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62)_2
설화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솎을 건 솎고 과한 것은 잘라내고, 악행을 즐거이 여기며 살인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바로잡는 것.
“….”
령은 주먹을 꽉 말아쥔 채로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역시, 평생을 청렴결백만 강조해 온 남궁의 무인으로 살아온 그녀가 받아들이기엔 쉽지 않은 결정일 터였다.
“정 내키지 않으면 령은 본가로 돌아가도….”
“아닙니다.”
령이 시선을 들어 설화를 마주 보았다.
“전 아가씨를 따르겠습니다.”
“괜찮겠어?”
“아가씨께서 하시는 일이 잘못된 일은 아닐 테니까요. 전 아가씨를 믿습니다.”
“흠….”
령의 눈빛은 결연에 가득 차 있었다.
큰 결심을 한 그녀를 보며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
* * *
“이곳입니까?”
령은 제 앞에 떡하니 서 있는 검은 대문을 바라보았다.
주위엔 아무것도 없는 숲이고 현판도 누구의 장원이라는 표시도 없는, 검은 대문.
그래서 더 수상해 보이는 대문.
“흑운방이라는 놈들 본거지야.”
“흑운방….”
설화가 대문으로 다가가 문을 세게 두드렸다. 이윽고 문 위쪽의 작은 틈새가 열리고 험상궂은 눈이 나타났다.
그 눈은 곧장 정면의 령에게 향했다.
“누구냐.”
거친 목소리와 경계심 어린 시선이 다그치듯 물어왔다.
령은 대답 대신 설화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험상궂은 눈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뒤늦게 설화를 발견한 그 눈이 순간 휘둥그레졌다.
“오, 오셨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이윽고 철컥, 철커덕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문이 활짝 열렸다.
령은 입을 쩍, 벌렸다.
그 문 너머로 흑도 무리가 일렬로 늘어선 채 허리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셨습니까! 소루주님!”
참으로 기이한 광경이었다.
수백의 어른들이 한 아이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맞이하는 것은.
령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설화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흑도에서 알아주는 악질이신 걸까…?
우리 아가씨, 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셨던 거지…?
설화가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뒤를 돌아 령을 불렀다.
“안 와?”
“아, 아. 가, 갑니다.”
령이 후다닥, 설화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입구를 지나, 흑운방의 본거지를 가로질러 갔다.
한데, 본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누군가의 반가운 외침이 들려왔다.
“아-이-고- 소루주님-!!”
설화가 멈칫, 걸음을 멈췄다.
저 멀리서 한 무리가 우르르 달려오고 있었다.
가장 앞선 이는, 흑운방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