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26)_2
유표는 그제야 한 걸음 물러섰다.
“알겠습니다.”
남궁무천이 그런 유표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이만 가서 쉬게나.”
유강과 유표가 인사한 뒤 저들의 처소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기척이 멀어진 것을 확인한 남궁무천이 설화와 흑룡대주에게 다가갔다.
세 사람의 주위로 기막이 둘렸다.
흑룡대주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가주님, 아가씨. 이리 크게 소란을 일으킬 생각이 아니었는데….”
“괜찮다. 덕분에 확실히 확인해볼 수 있었으니.”
남궁무천이 설화를 바라보았다.
“네 말대로다. 저 도사의 공력에 묘한 흔적이 섞여 있더군.”
흑룡대주가 놀라며 말했다.
“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일반적인 기운은 아니었다. 흐름이 불안정했다는 것이 맞겠군.”
화경의 경지에 오른 남궁무천 정도였기에 그나마 느낄 수 있었던 미세한 불안정함.
‘혹시나 했지만 그걸 정말로 알아볼 줄이야.’
살펴달라고 부탁한 것은 설화였지만, 설화 역시 흑룡대주 만큼이나 놀랐다.
“무엇이더냐.”
“최면술이에요.”
“…최면술?”
남궁무천과 흑룡대주의 표정에 의아함이 번졌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암시, 최면술, 고독, 섭혼술, 강시….’
그런 정신을 지배하는 더러운 방식은 전부 혈교에서 만들어 낸 더러운 사술(邪術)이니까.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혈교가 중원 무림을 지배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고, 중원 무림 세력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
“암시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달라요. 암시는 정신을 지배하는 이가 따로 존재한다면 최면술은 그렇지 않죠. 최면에 걸리면 누구든 특정한 자극을 주어 발동시킬 수 있어요.”
피리를 불거나, 특정 행동을 하거나, 특정한 향을 맡게 하거나, 특정한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암시에 비해 지배력이 낮아 주요 혈도에 충격을 주면 쉽게 깨어지지만, 문제는….”
이것이 바로, 화산파가 스스로 자멸하였던 이유다.
“공력이 적게 드는 만큼 한 번에 수십, 수백 명이 최면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최면에 걸린 화산의 제자들이 서로를 죽이는 참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면에 걸린 이들은 제 사형제들을 공격했고, 걸리지 않은 이들은 이유도 모른 채, 그 손에 죽어갔다.
아무리 멈추라 말하여도, 그만두라 하여도 참극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화산이 허무하게 자멸하였지만, 정파 무림 세력들은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뿐더러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때 혈교의 존재를 알아차리기만 했어도.’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을.
‘이번에는 반드시 막아야 해.’
화산의 자멸은 혈교의 세력을 한층 공고히 만드는 분기점이 된다.
중원 무림 세력을 하나, 하나 무너트리는 그 첫 번째 희생물이 바로 화산인 것이다.
“이게 바로 저희가 화산에 가는 이유예요.”
설화의 설명이 끝나자, 남궁무천과 흑룡대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는 사술이라니.
“…단순한 문제가 아니군.”
최면술을 풀되, 최면술에 걸린 이들이 누구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무엇보다 화산에 숨어있는 간자들에게 그 사실을 들켜선 안 된다.
최면술을 완전히 해결하기 전에 최면술이 발동되었다간 화산은 그날로 끝이니.
“대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막막함에 무천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 누르는데,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설화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 이 일을 도와줄 화산의 조력자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