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37)_2
이 자리를 마련한 이는 설화였다.
모인 이들을 향해 가볍게 포권을 취해 예를 갖춘 설화는 가장 먼저 남궁무천을 향해 말했다.
“화산파에 도착하면 할아버지께선 장로님들을 맡아주세요. 최면술에 걸린 이들과 걸리지 않은 이들을 구분해 주세요.”
독분을 쓰지 않고 최면술에 걸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이는 남궁무천뿐이다.
제자들에게 최면술을 건 장본인은 최면술에 걸려 있지 않은 자들 중에 있을 터.
파악해 두는 것이 좋았다.
“부탁드려요.”
“그러마.”
어린 손녀가 지시를 내리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남궁무천은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그녀의 말에 경청했다.
‘천룡검황께서 고작 이런 어린 손녀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계시다니….’
유표는 이 상황이 이상했다.
가장 이상한 것은, 이 상황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뿐이라는 것이었다.
남궁세가 덕분에 최면술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그건 전부 천룡검황의 덕이 아닌가?
어째서 이런 어린아이에게….
“듣고 계세요?”
“…어? 예?”
설화가 유표를 빤히 바라보았다.
뒤늦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깨달은 유표가 작게 목을 풀었다.
“아, 다시 한번 말해 주면 고맙겠소.”
“저희 흑룡대가 일대제자분들과 비무할 수 있게 유표 도장께 도와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아… 비무를 말이오?”
“네. 혹시 제가 알아볼 수도 있거든요.”
혈교의 무공을 은연중에 사용한다면, 설화가 알아보지 못할 리 없다.
설화는 일대제자 중에 섞여 있는 혈교의 간자들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아. 알겠소.”
유표가 흑룡대주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설화는 마지막으로 유강을 바라보았다.
“소도장께선 제가 이대제자들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대제자들의 나이는 설화와 유강과 비슷한 또래일 것이다.
이전에 유강이 또래 중에 가장 강하다고 했던 것은 이대제자들과의 비교일 터였다.
어린 나이에 일대제자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강의 성격이라면 이대제자들과의 친분도 두터울 터.
“네! 저만 믿으십시오.”
예상대로 자신만만한 대답이었다.
“당주님께선 독분 제조를 최대한 서둘러주세요.”
마지막으로 초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밤잠을 줄여가면서까지 독분을 분석하고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설화는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남궁무천을 바라보자, 모두의 시선은 자연스레 남궁무천에게 집중되었다.
남궁무천이 모인 이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곳은 전장이다.”
한순간 공기가 팽팽해졌다.
“우리는 적을 알지 못하고 적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하였으나, 이 싸움은 알지 못하는 적과의 싸움이다.
“하나, 그것은 적 또한 마찬가지임을 잊지 말거라.”
혈교는 남궁과 화산이 최면술의 비밀을 알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최면술은 오 혈주가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기에, 혈교 내에서도 아직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러니 최면술이 들켰다는 것을 꿈에도 모르고 있을 터.
“죽이려 하지 말고, 살고자 하거라. 뒤를 쫓지 말고, 더욱 경계하거라. 무엇보다 자신의 목숨을 중히 여겨라.”
이번 일은 혈교를 소탕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화산의 최면술을 풀고, 화산을 위태로이 만드는 위협을 없애는 것.
“살아만 있다면, 그것이 승리임을 잊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