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43
밥만 먹고 레벨업 944화
㈜즐거움.
모든 임원들이 거대한 화면에 집중하고 있다.
한참이나 그들 사이에서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았다.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만 들릴 정도였다.
그 정도로, 영상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다음.]단 한 번.
그 한 번의 광역기 스킬로 1,024명이라는 적들이 수만 개의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며 튀어나가는 단검에 베여 2초 만에 전멸했다.
그리고 박민규 팀장은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보며 현재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었다.
[여러분, 이제 숨 쉬어도 돼요.] [후하! 와, 나도 모르게 숨 안 쉬고 보고 있었음요.] [222222] [3333333] [스킬 없이 상대할 수 있는 숫자까지 상대하다가 단 한 번에 1,000명을 지워 버린다고?] [놀라운 건 알렉산더와 밥대장의 속도가 거의 비슷하다는 거임, 둘이 끽해야 10~30초밖에 차이 안 남.] [재밌다. 진짜 개꿀잼!] [밥대장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비공식 랭커가 분명함. 알렉산더에 견주는 다른 랭커가 숨어 있던 거임!] [미친, 이 시대에 태어나서 다행이다. 알렉산더와 밥대장의 전투영상을 볼 수 있다니.]한쪽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뺀 박민규 팀장이 말했다.
“엄청난 반응입니다. 현재 ATV방송국 시청률은 45%를 돌파한 실정입니다. 또 동시에 업로드되고 있는 즐투브에서도 알렉산더와 밥대장, 아니, 민혁을 비추며 생중계하는 영상이 말도 안 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즐거움은 똑똑했다. 게임채널 TV에서 다양한 무한전투 참가 유저들이 전투를 하는 영상을 교차시켜 송출 중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전투 방어자는 빠른 속도로 급감하게 마련이었다.
방어자가 10명 미만이 되었을 때, ㈜즐거움은 그 10명을 따로 즐투브 방송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10개로 나뉜 영상들 중 자신이 보고 싶은 ‘유저’의 전투장면을 선택해서 시청하면 된다.
그런 와중에, 알렉산더와 민혁은 동시에 송출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알렉산더와 밥대장의 무한전투!’라는 이 실시간 생중계 영상은 다른 영상의 97.4%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렇다.
모두가 두 사람의 모습만을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강태훈 사장도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직 ㈜즐거움이 준비한 이벤트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가장 많은 자들과 싸워서 승리한 열 명은 곧바로 이어지는 ‘별들의 전투’로 이어진다.
별들의 전투는 무한전투와 다르게 열 명이 합동한다.
“열 명의 유저가 도전자 전부를 상대한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리고 강태훈 사장이 피식하고 웃었다.
“유저들이 밥대장은 민혁이라는 사실을 알면 까무러치겠군.”
* * *
1,024명.
그 많은 숫자를 단 한 번에 강제 로그아웃시킨 민혁의 읊조림.
“다음.”
민혁이 그 말을 뱉고 흘끗 옆을 돌아보았다.
알렉산더도 민혁과 같은 생각을 가진 듯 보였다.
1,000명 이상부터는 스킬 사용 없이 상대하기가 불가능하다.
그 또한 단숨에 1,024명의 유저를 스킬 한 번으로 강제 로그아웃시켰다.
2,048명.
그저 마주 선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많은 숫자다.
또한 도전자 대부분이 방송을 시청하며 현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그들은 밥대장과 알렉산더를 상대하려면 망설여선 안 되는 것을 알았다.
곧 민혁을 향해 미친 듯한 스킬폭격이 쏟아졌다.
그림자 걸음, 민혁은 맞거나 혹은 피해내며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스킬들의 폭격 속에서도 단숨에 거리를 좁힌 민혁을 보며 그들이 경악할 때, 바글거리는 유저들 바로 앞에 선 민혁이 ‘무형검’을 발동한다.
그 순간, 한 개의 단검이 적들을 향해 날아간다.
그 한 개의 단검을 보며 유저들은 비웃었다.
그런데.
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촥-!
그 단검이 스쳐 지나가는 곳 인근에 있던 모든 유저들이 갑자기 자신을 찌르고 들어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형검은 보이지 않는 수백여 자루의 검이 ‘방어력’을 무시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스킬이다.
암살자 버전으로 변화한 무형검이 밀집되어 있던 유저 1천여 명을 단숨에 강제 로그아웃시킨다.
빛처럼 빠르게, 다시 유저들을 로그아웃시키기 시작한다.
유저들 틈에 둘러싸인 그는 오로지 ‘폭’의 힘으로만 그들을 제거해 나갔다.
초반에 많은 인원을 줄이는 것은 스킬로 대처하고, 나머지는 혼자 감당하는 게 나은 것이다.
“허억허억.”
갈수록 민혁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혼자서 많은 적을 도륙하고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유저를 넘어뜨려 명치에 단검을 꽂아 넣은 민혁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다음.”
곧바로 4,096명이 나타난다.
이젠 5천에 가까운 숫자다.
그들 사이로 민혁이 번쩍 날아오른다.
하늘 위로 날아오른 그가 다른 단검으로 스왑하여 그들의 중앙에 내던졌다.
콰자아아아악-
땅에 박힌 정체 모를 황금빛 단검.
바로 ‘대륙을 멸하는 검’이다.
무기는 변형시켜 놓으면 무한의 전장에서 그 형태가 유지된다.
그리고 대륙을 멸하는 검에는 ‘대륙 멸하기’라는 격렬한 지진과 용암을 토해내는 광역기가 존재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그 대륙 멸하기의 힘이 용암폭주로 변화하여 땅에서 미친 듯한 용암폭발을 일으켜 적들을 집어삼켰다.
대륙 멸하기의 힘이, 4,096명을 강제 로그아웃시킨다.
“다음.”
[4,096명을 상대로 승리하셨습니다!] [8,192명이 소환됩니다!]민혁이 상체를 숙이고 숨을 헐떡거렸다.
새로이 나타난 유저들이 작은 희망을 품는다.
“지쳤다!”
“이길 수 있어!”
“으랴아아아아아!!!”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흑빛 단검 한 자루를 볼 수 있었다.
휘리리리릭-!
그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1,024명을 흔적도 없이 지워 버린,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며 주변으로 튀어나가 적들을 갈기갈기 찢는 그 힘을.
“……이런 말도 안 되는!”
그 힘이 고작 20분도 안 되어 또 한 번 발동되고 있었다.
콰자자자자자자자자자자자작-!
또다시, 8,192명의 유저가 흔적도 없이 강제 로그아웃 당한다.
“다음.”
[8,192명을 상대로 승리하셨습니다!] [16,384명이 소환됩니다!]민혁은 새로이 나타난 유저들을 향해 기합성을 내지르며 달려갔다.
* * *
알렉산더.
그 또한 16,384명의 유저를 혼자서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 있었다.
심지어 이 16,384명 중에는 수준 높은 고레벨 유저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옆을 돌아봤다.
민혁이 하늘로 날아올라 적들 사이로 떨어져 내리며 스킬을 발현한다.
그 스킬은 불에 타오르는 단검을 단숨에 땅에 내리꽂아 엄청난 폭발력으로 주변을 휩쓸어 버리게 한다.
그 불에 타오르는 단검의 숫자만 해도 몇만 명을 집어삼킬 정도로 많았다.
‘필살검인가?’
민혁을 대표하는 스킬이다.
본래 엄청난 숫자의 낙뢰가 떨어지며 적들을 단숨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힘이다.
그에 알렉산더는 알아챘다.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민혁이 필살검을 꺼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알렉산더도 광역기 스킬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처음인가.’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이에게도 보이지 않은 힘이 있다.
그리고 ‘민혁’과의 경쟁에서 이 힘을 보인다는 건 자신도 전력을 다한다는 증거다.
그만큼 민혁이 강하고 뛰어나, 그를 인정하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무기군단.”
알렉산더가 지친 목소리로 읊조렸다.
바로 그 순간 알렉산더의 바로 앞으로 한 자루의 검이 소환되었다.
그 옆으로는 거대한 대검이 나타났으며, 이도류도 나타났다.
계속해서 빛이 되어 다양한 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궁, 활, 철퇴, 메이스, 다양한 형태의 창들.
수백여 개가 넘는 종류의 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이 바로, 알렉산더가 무한의 전장에서 100연승을 기록하고 획득한 스킬.
허공에 두둥실 뜬 수백 종류의 무기들이 정렬하여 떠 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놀랍게도 무기들은 아주 기초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유저들은 갑작스럽게 떠오른 무기들을 경계했다.
알렉산더가 무기들을 보며 말했다.
“학살.”
그 순간.
휘리리리리릭-!
두둥실 떠 있던 검 한 자루가 스스로 날아가 한 유저의 심장에 박혔다.
이윽고 활의 활시위가 저절로 당겨지며 화살이 걸린다.
그 화살이 한 유저의 심장을 관통했다.
또 여러 종류의 창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며 유저들을 꿰뚫어 버리기 시작했다.
수백여 개 종류의 무기들이 마치 ‘군단’의 병사들처럼 스스로 자아를 가지고 유저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이젠, 누가 오래 버티냐다.’
누가 더 빠르게 유저들을 사냥하느냐가 아니다.
이제 누가 최대한 오래 버티며 가장 많은 유저들을 이기느냐가 ‘승리’를 결정할 것이다.
이 무기군단이 사기적인 이유는 바로 사용자의 공격력, 방어력과 동일한 힘을 낸다는 것이다.
심지어 소환시간은 약 1시간이다.
알렉산더는 쓰게 웃었다.
물론 민혁은 ‘군신의 후예’다.
그 때문에 민혁은 여러 가지의 소환스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
‘고작 몇 분.’
최근 계승식장에서 민혁은 정체불명의 열댓 명의 병사를 소환했다.
그들은 무척 강했고 신들을 압박하기에 충분한 힘을 냈다.
한데, 알렉산더가 예측하기로 5분 정도만 소환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이 무한전투에서 5분이란 짧은 소환시간은 엄청난 도움이 되긴 힘들 것이다.
또한.
‘소환스킬이 있다면 다르겠지만 민혁에겐 그런 스킬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지.’
민혁은 천외제국의 황제라는 이점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이 ‘직업’은 아니다.
만약 민혁이 황제로서 가신들을 소환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알렉산더도 민혁을 의식하여 그에 대한 많은 자료를 연구했었다.
민혁의 소환은 ‘종속의 아몬드’로 시작되곤 했다.
이 무한전투에선 예외의 경우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일회성의 무엇도 사용할 수 없는바.
때문에 가신도 소환할 수 없는 게 맞다.
즉, 민혁은 이곳 무한전투에서 오로지 ‘식신’으로의 이점밖에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어느덧, 알렉산더가 숨을 고를 때 무기들이 1만6천에 이르는 유저 모두를 강제 로그아웃시켰다.
[16,384명을 상대로 승리하셨습니다!] [32,768명이 소환됩니다!]민혁도 다음 단계로 이미 넘어갔다. 승리를 점치는 알렉산더의 앞으로 3만의 유저들이 소환되었다.
* * *
3만 명의 유저들과 싸우는 민혁.
그는 분명히 지쳐 보였다. 아직 광역기 스킬이 남아 있긴 했으나, 지금은 사용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콰자아아아악-!
“크흡!”
유저들의 엄청난 스킬폭격에 민혁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살인귀의 흡수로도 회복량이 따라가는 게 쉽지 않을 정도다.
“허억허억.”
갈수록 민혁의 호흡이 거칠어진다.
비틀거리는 그를 향해 유저들이 미친 듯이 돌격해 온다.
그가 흐르는 땀을 훔쳐냈다.
[밥대장 잘했다.] [인정한다, 밥대장.] [와, 저 정도 싸운 것만으로도 인정.] [이제 한계인 듯. 계속 몸이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리고 있음.] [알렉산더에 버금가는 자.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모두가 밥대장을 치켜세워 준다.
그들이 보았을 때, 잠깐이라도 알렉산더와 동등하게 겨룰 자는 밥대장 이외에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때. 세계 유명한 스킬 분석가인 한 유저가 나타났다.
그는 요새 떠오르는 ‘밥대장’의 스킬들을 분석해 본다고 했었다.
[여러분, 스킬 분석가 에켄입니다.] [오, 밥대장 정체 알아냄?] [밥대장에 대한 스킬 분석 끝났나요?] [아시겠지만 무한의 전장에서 기존의 클래스가 아닌 다른 클래스를 선택할 시, 해당 클래스에 맞게 스킬들이 변형됩니다. 그에 따른 밥대장의 스킬들과 비슷한 스킬을 보유한 유저들을 수백 명 이상 추렸었습니다.]모두가 숨죽였다.
혹시 밥대장은 유명한 랭커일까?
아니면 정말 에켄도 알아내지 못한 은둔고수일까?
[그리고 저런 광범위 광역기와 스킬 개수 등을 가진 유저들로 다시 압축하여 추렸고 다양한 수들을 조합하여 단 한 명의 유저가 나왔습니다.]만인이 집중했다.
한 명의 유저가 나왔다는 건 익히 알려진 유저라는 의미였다.
[바로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입니다.] [엥? 설마요.] [민혁이요? 갑자기 민혁의 이야기가 왜 나와요?] [개잡소리 ㄴㄴ.] [말이 되는 분석을 해야죠. 식신은 단검 안 씀.]바로 그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유저들의 필살기 폭격을 맞는 민혁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어느덧 많은 유저들이 그를 둘러싸고 필살기 폭격을 시작하려 한다.
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궁지에 몰려 헐떡거린다.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
즉, 살인귀의 흡수조차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모든 유저들이 필살기를 동시에 퍼부으려는 바로 그때.
“전우(동료).”
짧게 읊조렸다.
그 순간.
새하얀 빛이 터져 나오며 백발의 노인이 하늘 위에서 나타났다.
[가신 밴의 모든 것이 당신의 레벨에 맞춰 하향됩니다!]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노인이 말했다.
“절대극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