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79)_1
남궁세가 손녀딸의 귀환-176화 (2부)(179/319)
2부 프롤로그. 봄이 오겠구나.
[할아버지, 설화예요.벌써 지난한 추위가 지나고 싹이 트는 시기가 왔네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무공 수련도 게을리하지 않아 벌써 초절정의 경지에 가까워졌음을 느껴요.
지금 당장은 무엇이 부족한지조차 알 수 없기에 헤매고 있지만,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수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달포 뒤에 열릴 세가 회동 전에는 돌아가려고 해요.
다시 뵐 때는 이미 경지를 이룬 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건강하세요.
―남궁설화]
바스락.
서신을 내려놓은 남궁무천은 창가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선선한 미소가 번져있었다.
“아가씨께서 뭐라고 하셨기에 그리 좋아하십니까?”
“조만간 돌아온다는군.”
총관 남궁문이 놀라서 되물었다.
“정말 본가로 돌아오신답니까? 드디어요?”
“그래. 세가 회동 전에 온다는군.”
“허어….”
총관의 입가에도 선선한 미소가 번졌다.
“아가씨께서 본가를 떠나신 지도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회동 때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아 다른 세가들도 아가씨를 심히 궁금해하더군요.”
“물어뜯을 궁리만 하는 것들과 가까이하여 좋은 것이 무어냐.”
“그건 그렇습니다만.”
남궁세가의 장손녀가 길거리를 전전하던 아이라는 소문은 중원 전역에 퍼져있다.
다른 세가에서 그런 장손녀를 궁금해하는 이유란 마냥 좋은 뜻은 아닐 터였다.
“설화 아가씨께서 그런 소문에 휘둘리실 분입니까? 잘난체하는 놈들의 콧대를 확! 꺾어버릴 분이시지 않습니까.”
총관이 즐겁다는 듯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남궁무천이 눈썹을 휘며 그를 바라보자 황급히 큼큼, 웃음을 감췄다.
“그나저나 아가씨께서 비풍검을 찾으실 텐데요. 그간 사실을 숨겼음을 알게 되신다면 어쩌실지….”
“무광이 알리지 말아달라 당부한 것이 아니더냐. 돌아와 알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요.”
모를 수가 없지 않겠나.
돌아왔는데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여하튼, 아가씨께서 돌아오신다니 좋군요. 이번에야말로 아가씨께서 좋아하실 선물을 준비해 놓아야겠습니다.”
총관이 하하, 즐거운 듯 웃음을 흘렸다.
남궁무천 역시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남궁무천이 다시 창가 너머로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방년(芳年)이 되지 않은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라.’
누가 믿겠는가. 그 아이의 무재(武才)를.
그동안 어떤 성장을 하였을까.
그 아이가 그리는 하늘은 어떤 하늘일까.
“봄이 오겠구나.”
참으로 기대되는 봄이 말이다.
2부 1장. 사도련
후우우우….
붉은 기운이 은은하게 피어올라 설화와 그녀의 검을 감쌌다.
내공을 운기하던 그녀가 한순간 눈을 뜨자, 붉은 공력이 일순 검을 중심으로 밀집되었다.
그 주위엔 흰빛이기도, 황금빛이기도 한 빛이 간헐적으로 츠츳, 피어올랐다.
후웅― 후우욱―!
설화가 검을 휘둘렀다.
그녀의 검이 지나가는 자리엔 붉은 잔상이 이어졌다.
마치 검무를 추듯 부드러운 검이 허공에 유려히 피어났다.
그러던 어느 순간, 설화의 눈빛이 돌변하더니 그녀의 움직임 역시 더욱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츠츳! 촤아악!
후웅― 파밧!
마치 공기를 가르듯, 허공을 베어내고 그녀가 찌르는 곳마다 충격파가 생겨났다.
탓― 타탓, 촤악― 탓!
더욱 견고해진 보법으로 빠르게 땅을 짚으며 검법에 박차를 더했다.
설화의 검이 닿는 곳은 공간이 뒤틀리듯 일렁였고, 공기를 가르는 검의 소리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검의 끝에서 마치 장법을 날리듯 공력이 터져나가고, 그 작은 폭발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검날이 그 자리를 베었다.
풍뢰신의 폭발적인 무공과 남궁의 무겁고 쾌활한 검의 묘리가 뒤섞인 설화만의 독문무공.
천뢰신검(天雷神劍)이었다.
촤아아악―!
설화의 검이 사선을 베는 동작을 끝으로 멈춰 섰다.
강기를 두르고 한참이나 검을 휘둘렀지만, 그녀의 숨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스르륵….
한쪽 바위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무기가 다가왔다.
[믿기지 않는군. 초절정에 오른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극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냐?]설화가 검을 넣으며 한껏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이무기를 바라보았다.
“그만큼 열심히 수련했으니까.”
[노력으로 되는 것이 있고 되지 않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동안 수많은 무재들을 보았지만 너 같은 괴물은 보지 못했다.]“이무기한테 괴물이라고 듣는 건 좀 그렇다.”
[초절정이 되자마자 천뢰신검 10성을 이룬 건 안 그렇더냐?]“아직 멀었어.”
식(式)은 완성되었지만, 의(意)는 완전해지지 못했다.
창시자가 대성에 이르지 못한 검식은 어디에도 내보일 수 없는 것이었다.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겠어.”
[넌 최선을 다했다. 그건 본좌가 인정하지.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과욕(過慾)이다.]지난 4년간, 설화는 사도련의 기반을 닦고 경지를 높이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약속대로 하오문주의 딸을 찾아 주어 하오문의 정보력을 얻은 것을 기반으로 사천과 중경, 귀주, 광서, 그리고 혈교의 기반인 운남지역까지 흑도 세력들을 흡수하였다.
이는 중원의 패권을 놓고 보았을 때 3분의 1에 달하는 영향력이었다.
[사도련을 흑도 3대 세력으로 키우지 않았더냐? 그것으로 모자라 스스로의 성취 또한 이루었으니 훌륭하다. 아니, 네 나이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이무기의 말에 설화는 동의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룰 수는 없었을 것 같았지만,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슬슬 내려가자.”
설화는 짐을 챙겨 산에서 내려갈 준비를 했다.
이무기가 그런 그녀의 곁으로 느릿하게 다가왔다.
“근데 너 너무 살찐 거 아냐? 이제 뱀이 아니라 구렁인데?”
[본좌는 이무기다!]“당과는 줄이는 게 좋겠다.”
[자, 잠깐…! 당과를 줄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스륵, 스륵, 느리게 기어 오는 이무기를 바라보던 설화는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옮겼다.
이무기가 다급히 그녀에게 소리쳤다.
[자, 잠깐 기다려 보거라! 당과는 안된다! 비겁하다!]* * *
산등성이에 만들어 놓은 작은 전각에 다다르니 령이 그녀를 마중 나와 있었다.
설화를 발견한 령이 그녀에게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