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47)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147화(147/319)
* * *
퍼억-
수십 차례 검을 나누던 노선은 남궁무천이 뒷덜미를 내려치자 힘을 잃고 스러졌다.
화산의 장로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노일이 앞으로 나서며 남궁무천에게 물었다.
남궁무천이 노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최면술이라 하는 주술이네. 일종의 암시 같은 것이지. 주술이 발동되면 이지를 상실하고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공격하게 되어 있네. 그리고….”
남궁무천이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자네들 모두, 이 주술에 걸려있네.”
“!”
화산의 장로들은 충격에 빠졌다.
주술에 대해 들어보았지만, 최면술이라는 것은 생소했다.
사람의 정신을 이용하여 특정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주술이라니.
그것이 자신들 모두에게 걸려있다니.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였단 말입니까…?”
“그건 나도 모르네. 자네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듯싶군.”
남궁무천이 장로들을 향해 검을 들었다.
“설명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보네. 우선 자네들의 최면술을 풀어야겠으니 하나씩 올라오게. 누구의 소행인지 밝히는 일은 자네들의 제자들을 구한 후에 하도록 하지.”
“!”
제자들!
약초를 찾겠다며 화산으로 나간 제자들.
장로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설마, 이 최면술이 제자들에게도 걸려있다는 말인가?
“시간을 끌수록 제자들이 위험해질 것이네. 제자들을 저리 둘 건가?”
남궁무천의 재촉에 노일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많지만, 천룡검황의 말이고, 제자들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더군다나 장문인 역시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니, 지금으로선 믿을 수밖에.
“제가 가겠습니다.”
탓-!
노일이 비무대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남궁무천이 그에게 다가가 공력을 불어넣으려던 그때였다.
삐이이이이이-
어디선가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찢을 듯한 날카로운 소리였다.
“!”
남궁무천이 노일에게서 손을 떼고 한 걸음 물러났다.
시선을 돌려 모여있는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최면술이 발동되었다.
전부.
장로들이 제 검들을 빼 들었다.
날카로운 병장기 소리가 화산파의 비무장을 일제히 울렸다.
‘차라리 이쪽이 빠를지도 모르겠군.’
남궁무천 역시 검을 다잡았다.
이렇게 된 거, 빠르게 장로들을 정리한 뒤….
후욱-!
“!”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최면술이 발동된 노일이 남궁무천이 아닌 쓰러져있던 노선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어딜!’
퍼억-
남궁무천은 순식간에 그의 뒷덜미를 내려쳐 그를 제압했다. 그러나.
탓- 타탓! 타앗-!
남궁무천이 눈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장로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
최면술에 걸린 이들이 도망칠 것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기에 당혹스러웠다.
‘화산의 제자들을 노리는 것이다.’
탓-!
남궁무천은 서둘러 뿔뿔이 흩어지는 장로들의 뒤를 쫓았다.
* * *
최면술에 조종당하는 이들의 저항은 상당했다. 최면술에 걸렸다고 하여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기에 까다로웠다.
퍼억-!
“죽이지 마! 죽이면 안 돼!”
“제압해! 뒷덜미를 노리라고!”
카캉-! 캉!
최면이 중간에 발동될 것은 이쪽 역시 예상했던 바였다. 흑룡대원들과 남궁무강과 합류하는 대원들 쪽에도 그에 대비한 지침도 내려 두었다.
하지만.
퍼억-
최면에 잠식된 일대제자 하나를 쓰러트리며 설화는 아수라장이 된 주위를 바라보았다.
‘너무 빨리 들켰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작전을 알아차린 것이지?
지금이라면 일대제자들은 아직 맡은 구역에 도착하지도 못했을 시간이다.
이대로 전부 최면에 물들기라도 한 거라면….
‘상대할 인원이 부족하다.’
일대제자들의 수준은 흑룡대원들을 능가한다.
특히나 흑룡대주가 따라붙은 이대 대제자 유백 같은 이들은 초절정의 고수. 흑룡대주와 흑룡대원 몇 명으론 상대할 수 없다.
카캉-! 캉!
역시, 무리였나?
남궁무천의 말대로 어떻게든 지원을 구했어야 했던가?
‘이대로는….’
바스락.
“!”
최면에 걸린 일대제자를 상대하는 도중, 뒤편에서 누군가 설화를 공격해 왔다.
일부러 기척을 줄인 것인지, 생각에 깊이 빠져있던 탓인지 뒤늦게 그것을 알아차렸다.
‘피해야….’
쉬익-
정면의 일대제자가 설화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자신이 피하면 뒤로 접근하던 이가 고스란히 검을 맞게 될 상황.
설상가상으로 뒤편으로 접근한 이도 최면술에 걸린 화산의 제자였다.
‘어떻게 해야….’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설화는 본능적으로 정면의 공격을 막기 위해 검을 들었다.
“아가씨!”
퍼억-!
뒤에서 설화를 노리던 이가 쓰러졌다.
동시에 설화가 정면의 검을 흘려보내며 그대로 휘돌아 그의 뒷덜미를 내려쳤다.
두 명의 화산의 제자가 쓰러졌다.
“아가씨…!”
“령.”
“최면이, 최면술이… 헉… 전부….”
“알아. 그보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령은 최면이 발동되면 설화의 호위로 복귀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나, 정신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령이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아가씨를 찾으러 오는 도중, 최면술에 잠식된 화산파의 제자들 일부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동?”
“예. 보이는 대로 제압하면서 오긴 했는데, 오다 보니….”
카앙-! 퍼억-!
령의 뒤편에서 접근하던 또 다른 화산파의 제자 하나가 설화의 검에 쓰러졌다.
설화는 그제야 깨달았다.
“목적이, 나구나.”
저들이 노리는 건 자신이었다는 것을.
화산에서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뻐꾸기 울음소리와 제 앞에서 보란 듯이 혈기를 드러낸 간자들. 명의 죽음.
그리고 독기에 시들어 버린 흰색 모란.
언제부터였을까?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을 노리는 계책이었던 것이.
혈마가 남궁을 위협하고, 섭무광을 노리고 있다는 것에 신경이 팔려 간과하고 있었다.
‘혈주들은 혈마의 지시를 우선하지 않아.’
오히려, 혈마의 약점을 손에 쥐고 싶어 한다.
피의 종속으로 서로를 죽일 수 없는 위치에서, 무슨 수를 쓰든 우위를 점하려 하는 자들이니까.
‘그거 아오? 그 미친 루주가 웬 울보 아해 하나를 데려와 소루주로 삼는다고 했을 때 난 반대했소.’
당시 반대한 이는 육 혈주뿐만이 아니었다.
그 일에 불만을 가진 이는, 육 혈주와.
‘오 혈주.’
‘난 그 미친 루주한테 꼭 한 방 먹여주고 싶었거든.’
죽어가면서까지 혈마를 증오했던 육 혈주.
과연 그것이, 오 혈주라고 다를까.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