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29)_2
“가세. 지체할 이유가 무어 있겠는가. 가서 어서 방법을 찾아보세.”
“예.”
노운은 지체 없이 남궁무천을 따라나섰다.
한데, 나서는 그의 발이 맨발이었다.
신을 신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던 무천은 그의 발을 보곤 곧장 이유를 깨달았다.
발이 붓고 역시나 종기가 가득하여 신은커녕 버선조차 신지 못하게 된 것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짓눌린 종기에서 고름이 흘러나왔다.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노운의 모습이 몹시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그는 무심결에 작은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참으로 놀라운 참을성이었다.
“말없이 자리를 비워도 되는가?”
노운의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찾아올 이도 없습니다. 제가 오지 말라 하였습니다. 곡기를 끊은 지도 벌써 이레가 되었습니다.”
“어째서인가?”
노운은 대답 대신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서 남궁무천은 답을 들었다.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군.’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자의 표정이다.
“업히게나.”
“검황 선배 등에 업혀도 보고,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밤입니다.”
“잔말 말고 업히게.”
허허, 웃으며 노운은 잠자코 남궁무천의 등에 업혔다.
지금으로선 내공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몸 상태였기에 절벽을 내려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돌아올 땐 알아서 올라오게나.”
“허허. 명심하지요.”
일순, 바람이 불었다.
낡은 전각을 밝히고 있던 작은 등불이 그 바람결에 픽, 꺼지고 옅은 연기만이 달빛 아래 피어올랐다.
* * *
일행은 화산파의 장문인을 데리고 곧장 처소로 돌아왔다.
유강은 제 천막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세 사람은 흑룡대주가 미리 준비해 놓은 천막으로 향했다.
밤이 깊었지만, 설화는 노운과 마주 앉았다.
남궁무천이 천막 주위로 기막을 두르고 나서야 대화가 시작되었다.
“네가 남궁설화로구나.”
“화산파의 장문인을 뵙습니다. 일전에 전후 사정 없이 짧은 서신만으로 장문인을 시험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허허, 시험이라니. 당치도 않다. 그 덕에 도리어 만남을 청하게 되지 않았더냐. 전후 사정이 있었다면 내 너의 뜻을 아직까지 따져보고만 있었을 것이다.”
“그리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여, 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도 되겠더냐?”
설화가 시선을 들어 노운을 바라보았다.
그는 매우 초조해 보였다. 기다림이 길면 초조함도 큰 법이었다.
설화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노운이 즉각 물어왔다.
“무엇을 알고 있더냐?”
[개심안 견비도]그것이 설화가 그에게 보낸 쪽지의 내용 전부였다.
고작 여섯 글자만으로 노운은 이렇게나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전에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병이 고통스러워 초조하다기엔 노운은 고통에 달관하였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고통을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라면, 달관한 태도와 일관되게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 했다.
“최근에 만리신투의 비동을 발견하셨죠.”
그 순간, 노운의 표정이 설핏, 굳었다.
설화는 그런 노운의 시선을 올곧게 마주하며 그에게 물었다.
“비동을 발견하신 걸 왜 숨기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