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8)_2
사 혈주는 흑선보주가 아닌 모양이었다.
얼굴에 흉터를 가진 이들은 수없이 많으니 비슷할 수도 있겠지.
“네 할아버지도 쉬이 살아오신 분은 아니지.”
섭무광의 미소가 씁쓸함을 머금었다.
그 표정에서 말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지난 시간의 애환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기색은 금세 사라지고 그가 검을 뽑아 들며 소리쳤다.
“그래서 내가 이 얘기를 왜 하느냐!”
섭무광의 검이 은은한 노을빛 아래에서 번득였다.
“그날 이후 수많은 검수들이 검황의 뒤를 쫓고 싶어 했다. 검황의 검을 한 번이라도 보면 머릿속에서 그 검이 잊히지 않아 미칠 노릇이었지. 그중 하나가? 나다.”
섭무광이 흐흐, 웃으며 검을 훙, 훙, 휘둘렀다.
“네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탄생한 검법을 보여주마.”
그의 표정은 한층 여유롭고, 단단했다.
“잘 보거라. 유뢰천풍검(流雷天風劍)과 창궁치뢰검(蒼穹馳雷劍)이다.”
섭무광이 노을빛 아래에서 널따란 터 중심에 기수식을 취하고 섰다.
이내 그의 공력이 발산되고, 설화는 저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천지가 울부짖는 듯한 공력. 뇌전의 기운이 공간을 찢듯 흘러나와 성난 기세를 뿜어댔다.
그 중심에서 섭무광이 움직였다.
섭무광의 검은 그가 처음 풍뢰검법을 보여주었을 때처럼 여전히 위력적이고 빨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기에 또 다른 기운이 더해졌다.
이전엔, 뇌전의 기운이 홀로 광포하게 날뛰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천풍에 타오른 모양새야.’
흐르는 바람에 하늘 높이 몸을 맡기어 조금 더 자유롭고, 쾌활하게 흐르는 듯한 모양새.
설화는 검법을 펼치는 섭무광의 모습이 마치 바람을 유영하는 뇌전 그 자체로 보였다.
그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더 빠르고, 더 날카로웠으며 더욱 유려했다.
“….”
오싹한 쾌감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검법을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뛰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으로 팽팽해졌다.
그 사이, 섭무광의 검법이 또 한 번 바뀌었다.
츠츠츠츠-
‘창궁치뢰검.’
조금 전의 검은 천풍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거대한 창궁을 내달리는 기운이었다.
뇌전은 구름과 구름 사이를 내달리며 천지를 진동시킨다.
하늘을 번쩍이고, 어둠을 몰아낸다.
지금의 섭무광의 검이 그러했다.
츠츳-! 콰앙-!
온 연무장 가득 어두운 구름이 낀 듯한 착각이 일었다.
섭무광의 검은 그 속을 날뛰었다.
그 검엔 그의 포효가 담겨있었고, 남궁무천을 향한 경외가 담겨있었다.
세상의 편견과 멸시를 짓밟고 강호의 정상에 우뚝 선 이를 향한 존경이 담겨있었다.
후우우우….
섭무광의 검이 멈추고도 설화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온몸에 저릿저릿한 전율이 흘렀다.
10대 고수는 아니지만, 자신의 독문무공으로 천하에 이름을 퍼트린 이의 검이란, 실로 경이로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