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1)_2
그들의 눈엔 커다란 어른이 애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 우스울 수밖에 없었다.
적룡 조장은 얼굴을 와락 구기며 목검을 집었다.
“오냐.”
보지 못했으니, 믿을 수 없다.
믿지 못하겠으니, 제대로 확인을 해야겠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난 적룡 조장은 일화를 향해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하고 섰다.
“어디 한번 제대로 해 보자꾸나. 이 건방진 꼬마 놈아.”
그의 눈빛이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더 이상 아이라고 우습게 여기지 않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제는 알 수 있다.
‘강하다.’
이 아이는 강하다.
느껴지는 기운은 작지만, 그보다도 뛰어난 무위를 지니고 있다.
어쩌면 자신보다도 더.
절대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상대다.
진지해진 그에 맞서 일화 역시 검을 쥐며 제대로 된 자세를 취했다.
상대가 전심을 다한다면 일화 역시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만 상대해 줘 볼까.
사실 조금 궁금하다. 자신이 남궁을 정말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남궁은 강하다.
강하기 때문에 함부로 덤벼드는 적이 없다.
하지만 정말 강한 것은 가주와 몇몇 절대 고수들일 뿐, 남궁의 무사 전부가 강한 것은 아니다.
그 말은 즉, 남궁의 무사들은 남궁이라는 이름 아래 보호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적이 없으니 싸울 일이 없어.’
싸울 일이 없으니 안일할 수밖에.
오랜 안일함은 검을 무뎌지게 한다. 하지만 정말 무뎌지는 것은 검이 아닌 저들의 마음가짐이다.
‘내가 정말 이들의 마음을 벼릴 수 있을까.’
이미 평안에 찌들어 있는 이들을 달구고 두드려 날카롭게 만들 수 있을까?
이들에겐 과연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그것이 일화가 적룡 조장의 싸움에 응해 주는 이유였다.
“타핫!”
적룡 조장이 먼저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자신을 두 번이나 무릎 꿇린 아이였다. 봐주고 말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탁! 타닥! 탁!
일화는 빠르게 쇄도하는 그의 검을 연달아 가볍게 받아쳤다. 정면으로 받아치기보단 상대의 힘을 이용해 공격을 흘려내는 식이었다.
‘무슨…!’
오가는 검격 속에 적룡 조장은 당황했다.
분명 온 힘을 실어 검을 휘둘렀다. 어린아이라고 봐줄 생각도, 쉽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아이는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검을 받아 내고 있었다.
이게 말이 되나?
이렇게 어린아이가 자신의 검을 이리도 쉽게 받아치는 것이?
타악―!
“흡!”
적룡 조장이 당혹스러움에 빠져들고 있는 그때, 일화의 검이 그의 팔목을 때렸다.
하마터면 검을 또다시 놓치는 추태를 보일 뻔한 적룡 조장은 검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집중하세요.”
그의 이마에는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