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06)_2
그걸 이렇게나 무방비하게 써먹다니.
“크흐흐, 알다마다. 부작용이 오기 전에 끝낼 생각이다. 하니, 어디 한번 이 검도….”
훅―
“받아 보거라!”
천풍검법 2식 사위난룡!
황룡대주는 남궁의 무사답게 남궁의 검법을 써서 공격해 왔다.
단, 그 검이 흘리는 기운은 푸르지 않았다.
모양만 따를 뿐, 그의 검엔 하늘이 없었다.
황룡대주의 검이 설화에게 쇄도하는 그 순간, 설화는 몸을 비틀며 그의 검을 흘려냈다.
카강― 캉―
‘받아내려 하면 밀려난다.’
폭혈환으로 거세진 기운에 정면으로 맞섰다간, 검과 몸이 버티지 못할 터.
설화는 이를 앙다문 채 아슬아슬하게 검격을 흘려냈다.
공력은 초절정일지라도 황룡대주의 검은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한 거짓 강기.
그에 반해 설화의 공력은 절정일지라도 이미 화경의 경지에 닿아본 적 있는 검이었다.
상반된 두 사람의 검이 눈 깜짝할 사이 수십 차례 부딪혔다.
그러나 아무리 경험에서 앞선다 해도, 초절정의 공력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설화는 한 걸음씩, 밀려나고 있었다.
‘폭혈환의 기세가 사라질 때까지만 버티면….’
“적괴수가 그러더군! 널 데려오면 남궁의 일 공자를 죽여주겠다고!”
두근.
카강―!
설화의 검에 실린 힘이 찰나의 순간 흔들렸다.
그 찰나를 놓치지 않은 황룡대주의 입꼬리가 휘어졌다.
‘이거구나!’
그는 더욱 거칠고 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설화를 압박했다.
“좀 전의 폭발 이후 일 공자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건 알고 있나?”
설화의 평정심을 흔들어 보려던 그의 간계는 예리했다.
카칵, 칵!
공격을 받아내는 설화의 검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 그래봤자 아직 애새끼일 뿐이지! 이대로 더 몰아붙이면…!’
“저 망할 어린놈도 운 좋게 급소는 피해 간 것 같다만, 곧 죽을 테지?”
황룡대주가 실실 웃음을 흘렸다. 이제는 점차 짙어지는 살기가 두렵지 않았다.
“일 공자나 저놈이나. 이런 외진 곳에서 죽는 것이 다 누구 때문인 줄 아나?”
카칵, 카앙…!
“너 때문이다…!”
카앙―! 하는 부딪힘과 동시에 설화의 검이 날아갔다.
공중에서 휘휘, 돌던 검은 세 걸음 떨어진 땅에 박혔다.
“….”
설화는 부들거리는 오른 손목을 부여잡았다.
핏빛으로 번득이는 그녀의 눈동자가 황룡대주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섬찟한 그 시선에 괜스레 긴장된 침을 삼키며 황룡대주가 입을 열었다.
“넌 남궁으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너만 없었으면 일 공자가 돌아오는 일도 없었을 거고, 내 계획이 방해받을 일도 없었을 테지.”
이 공자를 차기 가주로 세우면 자연스레 그 아들인 소룡과 웅이 소가주 후보가 된다.
하나, 남궁웅은 형을 뒤로하고 가주의 자리를 탐낼 그릇은 못 되니 필시, 소룡이 차차기 가주가 되었을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남궁이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손에 더러운 피나 묻히면서 살던 것이 돌아오긴 왜 돌아와서….”
“그게 목숨 걸고 돌아온 꼬맹이한테 할 소리냐!”
퍼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황룡대주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설화는 그 자리를 대신한 누군가의 야무진 발을 멍하니 보다가 이내 바닥에 내려선 발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이런 뒷구멍을 입에 달고 다니는 놈을 봤나! 뚫려 있다고 마음대로 싸질러도 되는 줄 아느냐?”
씩씩거리며 설화 앞을 가리고 나선 이는, 비풍대주 섭무광이었다.
“퉤! 이 썩어 문드러져도 아까울 잡놈 같으니라고!”
언제나 그렇듯 어딘가 여유 넘치는 섭무광의 주위로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거친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