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55)_2
호법각주가 물러났다.
다른 장로들 역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노운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알겠다. 우선 네 처소로 돌아가 있거라.”
“예.”
유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장로들과 장문인을 향해 천천히, 포권을 취하곤 허리를 숙였다.
그들을 향한 존경과 경외를 담은 인사였다.
* * *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것일까?
사흘? 나흘? 모르겠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현실의 시간과 같은지, 다른지조차 알 수가 없다.
설화는 여전히 작고 통통한 제 손을 내려다보며 작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언제 끝나는 거지?’
환상에서의 삶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궁청운과 아마도 어머니일 여인과 함께 즐겁게 사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신기하게도 여인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보고 있음에도 알 수 없고, 보았음에도, 뒤돌아서면 잊혔다.
자신의 기억이 어머니를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설화야.”
남궁청운이 마루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할아버지를 뵈러 가지 않으련? 할아버지께서 우리 설화를 보고 싶다 하시는구나.”
“조아여.”
설화가 청운을 향해 손을 뻗자, 청운이 자연스레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정신은 맑지만, 이 어린 몸은 때때로 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하나, 다리가 워낙 짧아 누군가에게 안겨 가는 것이 편하기도 해서 며칠 새에 설화는 이 생활에 완벽하게 익숙해졌다.
“우리 설화, 예쁘기도 하지.”
여인이 설화의 콧잔등을 살짝, 살짝 누르며 웃어주었다.
아름답고, 고운 미소였다.
그 모습을 잊고 싶지 않아 설화는 오랫동안 미소를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에게 오련?”
“되었소. 손목 아프다 하지 않았소. 설화도 아비가 더 좋다 하니 내가 안고 있겠소.”
“…그러니…?”
설화는 여전히 여인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았다.
여인이 그런 설화의 얼굴을 조심스레 쓸어주며 또다시 고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설화, 착하기도 해라. 엄마 생각 해주는 마음이 참, 깊네.”
“….”
그러는 사이, 세 사람은 가주전에 도착했다.
가주전 앞을 지키고 있던 흑룡대주가 청운의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아가씨, 오랜만에 뵙습니다. 혹, 저를 기억하십니까?”
그의 굳은살 박인 손이 통통한 제 손을 비집고 들어오려 했다.
설화가 괜스레 주먹을 꽉, 말아쥐자 남궁혁이 시무룩하게 손을 늘어트렸다.
“들어가시지요…. 가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청운은 하하, 웃으며 흑룡대주를 지나쳐 가주전에 들어섰다.
가주전에 가까워질수록 누군가의 티격태격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께서 분명 나한테 안아달라고 하셨다니까? 총관 할아버지- 라고 부르기도 하셨소!”
“아 글쎄, 난 보기 전엔 못 믿소. 혀도 짤막해서 에베베- 거리기나 하는 꼬맹이가 어떻게 할아버지라는 말을 하냐고?”
그리고 이어서 환상 속에선 처음으로 듣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 다 입 다물어라. 내 손녀가 왔지 않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