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67)_2
흑운방주는 충격으로 멍하니 풀어져 있는 세 사람에게 다시 혀를 찬 뒤 걸음을 옮겼다.
“련주께서 챙겨주실 때 잘하게나. 아 그리고. 사람이 다가가는 기척도 못 느낄 정도면, 수련은 좀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네-.”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며 멀어졌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멀어지는 그의 콧노래가 들려오지 않을 때까지, 세 사람은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 * *
바스락. 바스락.
수풀을 걷으며 사방을 둘러보던 령이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 이쪽이 맞는 겁니까? 흑도 놈들이 대충 있다고 거짓으로 고한 것이 아닐까요?”
“그럴 리가.”
설화 역시 수풀을 헤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문득 부자연스럽게 꺾인 나뭇가지를 발견했다.
“이쪽으로 가 보자.”
설화가 앞장서서 길을 냈다.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어디선가 쏴아아, 하며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따라 숲 깊은 곳으로 더 들어가니 드디어 목적지가 나왔다.
“오, 정말 있긴 있었군요.”
“그렇다니까.”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그리 크지 않은 호숫가였다.
그러나 진짜 목적지는 그 폭포의 뒤편이었다.
촤아악-! 촤악-!
폭포수를 뚫고 가르며 들어가니 두 사람은 또 다른 공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폭포에 감춰진 커다란 동굴이었다.
‘여기가 정말로 있었네.’
이전 생에 어렴풋이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섬서와 하남의 경계 지역에 폭포 뒤에 감춰진 꽤 넓은 동굴이 있다고 말이다.
이 얘기를 누가 했냐고?
‘육 혈주, 적괴수.’
장강 수로채를 거느리고 있던 그가 어째서 섬서와 하남의 경계인 이곳의 동굴 따위를 알고 있는지에는 그 수하들의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 있다.
오 혈주가 어느 날 한철로 만들어진 검을 들고 나타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오 혈주의 한철검을 본 육 혈주는 제 수하들에게 한철을 찾아오지 못하면 죽이겠다며 겁박했고, 수하들은 어쩔 수 없이 무작정 찾아 나섰다.
막연히 오 혈주인 노문이 지내던 섬서 지역을 돌아다니던 그들은 놀랍게도 정말로 한철 한주먹을 찾아내는데.
‘그곳이 이곳이지.’
수하들이 찾아낸 곳을 제가 찾은 양 떠들어 대던 육 혈주가 떠오르는군.
한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한철을 발견한 수하들이 육 혈주에게 순순히 한철을 넘겨주었다면 좋으련만.
튀었다. 한철을 들고.
종적을 감춘 수하들에게 분노한 육 혈주는 눈에 불을 켜고 그들을 찾아다니고, 결국 그들은 붙잡혀 바위에 묶인 채 장강에 산채로 던져지게 된다는 슬픈 이야기.
‘그리고 지금은 그 육 혈주도 없지.’
그 수하들은 지금 생엔 살아서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 테고 말이다.
다시 말해, 이 동굴과 이 동굴 안에 잠들어 있는 한철은 설화의 것이었다.
‘하지만 한철을 찾기 전에.’
“령. 너는 여기서 호법을 서줘. 나는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련주님.”
설화는 령을 동굴 입구에 두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쿠우우우….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가락처럼 동굴 안을 일정하게 울려왔다.
설화는 품 안에서 챙겨온 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영약이 담긴 상자와 서책 한 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