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6)_2
한데, 아이는 놀랍게도 뇌전의 기운을 막힘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받아들이는 것뿐이랴?
뇌전의 기운은 아이의 몸속에서 이미 하늘의 기운과 조화를 이루어 가고 있었다.
족히 한 달, 길면 몇 달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 일을 단번에 해낸 아이를 보며 섭무광은 솜털이 쭈뼛, 서는 전율을 느꼈다.
‘진정, 무신(武神)이라도 된다는 것이냐.’
형님도 이 아이의 재능을 보신 거겠지.
어디까지 성장할지, 얼마나 강해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손녀를 보며 어떤 기분이었을까.
얼마나 소중하고, 대견했을까.
그런 아이를 흔쾌히 제게 맡겨 주다니.
‘이것 참… 어깨가 무거워지는구만.’
에잇, 쓸데없이 푸른 남궁 같으니라고.
내가 왜 하늘을 보아서.
그 청명한 빛에 눈이 멀어 이 지경까지 오고야 말았을꼬.
섭무광이 실실, 웃음을 흘렸다.
아이의 몸에서 뒤섞이는 기운을 보니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북받쳐 올라와서 계속 웃음을 흘렸다.
참으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운기가 끝나고 눈을 뜰 때, 설화의 눈동자 속에서 작은 빛이 츠츳, 일렁였다.
설화는 제 내공의 변화를 깨달았다.
내공의 성질을 바꾸려 한 건 아닌데, 섭무광의 말을 듣고 뇌전을 떠올리다 보니 그리되었다.
공력을 끌어올려 보았다. 붉은 기운은 여전했으나, 그 기운을 휘감은 뇌전의 기운이 느껴졌다.
붉은 기운을 휘두른 새하얀 기운.
섭무광의 말대로 정말 내공이 무기를 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에 자신이 놀라서 설화는 멍하니 제 입매를 더듬었다.
“크하하하하!”
섭무광의 웃음소리가 벼락같이 터져 나왔다.
설화가 놀라며 그를 돌아보았을 때, 그는 정말로 즐겁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가 설화의 머리에 툭, 손을 얹었다.
“맹랑한 놈.”
머리를 살짝 헝클어트리던 손이 점점 거칠어져서 벅벅 문질러댔다.
“아이고! 요 기특한 놈!”
아주 예뻐 죽겠다는 듯이.
실실대며 계속 문질러대는 통에 설화는 결국 그의 손목을 텁, 붙잡았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섭무광은 그런 앙칼진 눈빛에도 크하하하! 웃음을 터트릴 뿐이었다.
* * *
수련을 마치고 세가로 돌아오니, 전각 앞에 누군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셋째 부인, 모용연화와 화린이었다.
“언…! 니….”
설화를 발견한 화린이 퍼뜩, 큰 소리로 반가워하려다가 도로 소심해졌다.
“안녕하세요, 숙모님. 안녕, 화린아.”
“안녕….”
화린이는 수로채에 다녀오기 전처럼 수줍어했다. 붕붕 흔들던 팔도 작은 인사로 바뀌었다.
수로채에선 진소약과 잘만 뛰어다니더니. 엄마 옆이라 어리광을 피우고 싶은 걸까.
화린의 인사에 미소로 화답해 준 설화가 모용연화에게 물었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 아버지께선 아직 천오동에서 나오시지 않았어요.”
“알고 있단다. 너를 만나러 온 거야.”
“저를요?”
모용연화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산의 소도장이 깨어났다는 얘기를 들어서.”
유강은 깨어난 이후 착실히 회복되어 며칠 새 이제는 뛰어다니기까지 하고 있었다.
“혹시 괜찮다면 우리 처소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하지 않으련? 웅이도 불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