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254
화약고 제국의 천재 대공-254화(254/256)
화약고 제국의 천재 대공 254화
맑은 눈의 이탈리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세계대전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니, 세계 대전이 맞다.
영국, 프랑스, 없어져 버린 빨갱이 국가, 미국, 일본과 합스부르크, 독일, 오스만 등 수많은 국가가 끼어들었으니까.
이런 전쟁을 누가 세계 대전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세계 대전에서 중립은 거의 없다. 외교의 신이 강림하거나 체급이 너무 커서 다른 국가들이 눈치 보지 않는 이상 중립은 큰 위험이 따른다.
전쟁에 휘말리기 싫다고 ‘우린 중립!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떠드는 괘씸한 놈을 누가 마음에 들어 하겠는가.
중립은 패전국과 승전국 둘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다.
1차대전에서 그리스는 끝까지 중립을 지켰다가 전쟁이 끝나고, 불가리아에 침공당했다.
누구나 알지 않은가. 불가리아의 행위는 절대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지만 국제 사회에 정의가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그리스는 약소국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영토를 빼앗겼다.
합스부르크, 독일이 밀어주는 불가리아를 누가 막아주고, 누가 그리스를 지지해 주겠는가.
아무튼 중립은 생각보다 유용한 포지션이 아니며, 세계 대전은 어지간하면 누군가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반도. 통일 이탈리아가 그대로 갈기갈기 찢기면서 수많은 공국이 생겨났다.
이들은 당연히 처음부터 동맹국의 편이었다. 수많은 공국의 군주가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이니까.
“언제까지 소규모 의용군으로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우린 군주입니다. 하지만 합스부르크 가문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적극적인 참전은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리 군주라고 해도 규모가 작은 공국에서 총동원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국민들이 그것을 용납하겠는가.
하지만 언제까지 의용군으로 버틸 수 없었다.
아무리 피가 이어졌어도 눈치는 봐야지 않겠는가.
“교황청을 보십시오.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로마 교황청, ‘세계를 불태우는 전쟁, 모두가 양보하고 평화를 이룩해야…’]평범하게 평화를 주장하는 메시지를 보내지만, 정말 가끔.
[교황, ‘우크라이나를 먼저 침공한 소련은 크게 반성해야 할 것.’] [로마 교황청, ‘협상할 용기가 필요한 시대다.’]아무래도 이탈리아 반도의 패권을 합스부르크가 확실히 휘어 잡고 있으며 황가와 로마의 관계는 매우 가까웠다.
로마조차 합스부르크를 조금이나마 더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저 또라이 같은 놈들…”
“그래서 남는 게 뭐가 있다고!”
“진짜 미친놈들 아닙니까?”
불가리아. 이 개또라이들 때문에 그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만 같았다.
불가리아는 그냥 한계까지 병력을 찍어내고 있는데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 군주와 은근히 합스부르크의 경제로 이득을 보는 공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중을 생각하면 너무 눈치 보이는 상황이다.
물론.
-공국이 우리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전할 필요는 없다. 대중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카를 1세는 그들을 이해해 줬지만, 여기서 정말 그렇다고 받아들이면 눈치 없는 병신이 될 뿐이다.
그들이 어떻게 군주가 되었는가? 다 카를 1세 덕분이다.
카를 1세가 그들을 인정해 주었고, 그들은 군주가 되었다.
그래도 아예 맹탕인 사람들은 아니라서 누군가가 총대를 메었다.
“우리도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았소. 움직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탈리아 반도에서 제일 발언력이 강한 국가.
양시칠리아 왕국이 먼저 나섰다.
***
양시칠리아 왕국의 군주는 페르디난도 3세였다.
그는 혈연으로 합스부르크에 빨대 꽂는 건 좋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건 눈치가 보이는 일이라 여겼다.
아무리 가문끼리 피가 이어져도 일방적인 이득을 얻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막말로 합스부르크는 이탈리아 반도의 공국이 없어도 상관없지만, 반대는 아니다.
합스부르크 덕분에 지중해까지 자유롭게 이용하지 않던가.
지중해에서 오는 경제적 혜택은 어마어마했고, 합스부르크 본토와 가까운 공국은 또 그만한 경제적 혜택을 얻었다.
“우리가 남입니까? 당연히 함께해야죠.”
“맞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합스부르크를 지지하겠습니까.”
불가리아처럼 미친짓을 할 수 없다면 뭉쳐서 하면 그만이다.
국민?
“지금의 혜택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우리가 받는 만큼 줘야 우리도 당당할 수 있다!”
지속해서 설득하면 된다.
그리고 티끌이라도 모아보면 그래도 티가 나기 마련이며, 이탈리아 반도의 인구는 절대 적은 편이 아니다.
그들의 목표는 군대였다. 충분히 많은 수의 병력을 함께 모아 훈련해서 전선에 투입하면 합스부르크에 뭐라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는가.
“소련이 나가떨어졌습니다. 우리도 이제 행동할 때입니다!”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 소련이 나가떨어진 마당에 계속 뭉그적거리면 때를 놓치는 법.
이탈리아 반도의 국가들은 합스부르크에 뒤늦게나마 병력을 동원하고 훈련했다고 전문을 보냈다.
합스부르크 입장에서 매우 좋고, 기특한 일이었다.
요청하기도 전에 스스로 준비하는 그들을 어떻게 나쁘게 보겠는가.
그리고 원래 병력이란 많을수록 좋다.
당연히 군부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다.
“동부 전선의 병력이 너무 많습니다.”
“서부 전선에 지원 병력을 보내도 엄청나게 남겠군.”
“인도와 버마도 서서히 병력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상군 지원은 굳이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러시아 제국은 어차피 한정된 전선을 맡을 거라 당연히 지원이 필요 없고요.”
“그나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멕시코인데 그곳은 지상군을 보낼 길이 막혔습니다.”
그럼 보낼 곳이 없는데?
그렇다고 병력을 놀려두는 게 더 말이 안 된다.
그래서 합스부르크는 생각했다. 병력을 보낼 전선이 마땅치 않으면 새로운 전선을 만들면 된다!
안 그래도 전선이 많은 합스부르크가 또 전선을 늘려?
어쩌란 말인가.
“새로운 전선이 동부 전선만큼은 아닐 것이다.”
“다중 전선? 그건 상대가 걱정해야 할 일이지, 우린 아니다.”
“너희는 다중 전선을 얼마나 버틸까?”
합스부르크군은 작전을 짰고, 발칸 반도의 강군 불가리아군을 이탈리아 반도로 보냈다.
그리고 불가리아군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혹한의 추위에도 별 불만 없던 불가리아군은.
“우리가 이런 약골들과 작전해야 한다고?”
“함께 싸우던 아군이 합스부르크군에서 이탈리아로? 와, 지금 이거 우리보고 그냥 하지 말라는 거 아닌가?”
“로마 이후에 이탈리아 놈들은 하나같이 병신이었지.”
“아프리카에 툭하면 패배하는 병신.”
“시발, 차라리 루마니아 놈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낫지.”
“걔넨 음습해도 존나게 열심히 싸워.”
“루마니아가 마음에 안 들어도 등 정도는 맡길 수 있지.”
“우크라이나, 폴란드 놈들은 의지가 미쳤지. 싸울 용기가 있는 친구들이야.”
아군이 불만스러웠다.
툭하면 합스부르크와 러시아 원정을 떠난 불가리아다.
한심한 수준의 이탈리아 놈들을 보고 만족할 리가 없지 않나.
“이, 이… 개자식들이…!”
당연히 이탈리아 연합군을 만든 양시칠리아와 공국의 군주들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
어렵게 만든 군대를 비웃으니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합스부르크에 떳떳할 수 있는 전공이다.
“이번에 제대로 성공한다면 합스부르크도 만족할 겁니다.”
잠깐의 굴욕은 참아야 한다.
여기서 아군끼리 싸워봐야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주도권? 어차피 그들은 거대한 세계 대전에서 잡을 욕심도 없다.
그렇다면.
“꼬우면 너희가 훈련시켜 보던가.”
“쫄?”
“그 천하의 불가리아가 겁나는 건 아니겠지?”
불가리아를 도발했다.
***
루마니아군은 불가리아군을 보고 아주 미개한 조직이라 평가한다.
“저런 곳에서 군생활하면 이승 탈출 마려울 것 같아.”
“너무 격식 없고, 천박하잖아. 저놈들이랑 짐승이랑 다를 게 뭐야?”
도저히 사람이라면 적응할 수 없는 조직을 보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아군이라면 괜찮다. 실제로 불가리아는 동맹국 내에서도 공세를 벌일 때 선봉을 자주 맡으니까.
그들의 저돌성과 용기는 전장에서 어마어마한 이점으로 작용하여 루마니아군도 인정하는 바다.
이런 이들에게 사내구실도 못 하는 이탈리아 놈들을 훈련시킬 기회는 매우 달가웠다.
“군주와 정부는 매우 현명하군. 그들도 결국 불가리아군이 강군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니까.”
“다 합스부르크 출신이잖아. 군사적인 일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수밖에.”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이탈리아군은 생각보다 더 폐급이었다.
“총으로 적을 쏘라고요? 우리는 마음이 약해서 그런 거 못 합니다.”
“나는 레이디를 지켜야 할 때 총을 들고 싶어요.”
“적국의 레이디를 꼬시는 일이라면 믿고 맡겨주십시오.”
러시아에서 혹한의 추위, 전우가 죽어가는 전장에도 꺾이지 않는 불가리아 지휘관들의 마음이 살짝이나마 꺾였다.
이런 놈들이 군인?
“이런 병신들로 전쟁을 어떻게 해?”
“지난 대전에서 닥돌하던 애들은 어디 갔어?”
“용기 있는 놈들이 다 죽으니까 이런 놈들만 남은 거지.”
“아.”
그나마 다행히도 시간은 많았다. 동부 전선의 병력이 재정비 후 배치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니까.
불가리아군은 이들을 처음부터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걸스카우트가 나서도 막히는 병신들이지만 달라질 거야.”
광기에 가득 찬 불가리아가 붙었는데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도대체 왜 백기를 준비하고 다니는 거야?”
“힘들면 항복해야 하잖아요?”
“항복 따위는 없어! 끝까지 싸우다가 죽어야 해!”
“왜요?”
“미친 새끼야! 그게 조국에 대한 충성이야!”
“후우, 우린 당신들처럼 싸우지 못합니다. 불가리아는 영혼이 없어요. 우리는 영혼이 풍부해서 누구를 증오하는 것을 못 해요.”
썩어빠진 패배주의와 낙천적인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려야 했다.
그리고 이번 작전에서 이탈리아군은 불가리아군과 함께 어려운 일을 맡아야 했다.
이탈리아 반도에서 육지를 이용하여 쳐들어갈 수 없다.
한정된 방법은 매우 어려웠고, 그것을 그들이 해내야 했다.
“수영이요? 우리가 그걸 왜 배워야 해요?”
“시발! 너희 사방이 바다인데 만약을 위해 수영 정도는 해야지! 우리 불가리아는 걸을 때부터 산을 타기 시작한다고!”
“우린 못해요. 그리고 수영 말고 배를 타면 되잖아요.”
“배가 가라앉으면 수영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럼 배를 안 타면 됩니다.”
“말을 말자! 그냥 걷어차, 이 빌어먹을 새끼들!”
풍덩!
바다에서.
“뛰어!”
“예? 지금 사람은 안 보이고, 건물은 코딱지만 하게 보이는 상공인데 왜 뛰어요?”
“적진지를 점령하려면 직접 가야지!”
“항공기가 착륙하면 그때 내리면 되는데요?”
“이 병신아, 포탄은 너희 할머니가 막아주냐?”
“아무튼 못합니다. 제대로 착륙하고 내려야 하는 게 맞아요. 항공기는 하늘에서 뛰라고 만든 물건이 아닙니다.”
“내려!”
“으아아아아아악-!”
하늘에서.
불가리아는 이탈리아군을 어떻게든 개조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시바아아아아알-! 차라리 전투에 내보내 줘! 이 답답한 놈들이랑 전쟁 못해!”
“그래도 함께 하니까 정도 들고 좋죠?”
“닥쳐, 이 자식들아!”
“부끄러워하기는.”
“크아아아악-!”
생각보다 지옥 같은 곳은 불가리아군의 멘탈을 하나둘 박살 냈다.
***
러시아 제국 수도 모스크바.
동맹국끼리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지만, 대충이나마 정보 공유는 이루어진다.
동맹국들에 큰 임팩트를 남기고 싶은 니콜라이 3세.
그는 군부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군부를 통해 많은 계획을 작성하게 했다.
그리고 정보 공유와 러시아 제국의 정보 수집으로 지중해에서 무언가 벌어질 거라 여겼다.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채지 않겠는가.
저만한 숫자가 모이는데 모를 수가 없었다.
“상륙 작전이군.”
“맞습니다. 폐하. 합스부르크는 적국에 또 하나의 전선을 강요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니콜라이 3세와 군부의 판단은 똑같았다.
지중해에 있을 수많은 함대, 남아도는 병력이라면 충분히 설득력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상륙 작전의 임팩트는 언제나 확실했고, 효과가 뛰어났다.
지난 대전에서 이스트리아 반도 상륙 작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오헝을 위기로 몰아가기는 했으며.
이번 대전에서의 상륙은 독일 주력을 완전히 전멸시켰다.
상륙 임팩트는 어지간한 대승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니콜라이 3세도 상륙 작전에 흥미가 일었다.
우리도 이런 거 하면 참 좋겠는데.
하지만 그는 바보가 아니다.
해군력도 변변찮은 러시아 제국이 무슨 놈의 상륙 작전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군의 해군력보다 중요한 건 시기와 상대의 해군력 아니겠는가.
허를 찌른다면 부족한 전력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상륙 작전을 참고하는 게 어떤가?”
“예?”
차르께서 상륙 작전에 꽂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