으는 것. 동료오오오오오!!!”
[Q: 당신이 하고 싶었던 일은 해냈나요?]그 말에 알리. 그가 작은 웃음을 짓는다.
가식도, 그 어떤 것도 없다.
한참을 말없이 작게 미소만 짓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동료들을 얻었죠.”
[Q:아테네를 한 후 당신의 인생은 어떤가요?]알리가 빙긋 웃는다.
대인기피증 환자, 오타쿠, 고아, 외톨이였던 그가.
“대인기피증을 이겨낸 오타쿠. 가족 같은 소중한 자들이 있는 삶. 그리고 이젠 외톨이가 아닌 남자.”
계속된 질문이 이어진다.
[Q:천외제국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그가 자신 있게 말한다.
“내 가족이 있고, 동료가 있는 곳. 설령 모든 것을 잃어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Q: 마법의 신이 된 소감은…….] [Q: 마법의 신으로서 마법사들을 이끌 자신이…….]여러 질문이 스쳐 지나가고 묻는다.
[Q: 지금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행복합니다.”
[Q: 마지막으로 당신은…….]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노이즈가 꼈다.
치지지지지지지직-
그 노이즈가 사라지고 앙상하고 음침한 눈을 가진 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데스였다.
데스. 그는 슬픈 표정을 짓지도, 즐거운 표정을 짓지도 않았다.
“한쪽 얼굴이 화상에 뒤덮인 괴물.”
처음 질문은 알리와 같았으나 후의 질문은 달랐다.
[Q: 천외제국의 민혁 황제와 함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무표정한 그가 말한다.
“그냥, 처음이었다.”
그가 카메라를 보며 답한다.
“괴물처럼 얼굴에 화상이 뒤덮인 나에게 그가 말하더군. ‘친구’라고. 가식된 말 따위가 아니었다. 심심하다며 내게 매일같이 전화를 걸었고 PC방을 가자며 날 찾아왔다.”
[Q: 천외제국의 황제는 어떤 사람인가요?]그 말에 무표정한 알리가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눈에 이슬이 맺혔다.
잠깐 목이 멘 듯 헛기침을 한 그가 말했다.
“고맙고, 멋진 친구다.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와 받았는데, 그 친구였지. 그는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뛸 듯이 기뻐하며 내게 말했지. ‘네 화상을 치료해 줄 의사를 구했어!’라며. 나보다 더 상기되어 휴대폰을 붙잡고 한 시간 동안이나 떠들어댔지. 어이없었어, 당사자인 나보다 더 기뻐하는 놈이라니.”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이 마지막 질문은 알리와 데스가 동일했다.
이미, 발렌티노는 알리의 답변을 본 바 있다.
[Q: 마지막으로 당신은…….] [천외제국이 멸망하여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괜찮나요?]그 질문에 앞선 영상에 나타났던 알리는 망설임 없이 답했었다.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면을 응시하는 알리의 대답.
“조금도.”
치지지지지지지지지직-
다시 노이즈가 꼈다.
또다시 새로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민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