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25)_2
다른 이도 아닌 검황이 화산으로 향하고 있으면서, 화산에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는 것이 습격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그럼에도 당연하다는 듯 뻔뻔하게 구는 남궁의 태도가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저라도 연락을 넣는 것이 좋을 듯하니, 마을에 들르면 발 빠른 서신을 보내겠습니다.”
“그리하시오.”
“?!”
흑룡대주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리 순순했다.
이럴 거면 왜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지?
불쾌함과 의아함만 커졌지만, 유표가 그 이유를 알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 *
“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
“사형!”
벌써 이틀째.
일행은 마을에 들르지 않았다.
관도를 통하기로 해 놓고는 지름길을 안다며 낯선 길로 이끈 이후, 줄곧 작은 마을 하나 없는 인적이 드문 길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숙을 위해 모닥불과 천막을 정비하던 흑룡대주는 갑작스레 찾아와 씩씩대는 유표와 그를 말리는 유강을 돌아보았다.
“어찌 화를 내시오? 잠자리가 불편하시오?”
“잠자리 때문이겠습니까! 지금 이게 뭐 하는 거냐는 말입니다! 제가 본문에 서신을 보낼 수 없도록 마을을 일부러 피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소란에 흑룡대원들 뿐 아니라 설화와 초련도 밖으로 나왔다.
나와보지 않는 것은 남궁무천뿐이었다.
“일부러 피해 가다니. 말이 지나치시군. 도장은 어찌 나를 그런 간사한 사람으로 만드시는가? 난 그저 길을 서두르기 위해….”
“변명은 그만하십시오!”
유표가 검을 빼 들었다.
유강이 놀라며 그를 만류했으나, 유표의 기세는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흑룡대원들이 술렁이고, 흑룡대주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유표가 흑룡대주를 향해 검을 세우며 소리쳤다.
“화산에 가려 하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진정 우리를 호위하기 위함이라면 화산에 미리 연락을 취하는 것이 도리일 터! 이리 간사한 수를 써서 연락하지 못하게 함은 필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유표의 말에 흑룡대원들이 분개했다.
오로지 화산의 두 도사를 보호하기 위해 이 불편한 잠자리까지 감내하고 있는데 꿍꿍이라니!
거기다 제 검대의 대주에게 검을 세우는 모습이 흑룡대원들을 자극했다.
흑룡대주 남궁혁은 그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 덤덤한 표정으로 섞여 있는 설화를 흘낏,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설화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흑룡대주가 손을 들어 당장이라도 검을 뽑으려는 흑룡대원들을 진정시켰다.
“유표 도장께서 단단히 오해하신 모양이군. 정말 불순한 저의 같은 건 없소. 하나, 이리 말하여도 듣지 않을 것 같으니. 이건 어떻소?”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이 자리에서 나와 겨루어 이기면 내일은 길을 돌아서라도 마을에 들르도록 하겠소. 다만, 검을 드는 건 너무 본격적이니 검이 아닌 장(掌)으로 합시다.”
“장?”
“한 손만 쓰는 것이오. 가볍게. 어떻소? 아, 장법은 좀 약하신 편이오?”
뻔한 도발이었지만, 흑룡대주의 말은 유표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유표는 검을 넣은 뒤 유강에게 건넸다.
“장법이 약한 건 화산이 아니라 남궁세가이겠지요.”
남궁이 검으로 좀 강하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장법이 강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에 반해 화산 역시 검문이지만, 역사가 깊은 문파 중의 문파.
‘세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역사 깊은 무공 비급들이 화산에 쌓여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절세장법도 존재한다.
그저, 화산의 검이 화려하고 강하여 검으로 더 알려졌을 뿐.
“후회하게 되실 겁니다.”
두 사람이 한 손은 뒷짐을 지고, 한 손으로는 기수식을 취한 채 서로를 향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