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22)_2
이번 일은 섭무광을 꾀어내기 위한 함정이다. 아니, 함정조차 되지 못한다.
어느 누가 목표물을 알려주고 꾀어내는 것을 함정이라 부를 수 있을까.
“저들이 노리는 건 대주님이에요. 이번 일은 본가를 흔들기 위한 저들의 술수예요. 대주님을 보내시면 안 돼요, 할아버지.”
그러나 의도가 뻔한 술수임에도 혈마가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딴 건 상관없소.”
설화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살아있다는 가능성만 있으면 충분하오.”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가겠소. 형님이 말려도 갈 거요.”
이전 생에, 풍뢰신은 비슷한 일로 운남에 갔고, 운남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 당시 설화는 그 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그가 어떤 식으로 죽었는지는 들을 수 있었다.
죽을 자리가 뻔한데도 왔다더라. 정파인들은 자존심 때문에 죽는다던데 딱 그 꼴이었다더라.
“난 내 수하들을 구해야겠소. 가야겠소. 그러니 가겠소.”
참으로 한심한 죽음이지 않으냐.
“구할 수 없을 거예요.”
설화는 고개를 돌려 섭무광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남은 대원들을 살려주지 않을 거예요. 저들의 잔혹성을 보셨잖아요. 지금 가도 늦었을 거예요.”
덫을 치고 먹잇감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쉬이 미끼를 내어주겠는가?
그들은 이미 남은 비풍대원들을 죽였을 것이다. 자신이 아는 혈교는 그런 곳이다.
“가면, 살 수 없을 거예요. 본가엔 그깟 열 명의 대원보다 대주님 한 분의 목숨이 훨씬…!”
“그깟이 아니다.”
“….”
“내 수하들은 그깟 놈들이 아니다.”
“….”
“그놈들, 날 기다리고 있을 테지.”
왜 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왜 도와주지 않았느냐고 원망하였다.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하였다.
본가의 손에 죽기 위해 돌아온 놈들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어찌 그 말을 듣고 가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가겠습니다. 가주님.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남궁무천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천호전이 침묵에 휩싸였다.
열 명의 비풍대원들이 그곳에 있다.
남궁의 주요 전력이지만, 그들의 생사는 확실치 않고 이것은 필시 혈교의 함정이다.
그러한 곳에 간다는 건 무덤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었다. 하나.
“허한다.”
그곳에 있는 열 명의 비풍대원들은 모두, 남궁이라는 이름 아래 제 삶을 바친 이들이다.
“하늘은 천하를 외면하지 않는 법.”
그것이 고작 열 명의 목숨일지라도.
“저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결코 하늘의 의(義)를 따르는 자라 할 수 없음이다. 죽었다면 시신을 수습해 와야 마땅하고, 살아있다면 본가의 지원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터.”
본가는, 남궁이다.
“가거라. 가서 네 뜻을 다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