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5)_2
‘조금 더 조심하는 게 좋겠어.’
고수들의 기감은 쉽게 속일 수 없는 법.
이번엔 쉬이 넘어갔지만, 언제까지나 추궁 없이 넘어가 줄 리는 없을 테니까.
그나저나.
‘뭐였지? 그건.’
일화는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무의식중에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 혈마의 목소리였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조종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혈마의 명에 따라 자신의 몸이 스스로 움직였다.
‘설마 피의 종속에 묶여 있었나?’
혈마는 쉬이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 때문에 쉬이 배신할 수 없도록 혈공을 전수해 주기 전 반드시 피의 종속을 맺었다.
피의 종속을 맺은 이들은 혈마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시 고통을 받고 절대로 혈마를 죽일 수 없었다.
다만, 혈마 역시 제 손으로 피의 종속에 얽힌 이들을 죽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생에 나는 분명 혈마의 손에 죽었어.’
그 말은 즉, 자신은 혈마와 종속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니 피의 종속은 아닐 텐데.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이어서 ‘들어갑니다아―’하는 의약당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화는 문가에 비친 의약당주의 그림자를 응시했다.
‘내 몸의 이상이 있다면, 그 이상을 가장 먼저 아는 건 내가 되어야 해.’
자신의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것이 남궁에 해가 되는지, 무작정 남궁으로 돌아온 것이 잘못된 선택인지.
알아야 대비하든 남궁을 떠나든 선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의약당주.’
그녀가 필요하다.
* * *
“이런… 아프겠다.”
눈썹을 한껏 내리깐 의약당주가 일화의 상처를 치료했다.
혹여 위험할 일이 벌어질까, 섭무광이 팔짱을 끼고 기둥에 기댄 채 지켜보고 있었다.
구태여 말을 덧붙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섭무광 역시 이 상처가 실수가 아님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조금 아플 수도 있단다. 고통을 줄여 주는 향을 피우긴 했지만, 아예 안 아프진 않을 거야. 많이 아프면 얘기해야 해?”
“네.”
“이만한 상처에도 울지도 않고, 씩씩한 고양이시군요?”
의약당주는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며 치료를 이어 갔다.
“다친 곳이 또 있는데. 봐주실 수 있나요?”
섬세한 손길로 치료를 이어 가던 의약당주가 놀란 눈으로 일화를 바라보았다.
뒤편에 서 있던 섭무광 역시 인상을 찌푸렸다.
“어머, 다친 곳이 또 있어? 어디?”
일화는 흘낏 섭무광의 눈치를 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섭무광이 인상을 더 찌푸렸다.
“뭔데? 어딜 또 다쳤어? 앙?”
“복부 쪽이요.”
“뭐? 복부? 어디 한번 봐 봐!”
“가슴부터 복부인데요.”
다가오던 섭무광이 걸음을 멈추며 와락, 표정을 구겼다.
“보시려고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