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24)_2
“….”
“엇차.”
남궁무천이 다가온 설화를 번쩍 들어 제 무릎 위에 앉혔다.
“?!”
설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눈으로 돌아보니 남궁무천이 허허, 웃음을 흘렸다.
“오늘이 아니면 내 언제 손녀를 무릎에 앉혀볼까, 싶어 오라 하였다. 싫더냐?”
“…아뇨.”
“그래. 하면, 이리 대화하자꾸나.”
설화는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의 무릎에 앉아본 건 기억이 나지 않으니 생전 처음이라 할 수 있지만, 싫지는 않은 기분이었다.
가슴이 간질거리는 느낌도 무엇인지 이제는 어렴풋이 안다.
이건, 좋은 기분이다.
“그래. 무슨 말을 하려 하였지?”
“내일 바로 출발할 수 있을까요? 화산으로요.”
“그러고 보니 화산의 제자가 도착하였다 하였지. 그래. 네 말대로 채비를 해 놓으라 하였으니 내일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둘러 화산으로 가는 것이 섭무광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미리 해 두었다.
그 말을 듣고 남궁무천은 곧장 화산으로 출발할 채비를 해 두라 일러둔 참이었다.
“할아버지.”
“그래.”
“이틀 전, 그 사람이 찾아왔었어요.”
“그 사람?”
“화오루주요.”
“!”
“그 사람이 비풍대주님을 해하겠다고 했어요.”
인자하던 남궁무천의 표정이 일순, 심각하게 굳었다.
“그걸 어찌 이제야 말하는 것이냐?”
“제가 이 말을 미리 했다면, 대주님은 가지 않으셨을까요?”
“….”
남궁무천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았더라도 섭무광은 갔을 것이고, 자신은 그런 그를 보냈을 것임을 알기에.
“말하고 싶었어요. 말하려 했어요. 하지만….”
설화가 남궁무천을 바라보았다.
“말하지 못했어요. 그 사람이 저를 찾아왔었다고 말하면, 할아버지께서 그 사람에게 맞서려고 하실까 봐요.”
그날, 남궁무천은 제 손으로 비풍대원 다섯의 목을 베었다.
비풍대원은 섭무광의 수하이기 전에 본가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들을 제 손으로 죽인 남궁무천의 심정은 어떠할까. 가주로서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얼마나 무거울까.
그런 상태로 혈마가 근방에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남궁무천은 필시 그 자리에서 수색대를 보내 혈마를 찾아내어 맞서려고 했을 터였다.
그리고 섭무광을 막지 못했던 것처럼, 자신은 그런 남궁무천을 막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이 두려웠다.
“전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대주님께서 굳이 운남으로 가신 것도, 할아버지께서 대주님을 그 위험한 곳으로 보내신 결정도요.”
정파의 신념은 조금 알 듯하다가도, 이럴 때마다 다시 성큼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옳으니 그리하신 것이겠죠.”
이전 생의 삶을 더해도 설화는 남궁무천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았다.
남궁무천은 자신보다 오랜 시간을 살았고, 더 많은 경험을 했고, 더 높은 경지에 오른 이이니, 분명 자신이 생각지 못하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을 터였다.
“그래서 보고 싶어요. 불리한 결정을 해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요.”
“….”
“그러니까….”
설화는 저를 받치고 있는 남궁무천의 손을 꼭 쥐었다.
여전히 제 손으로 잡기엔 크고 두툼한 손을.
“살아주세요.”
힘을 주어 꼭, 쥐었다.
“반드시 살아주세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