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34)_2
놀라 굳어버린 노운을 향해 남궁무천이 돌아섰다.
“그건 모르네. 하여, 자네에게 보여 준 것이네.”
남궁무천이 노운에게 다가왔다.
흑룡대주와 대원들이 정신을 잃은 유표를 뒤집어 바로 눕히자, 한쪽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초련이 다가와 유표의 상태를 살폈다.
“보다시피 화산파의 제자가 최면술에 걸려 있네.”
“어디서 걸린 것인지 아시는 것입니까? 유표는 본문의 임무를 맡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니 유표에게 만난 이들을 물어….”
“저 아이뿐만이 아닐세.”
“예?”
“자네도 이미 걸려 있네.”
“!”
노운의 얼굴에 충격이 어렸다. 남궁무천의 말에 놀랐다기보단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 반응에 가까웠다.
남궁무천이 짧게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지금 화산파는 위태로운 상황이네. 보다시피 최면술이 발동되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무작정 상대를 공격하게 되지.”
“….”
“화산파에 이러한 최면술에 걸린 이가 많네. 아주 많지. 정확한 수는 모르지만, 절반은 최면술에 걸려 있다고 예상하네.”
“….”
말이 이어지는 동안 노운의 입은 다물어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노운의 시선이 초련에게 진맥을 받는 유표에게 향했다.
그러곤 이어서 제 곁에서 같이 이야기를 듣다 충격을 받은 유강에게 향했다.
그러곤 다시 먼 발치로.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걸… 무어라 말해야 할까.
본문의 절반이 최면술에 걸려 있고, 그 최면술은 정신을 잃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고, 누가 걸려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하면.
“하면… 최면이 일제히 발동되면….”
그러면….
“어찌 된단 말입니까…?”
우리, 화산은…?
남궁무천은 굳은 표정으로 노운을 바라보았다.
답을 모르기에 물어오는 물음이 아니었다.
화산의 절반이 최면에 걸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노운은 곧장 앞으로 벌어질 위험을 깨달은 것이다.
그에 대고 괜찮을 것이란 말은 할 수 없었다.
장문인이란. 한 문파의 앞에 선 자의 위치란. 제가 속한 조직의 위기를 냉철히 직면해야 하는 자리니까.
남궁무천의 굳은 시선을 마주한 노운은 다시금 시선을 떨어트렸다.
가장 먼저 그의 머릿속을 지배한 생각은 이 모든 일이 제 탓이라는 것이었다.
지난 2년간 자신의 욕심 탓에 얻은 병으로 문파를 돌보긴커녕 몸을 숨긴 채 혹여 이 사실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살았으니.
그동안 화산은 병들어가고 있었고, 화산의 제자들은 무방비하게 휘둘리며 잠식되고 있었다.
‘아아….’
이런 장문인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나 한심한 이를 어찌 장문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찌….”
“옥매검.”
노운이 시선을 들어 남궁무천을 바라보았다.
“자네에게 자책할 시간이 있는가?”
굳은 시선은 질책이 아니었다.
“정신 차리게.”
오랜 친우의 신뢰이자, 같은 위치에 선 자의 이해였다.
“자네의 화산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