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9)_2
서책으로 남겨진 무공이 아닌, 그가 이루어 낸 그의 역사.
“그런 것들이… 전 좋은 것 같아요.”
제 작은 손을 내려다보며 기특한 말을 하는 아이를 섭무광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이가 수련을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았다.
수련하던 중에 종종 아이의 어릴 적 웃음이 엿보이곤 했으니.
그것을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는 훌륭히 그것을 해내었다.
그러니 어찌 아니 기특할 수 있을까.
“하면, 이전엔 어떠했느냐.”
“네?”
“가문으로 돌아오기 전엔, 무슨 마음으로 검을 휘둘렀느냔 말이다.”
“….”
설화의 말문이 막혔다.
아이는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아이의 표정은 대답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잠시 아이를 기다려 주던 섭무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대한 답은 네가 준비되면 해도 된다.”
“…죽이는….”
“음?”
“…죽이는 것이요.”
식기를 가지런히 내려놓은 설화는 양손으로 탁자를 붙잡았다.
이전엔 어렵지 않았던 말이었는데, 왜인지 이제는 제 입으로 내뱉는 것이 쉽지 않아 입 안에서 자꾸 맴돌았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콱 막힌 목을 열어 목소리를 토해냈다.
“죽이는 것만이… 검을 드는 이유였어요.”
혈마가 지시하면, 교의 대업에 방해가 되면.
설화가 말한 죽음이란, 이전 생에 켜켜이 쌓인 그녀의 업보였다.
제 손에 죽은 이들의 원망이었다.
“전….”
눈가에 알 수 없는 열기가 차올랐다.
아니, 눈가뿐 아니라 얼굴 전체가 화끈거리는 기분이었다.
눈앞이 부옇게 물들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저는….”
목구멍이 뻑뻑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탁자를 잡은 양손에 힘이 들어갔다.
얼굴을 들 수 없어서 고개를 숙였다.
이윽고 작은 두 손 사이로 무언가가 후드득, 떨어졌다.
“나쁜… 아이였어요….”
옅은 고동색의 식탁이 짙은 고동으로 물들었다.
한 방울의 짙은 고동은 한 방울, 한 방울, 제 영역을 넓혀갔다.
설화는 그 모습이 보기 싫었다.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울고 싶지 않았다.
겨우 이런 말에 우는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했다고. 무슨 잘난 말이라고.
역시 감정이라는 건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변화는 두려운 것이다.
차라리 감정이 완전히 사라졌던 지난 생이 나았다.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일 바에야.
설화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눈물을 멈추는 방법을 몰라서 할 수 있는 건 그런 것뿐이었다.
텁.
“…?”
설화는 제 입에 부딪힌 폭신한 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주먹만 한 만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