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47)_2
령이 검을 들고 설화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느새 다섯의 인기척이 두 사람을 에워싸고 있었다.
이전에 접근하던 화산의 제자들과는 다른, 고강한 기운을 가진 이들이었다.
“이분들… 화산파의 장로분들이 아니십니까…?”
설화가 시선을 들어 모여든 이들을 바라보았다.
초점 없는 눈동자로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는 이들은, 령의 말대로 화산파의 장로들이었다.
장로들의 경지는 최소 절정.
‘아니, 이들은 전부 초절정의 고수들이다.’
지금의 자신과 령으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이들이다.
하나, 설화는 검을 들었다.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 가능할지도 몰라.’
그리고 장로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으니, 곧 남궁무천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버틸 수만 있다면, 살 수 있다.
“령.”
“네, 아가씨.”
령과 설화가 등을 맞댄 채 장로들을 향해 섰다.
“죽지 마.”
“…네. 알겠습니다.”
* * *
“꺄아악-!”
갑작스런 공격에 반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진영은 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손목이 욱신거리고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왜… 왜 그래, 사매… 왜 갑자기….”
그런 진영의 앞에 무표정한 표정을 한 여인이 섰다.
진영의 사매이자 자매나 다름없이 친한 진예였다.
“지, 진예야. 왜 그래… 응?”
그러나 최면에 잠식된 진예는 진영의 울먹임을 듣지 못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이었던 탓에 최면에 잠식된 고요함이 이질적이지 않아 진영은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우리, 우리 대화로 얘기하자. 우선….”
쉬익-
“꺄악!”
검을 피해 뒤로 물러서던 진영의 발이 꼬이고 말았다. 진영이 털썩, 주저앉았다.
진예는 그런 그녀를 향해 터벅, 터벅, 다가갔다.
몇 발자국 멀리에 검이 떨어져 있었다.
‘우선 검을… 검이라도….’
엉거주춤 검이 있는 곳으로 기어가는 그녀의 앞에 두 발이 나타났다.
진영이 흠칫, 놀라며 시선을 들었다.
진예가 그녀를 향해 검을 추켜들고 있었다.
쉬익-
“꺄아악-!”
퍼억- 풀썩-
“하… 하아….”
고통 대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영은 다시금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괜찮아?”
유강이었다.
“사, 사숙….”
진영의 맑은 눈동자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의 시선이 유강의 품에 안겨있는 진예를 향했다.
“지, 진예가….”
“괜찮아. 사술에 당한 거야.”
유강이 진예를 진영에게 조심스레 건네주었다. 진예는 마치 잠에 든 듯 평온한 얼굴이었다.
“네가 진예를 보살피고 있어. 위험하니까 최대한 몸을 숨기고 있고.”
“사, 사숙은요?”
“다른 사형제들을 구하러 가야지.”
이대제자들의 최면을 구분하는 일은 유강의 몫이었다.
최면이 갑작스레 발동된 것은 이상하지만, 더 피해가 커지기 전에….
저벅.
“와- 이게 누구야?”
진영이 유강의 어깨너머로 나타난 이들을 바라보았다.
“우리 대단하신 유강 사숙 아니신가?”
키득거리는 소리는 결코 호의가 아니었다.
유강은 설화의 말을 떠올렸다.
‘최면술에 걸려있지 않은 이들 중 간자가 섞여 있을 거야.’
진예를 눕힌 유강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명이를 죽인 사람은 그들 중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