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5)_2
이전 생에 대적하던 이의 성장을 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나도.”
그녀의 입가에 선선한 미소가 번졌다.
“구해줘서 고마웠어.”
* * *
“안에 계신가?”
섭무광의 물음에 가주전 앞을 지키고 있던 흑룡대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계십니다.”
“좀 어떠신가?”
“뭐, 똑같습니다. 내색하지 않으시려 하지만 곁에 있기만 해도 목덜미에 칼을 디밀고 계신 듯한 기분이니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오죽하면 총관 어르신마저 핑계를 대고 자리를 피하셨을까.
지금의 가주님께 다가가는 것은 죽여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섭무광이 쩝,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주전 전체가 흉흉한 기운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한 느낌이 영 불편했다.
“들어가 보십시오.”
“나를 지금 황천길로 내모는 건가?”
“설마 죽이기야 하시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비풍대주님을요.”
“거참 근거 없는 자신감일세. 들어가는 건 난데 왜 자네가 자신 있는 건데?”
“일단 가보시면 압니다. 어차피 보고하실 내용이 있으신 것 아닙니까?”
“맞지.”
“그것 보십시오.”
안 그래도 총관 어르신께서 나간 지 한 시진은 되어 슬슬 가주님의 상태를 살필 때도 되었다.
비풍대주라면 그 일에 제격이었다.
스르륵-
흑룡대주는 제 손으로 직접 가주전의 문을 열어주었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흉흉한 가주전을 올려다보던 섭무광은 이내 안으로 들어섰다.
집무실에 가까워질수록 멀리서부터 느껴지던 흉흉한 기운은 거의 흉포한 수준이 되었다.
복도 가득 남궁무천의 분노가 포효하듯 소리 없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러나 섭무광은 알고 있었다. 그가 참고 있기에, 이 정도라는 걸.
“형님. 무광이오.”
문 너머에서 ‘들어와라.’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섭무광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집무실 문을 열자마자 피 냄새가 훅, 끼쳐와서 인상을 찌푸렸다.
“안 씻으셨소?”
“씻었다. 몸에 배었을 뿐이지. 요 며칠 내 직접 몇 놈 베었더니 원한이라도 묻은 모양이지.”
“원한은 개뿔. 죽을만해서 죽은 거요.”
요 며칠 사이 드러난 남궁의 종기는 심각했다. 고름이 고이다 못해 살이 썩어들어가고 있음에도 여태껏 알지 못했던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남궁무천은 가주로서, 가문을 올바로 이끌지 못했다는 자책과 분노에 제 손으로 죄인들을 처단했다.
변명도, 호소도 통하지 않았다.
횡령은 몰수로.
남용은 징수로.
죽음은 죽음으로.
그들은 그들의 죗값에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
가문의 담장 너머에선 남궁의 손속이 잔인하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가문 내의 누구도 그것을 과하다 말하지 않았다.
가문인들은 오히려 이번 일로 남궁무천을 더욱 두려워하고, 인정하게 되었으며 남궁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남궁무천이 피곤한 표정으로 눈가를 꾹, 누르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청해가 소가주 후보 자격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