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1)_2
누군가 발소리를 죽이고 그 어둠을 헤치며 나아갔다.
뇌옥의 입구에서 낯선 인영은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잠시 후, 뇌옥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교대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틈을 타 은밀히 뇌옥 안으로 들어갔다.
적룡대주는 뇌옥의 가장 끝 방에 갇혀있었다.
일렁이는 작은 불빛으로만 밝혀진 어두운 뇌옥의 복도를 지나, 한밤의 침입자는 죄수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복도의 끝으로 다가갔다.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낀 적룡대주가 피곤한 눈을 들었다.
“…연 부인…?!”
자신을 찾아온 이를 마주한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여, 연부인!”
적룡대주가 허둥지둥 무릎걸음으로 창살 앞으로 다가왔다.
“내, 내 가족들은 어떻습니까? 잘 있습니까?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있는 겁니까?”
“적룡대주. 내일 천호전에서 무슨 얘기를 하려 한 거죠?”
“…예?”
그의 얼굴이 의문으로 물들었다.
천호전이라니? 얘기를 하다니?
“그게 무슨….”
“황룡대주에게 무슨 말을 들은 건가요.”
“무슨, 무슨 말씀입니까?”
“그대가 황룡대주가 남궁을 배신했다는 것을 듣고 천호전의 회의를 소집해달라 한 것을 알고 있어요. 모르는 척하려는 건가요?”
그러나 연소란의 말에 적룡대주의 얼굴은 더욱 경악으로 물들었다.
“화, 황룡대주가 남궁을 배신하다니요…? 그, 그게 정말입니까…?”
“그대가…!”
연소란이 답답하다는 듯 창살을 콱, 쥐었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아뿔싸.’
함정이구나.
그녀의 곁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가오는 걸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연소란은 뒷덜미가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애써 돌려 어느새 지척에 선 이들을 바라보았다.
가장 먼저 보인 이는 제 남편, 남궁청해.
그리고 그 뒤에 선 이는 가주인 남궁무천과 총관 그리고 흑룡대주였다.
“고작….”
청해의 입매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고작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소. 부인.”
“…서방님.”
“이 정도 얕은수에 걸리다니, 부인도 꽤나 다급했던 모양이오.”
“….”
연소란의 눈동자가 모여든 이들을 바삐 훑었다.
들켰다.
하나, 아직, 무엇을 들킨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들었는지도 아직 모른다. 어쩌면, 이 상황만 잘 넘기면….
연소란이 짧게 심호흡하고 자세를 바로 세웠다. 언제나 그러했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곳에 온 건, 적룡대주께서 잘 계신 지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이전부터 남궁의 사람들을 챙기며 돌보아왔다는 것을 서방님께서도 아시지 않나요…?”
그러나 청해의 표정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저 방관하고만 있지만, 뒤에 있는 세 사람의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었다.
“허락 없이 뇌옥에 들어온 것은 잘못한 일이지요. 하나, 적룡대주의 가족들이 아버지의 소식을 눈물로 기다리고 있으니 제 마음이 좋지 않아….”
“내가 지금, 말장난을 하려는 것 같소?”
가련한 척 제 몸을 감싸 안던 소란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15년을 부부로 살며,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온몸의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