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02)_2
“내 아들을 잘도 이용해 먹었겠다.”
덥석.
맹등호의 커다란 손이 마종의의 머리를 붙잡았다. 얼굴 전체를 쥘 정도의 큰 손이었다.
“애, 애우, 애우…!(채, 채주, 채주!)”
마종의는 제 얼굴을 뒤덮은 커다란 손을 떼어내려 애썼으나 공력이 실린 아귀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했다.
맹등호의 손이 뿌드득, 마종의의 얼굴을 압박했다.
“끄, 으으으…! 아, 아여워…!(사, 살려줘…!)”
“죽여도 되나?”
맹등호가 물어왔다.
설화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전 볼일 끝났어요. 먼저 막사로 돌아가 있을게요.”
“설화야….”
청운은 남궁의 공자답게 쉬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설화는 그런 청운의 손을 붙잡아 끌었다.
“죽지 않으면 죽일 사람이에요. 죽인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살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마음이 조금 편해지실 거예요.”
청운이 미간을 찌푸렸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지만….
“이상한 논리구나. 하나, 무슨 얘긴지는 알겠다.”
“가요.”
“그래.”
손을 잡고 막사로 돌아가는 두 사람의 뒤로, 끄아아아! 하는 비명이 들려왔다.
이어서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은 사그라들었다.
* * *
“설화야.”
숲에서 나와 막사로 돌아가는 길.
돌연 걸음을 멈춘 청운이 설화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잠시간 청운과 그가 벌린 팔을 번갈아 바라보던 설화는 쭈뼛쭈뼛 그의 품으로 들어가 안겼다.
청운이 아이를 꽉, 끌어안았다.
“….”
설화는 조금 놀랐다. 그의 몸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기에.
“…아빠?”
“너를… 너를 또다시 잃게 되는 줄 알았다.”
청운은 령의 보고를 받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가씨께서…! 설화 아가씨께서…!’
정신이 아득해지고,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나락이 다시금 찾아온 것 같았다.
그때부턴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무작정 아이의 뒤를 따르려던 것을 령이 가까스로 붙들어 소호에 있던 청산 부부와 합류하게 했고, 황룡대를 이끌고 곧장 출발했다.
아이의 흔적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령에게 들은 쇠구슬만 청운의 눈에 들어왔으니.
“네가 없는 나는 살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너를 위해 가주가 되어달라 하였느냐. 하면 네가 내 곁에 있어 주어야지.”
“….”
“네가 죽으면… 난 어찌 살라는 것이냐.”
청운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다시 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그 작은 떨림으로 알 수 있었다.
설화는 그런 청운을 살포시 끌어안았다.
“…죄송해요.”
화린의 뒤를 쫓으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아버지, 청운이었다.
온전히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 딸을 위해 그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조심할게요. 그리고….”
설화는 청운에게 약속했다.
“절대 안 죽을게요. 아빠만 두고… 절대 죽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