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52)_2
“아, 아닌….”
서걱.
어느새 설화가 그녀의 눈앞에 도래했다.
“데….”
휘월은 요동치는 시선으로 제 앞에 드리운 죽음의 사자를 눈에 담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소루주.
화오루 제일의 살수.
그 검붉은 눈동자 속에 담긴 자신은 한 마리 새끼 노루같이 움츠러든 채 그저 떨고 있을 뿐이었다.
촤아악-
새끼 노루의 목과 몸이 비현실적으로 비틀어졌다.
죽는 순간, 휘월은 그 모습이 먼저 죽어버린 제 자매 영월의 죽음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 역시 우리는 하나여야지.
그녀의 숨이 끊어졌다.
툭.
“헉… 허억….”
설화는 마지막 순간, 웃음을 머금은 채 죽음을 맞은 휘월의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땀인지, 피인지 모를 것이 턱을 타고 흘러 내려와 소매로 그것을 닦았다.
이로써, 칠월과 구월이 죽었다.
칠월과 구월은 혈교가 발호하기 전에 죽을 이들이었지만, 이전 생에 섭무광을 죽인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죽었으니, 섭무광은 이제….
‘살았겠지?’
괜찮을까?
많이 다치진 않았을까?
흑운방은 만났을까.
설화는 칠월과 구월의 시신을 뒤로한 채 걸음을 옮겼다.
두 명의 월을 상대하느라 설화 역시 공력을 마지막까지 쥐어 짜내어 써버렸기 때문에 피곤이 몰려왔다.
‘오 혈주… 오 혈주는 어떻게 됐지?’
남궁무천이라면, 할아버지라면 분명 오 혈주를 이겼을 거야.
오 혈주가 역천혈류대법을 썼다 해도, 남궁무천과의 격차를 좁히진 못했을 터.
‘지금쯤이면 최면술에 걸린 이들도 어느 정도 해결이….’
그때였다.
쿵- 하는 감각과 함께 온 세상이 일순 암흑으로 물들었다.
솜털이 쭈뼛 서고, 숨이 턱, 막혔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온몸이 무언가에 결박당한 듯 굳은 채 움직여지지 않았다.
설화는 생생하게 느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어떤 거대한 존재를.
* * *
촤아악-!
“크아악!!”
노문이 제 왼쪽 어깨를 붙잡은 채 물러나 남궁무천을 노려보았다.
남궁무천의 검에선 피가 뚝 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 왼팔을 가져간 검이었다.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아무리 발악해도 내겐 애송이일 뿐이다.”
“큭….”
“본래 싸가지 없는 놈인 줄은 알고 있었다만. 어쩌다 인간이길 마저 포기한 것이더냐? 그래도 네 사문에 관한 일에는 썩 진지하지 않았더냐?”
“…흐, 선배가 알 것 없소이다.”
“궁금하여 물어본 것이 아니다. 어떤 녀석이 하도 죽이지 말라 하기에 네놈에게 기회를 줘 보았던 것이지.”
“…?”
노문이 시선을 돌려 조금 전부터 거슬리던 인기척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나무를 짚은 채 다 죽어가듯 숨을 몰아쉬면서도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그는, 노운.
화산파의 장문인이자 제 대사형이었다.
그의 시선이 간절하다 못해 어찌나 강렬한지, 울룩불룩한 종기 사이로 잘 보이지도 않는 눈동자가 형형하게 비쳤다.
노문은 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웃음 쳤다.
“기회? 내 이리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용서라도 해줄 참인가? 저런 끝까지 한심한 도사 같으니라고.”
“나도 그리 생각한다.”
노운이 남궁무천을 바라보았다.
남궁무천의 눈동자 속에서 푸른 안광이 일렁였다.
“무슨 이유든 될 수 있으면 말하지 말거라.”
그가 검을 들고 기수식을 취하자, 순식간에 주위의 공기가 그의 기운으로 뒤바뀌었다.
“제 사형제와 제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이에게 어찌 정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