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78)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1부 외전 3화(178/319)
* * *
쉴 틈 없는 교전이 이어졌다.
단검을 든 놈이 빠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비도가 날아왔다.
남궁설화는 강하지만, 그 모든 공격을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남궁설화의 몸에 하나, 둘 생채기가 나기 시작했다.
[공력을 쓰거라! 그러다 죽는다!]그러나 남궁설화는 공력을 쓰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면서 놀라운 것은, 남궁설화의 전투 적응 속도였다.
처음부터 두 놈의 전투 방식을 알고 있는 듯이 반응하던 그녀는 점차 반응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공력도 없이 절정의 고수들을 상대한다는 건 놀랍지만, 본좌가 보기에 두 놈 역시 전력은 아니었다.
그 순간.
카캉―! 타닷!
단검을 쳐 낸 남궁설화가 돌연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단검의 복면인이 황급히 따라붙고, 비도를 날리던 놈 역시 연신 날려 대며 쫓아왔다.
그러나 남궁설화가 숲으로 뛰어든 덕분에 대부분의 비도는 나무에 날아가 박혔다.
그러자 놈 역시 비도를 날리는 걸 그만두고 빠르게 따라붙기 시작했다.
캉! 카캉! 캉!
숲을 오가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경신술을 펼치며 이루어지는 전투는 긴박하고 빨랐으나, 조금 전의 전투보다는 남궁설화에게 유리했다.
나무를 이용하여 놈들의 시야를 벗어나기도 하고, 공격을 피하기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중요한 것은.
후우우―
[그렇지!]보는 이가 없으니 날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콰가가가각―!
남궁설화가 본좌의 공력을 실은 검을 휘두르자 일대의 나무들이 일순, 두 동강 나며 잘려 나갔다.
남궁설화를 쫓던 두 명의 복면인은 가까스로 검격을 피하며 허공에 뜬 나무들을 발판 삼아 내려섰다.
복면인이 시선을 나눴다.
그러곤 약속이나 한 듯 무언가를 와득, 씹어 먹었다.
[조심하거라. 무언가 이상하구나.]놈들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했다.
공력을 증폭시키는 약이라도 있는 것인지, 급격하게 강해진 것이다.
전투는 또다시 치열해졌다.
본좌의 힘을 보여 준 이상 두 놈을 살려 보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놈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듯 죽기 살기로 덤벼 왔다.
비등한 전투가 이어지던 그때.
[피해라!]쉬쉬쉬쉬쉭―!
캉! 카앙! 캉―!
어디선가 남궁설화를 향해 수십의 화살과 비도가 날아왔다.
[저놈들이…!]조금 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감시자들을 필두로 한 무리가 거리를 둔 채 화살과 비도를 날려 대기 시작했다.
[독화살이다!]남궁설화는 두 복면인을 상대하며 쉴 틈 없이 날아오는 화살과 비도를 피해 냈다.
동시에 벽독강기를 유지하며 독을 막아 내고 있었다.
그녀가 피하거나 쳐 내지 못한 것들은 본좌가 직접 나서 주었다.
일대가 초토화되고, 정신없는 전투가 이어지길 한참.
“이 개잡놈들아!”
찰진 외침과 함께 세 명의 거지가 영웅처럼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약한 두 거지는 화살과 비도를 던져 대던 놈들에게 달려들었고, 강한 거지는 남궁설화의 교전에 뛰어들었다.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남궁설화 혼자 상대하던 놈들이었기에 초절정의 고수 한 명이 끼어드니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남궁설화와 개방 장로가 합작하여 두 복면인을 죽이고, 두 거지가 나머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제야 얼굴을 보는구려. 개방 장로 아무개요.”
개방 장로가 남궁설화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궁설화는 그 손을 잠시간 바라보다가 맞잡았다.
“장청입니다.”
“당연히 위장 신분이겠지? 그 인피면구도 말이고.”
“….”
“걱정 마쇼. 구미가 당기긴 하지만, 받은 것이 있으니 캐묻진 않겠소.”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 애들을 찾았소이다. 이 감사를 어찌 표해야 할지?”
“저를 못 본 것으로 해 주시면 충분합니다.”
“호탕하군.”
개방 장로 아무개는 남궁설화가 어리다는 것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하기야, 옆에서 싸우는 걸 봤으니 어린 인간이라 생각하겠나?
오히려 어린 모습으로 위장한 것이라 생각하겠지.
“찾는 아이가 있다고 들었소.”
“찾았습니다. 이곳에 있더군요.”
“일러둔 곳에 데려다주면 되는 것이오? 들어 보니 기루던데?”
“예. 그 아이의 어미와 만날 수 있도록 손을 써 두었습니다.”
“기루에다 말이지.”
아이를 기루에 맡기라는 말이 영 떨떠름한 것인지 아무개가 쓰읍, 하며 턱을 문질렀다.
그러나 이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지.”
아무개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손가락처럼 생긴 기다란 돌이었다.
남궁설화가 그것을 받아 굴려 보니 돌 위에 무(舞)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증표요. 내가 그쪽을 함구하겠다는 증표.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개방에서 나를 찾으면 언제든 도와주겠소.”
“감사합니다.”
남궁설화 역시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아무개에게 내밀었다.
작은 주머니였다.
“이게 뭐요?”
“혼자 계실 때 읽어 보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아무개는 어쩐지 떨떠름한 표정이었으나 주머니를 받아 품에 넣었다.
“고맙소.”
남궁설화는 그들에게 하오문주의 딸이 누구인지 일러 준 뒤 앞서 떠났다.
남궁설화의 어깨에 둘러앉아 빠르게 스쳐 가는 산의 풍경을 감상했다.
역시, 산이 좋긴 좋지.
볼 것도 많고, 상쾌하고.
산을 내려온 것을 후회하느냐고?
그건 아니고.
[남궁설화.]“….”
[네가 원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 평온하게 사는 것이 아니더냐?]남궁설화의 욕망은 단순하다.
그녀의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사는 것.
그것이 전부일진대.
[왜 이리 필사적으로 사는 것이냐? 넌 남궁세가의 아이가 아니더냐. 이리 하지 않아도 충분히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터인데?]“….”
[그래. 뭐, 말하지 말거라. 본좌도 이젠 별로 궁금하진 않구나.]“…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
[음?]“이렇게 하지 않으면….”
남궁설화가 걸음을 멈췄다.
솨아아―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고 흘러가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부스럭.
남궁설화가 종이에 싸인 무언가를 꺼내 본좌에게 내밀었다.
달짝지근한 냄새가….
[설마! 당과더냐?!]“오래 못 먹었잖아.”
[까거라! 어서!]남궁설화가 종이를 벗겨 내게 내밀었다.
당과를 날름 먹는 사이, 남궁설화는 햇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찾아갔다.
우리는 바위 위에 앉아 경치를 즐겼다.
“다시 태어난 사람에 대해 들어 봤어?”
[으에 우은알이야?(그게 무슨 말이냐?)]“이미 한 번의 생을 살고, 죽었는데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온 사람.”
순간, 남궁설화가 장난이라도 치는 줄 알았지만 본좌가 아는 남궁설화는 그리 가벼운 인간이 아니었다.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구나. 그런 인간도 만나 본 적 없다.]“내가 그런 사람이야.”
[뭐라?]“처음 만났네. 나를.”
남궁설화가 본좌를 돌아보았다.
씩, 웃으며 본좌의 입가를 털어 주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본좌이건만.
감히 어린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