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68)_2
* * *
자박.
동굴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령은 퍼뜩, 고개를 들어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설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령의 안색이 빠르게 밝아지며 한달음에 설화에게 달려갔다.
“련주님! 무사하셨군요!”
“령.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한데, 조금 전 울림은 무엇이었습니까?”
“아, 수련 좀 하느라.”
이무기의 분노를 다스리는 수련이랄까.
“그보다 저건 다 뭐야?”
설화가 령의 뒤편을 가리켰다.
그곳엔 천으로 쌓인 짐들이 놓여 있었다.
“아, 흑운방주가 다녀갔습니다. 먹을 것과 의복, 그리고 련주께 보고드려야 하는 것들이라고 하였습니다.”
“보고?”
이곳에 오기 전, 흑운방주에게 흰 점으로 표시해 놓은 세력들을 만나 보라고 지시했다.
그 지시를 따라 가까운 순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의 결과를 보고하는 것일 터였다.
‘작은 세력은 큰 문제 없이 포섭되겠지.’
그보다 먹을 걸 가져와 줬구나.
벽독강기를 익히는 데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소요될 줄은 몰랐기에 아무것도 챙겨오지 못한 참이었다.
령의 뒤에 있는 것이 음식이라는 것을 알아서일까, 꼬르륵, 배가 울렸다.
“…!”
“배고프다.”
“어, 얼른 준비하겠습니다!”
조금 당황한 얼굴로 설화를 돌아본 령은 후다닥 달려가 음식들을 준비했다.
* * *
“련주님. 이제 내려가실 생각이십니까?”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령이 물어왔다.
폭포수 물에 얼굴을 묻고 있던 설화가 고개를 들고 물기를 털어내며 대답했다.
“아직. 좀 더 여기에 머물 거야.”
“이곳에서 할 일이 남으신 겁니까?”
“방해받지 않고 수련하기에 여기만큼 좋은 곳은 없으니까.”
흑운방에서 때 되면 음식도 가져다주겠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겠다.
“호법은 이제 안 서줘도 되니까, 령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 호법을 서주느라 수련도 제대로 못 했을 테니까. 원한다면 먼저 내려가도 괜찮고.”
“아닙니다. 련주님과 같이 내려가겠습니다.”
“그래.”
하긴, 그것도 해 보려면 령이 남아 있는 게 좋겠구나.
‘슬슬….’
설화는 몸을 이리저리 풀어보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몸은 가벼웠다.
설화는 검을 챙겨 들고 다시 굴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녀오십시오.”
벽독강기를 익히던 곳까지 들어온 설화는 곧장 검을 빼 들었다.
[또 무얼 하려는 것이지?]“복기.”
설화는 대답 대신 자세를 잡고 섰다.
그녀의 몸에서 뇌기가 섞인 붉은 기운이 일순 피어올랐다.
눈을 지그시 감은 설화는 천천히 기억을 떠올렸다.
휘월의 은사 속에 둘러싸여 죽음의 문턱 앞에 놓였던 그 순간을.
그때의 자신이 끌어올렸던 힘을.
설화가 눈을 떴다.
붉은 기운이 일렁이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일순, 흰빛이 번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