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81)_2
거대 문파나 가문마저도 쉬이 건드리지 못했던 장사의 암투를 해결하고, 그것도 모자라 세 개의 세력을 흡수하며 빠르게 흑도 패권을 틀어쥐기 시작했다.
거기다 개방에 버금가는 정보 조직이라 불리는 하오문 역시 그들의 아래에 복종하지 않았는가.
‘사흘 안에 찾아오라고….’
그럼 이제 동남의 패권 역시 사도련의 것이 될 터.
“…괴물 같은 놈이 나타났군….”
* * *
철혈방에 다녀오겠다던 련주는 놀랍게도 살아서 돌아왔다.
그것도 철혈방에 잡혀간 삼봉과 함께.
초조함에 손톱만 물어뜯고 있던 사도련의 요직들과 수장들은 무사 귀환한 두 사람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삼봉은 그렇다 쳐도, 사도련주에게선 어떤 전투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러나 그들이 더욱 놀란 것은 사흘 뒤.
“철혈방과 산하의 수장들은 사도련주님의 수하가 되길 원합니다. 부디 동남의 형제들을 연맹의 일원으로 받아주십시오.”
철혈방주가 직접 찾아와 사도련주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굴복했다.
사도련의 요직들과 사도련 소속 수장들은 그저 벙찐 채 굴러 들어오는 동남의 패권을 지켜보았다.
“대체, 련주님께선 어떻게 철혈방의 항복을 받아내신 겁니까?”
“내가 아냐? 하, 참. 황당하구만.”
“분명, 철혈방의 권역 내에서 큰 전투는 없었다 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하오문주인 당신이 모르는데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이것 참,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동남을 얻었군. 남은 건 북쪽의 만마보(萬魔堡)뿐이오.”
“딱 보니 만마보도 금방 사도련의 것이 되겠구만, 뭐. 내가 딱 보니 우리 련주님은 소문대로 반로환동한 고수가 맞소.”
과정이 어찌 되었든 수장들은 사도련주가 이룬 일을 기뻐했다.
아니, 수장들뿐 아니라 사도련의 모든 수하들이 사도련주를 칭송했다.
“사도련주님 만세!”
“무영마신(無影魔神) 만세!”
묵빛의 짙은 공력과 숨 막힐 듯한 살기는 마(魔)를 떠올리게 하고, 그는 검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하였다.
“사도련주님 만세!”
“무영마신 만세!”
들고 나는 것을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 그는 실로 신(神)이라 불렸다.
무영마신(無影魔神).
사도련주인 설화의 별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 *
똑똑.
조심스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무기와 당과를 몇 개 먹느냐로 설전을 벌이고 있던 설화는 문 너머의 사람에게 들어오라 일렀다.
[손에 있는 당과는 주고 가거라! 하루 세 개는 너무하지 않으냐!]이윽고 문이 열리고, 수수한 옷차림의 하오문주가 방에 들어섰다.
사도련주를 향해 인사를 올리려던 그녀는 눈앞의 사람을 보고 멈칫했다.
“?”
하오문주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사도련주가 아닌 한 여인이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긴 머리카락을 높게 묶은 여인.
눈꼬리는 살짝 올라가고 코는 오뚝하며 다문 입술은 더없이 정갈했다.
시원하기도 자신감 있어 보이기도 하는 인상에선 맑은 총기가 흐르고 있고, 옅게 지은 미소는 더할 나위 없이 어여쁘고 매력적이었다.
방년(芳年_20)의 나이나 되었을까?
그리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음에도, 여인에게선 거부할 수 없는 장악력마저 느껴졌다.
“소저는 누구신지요?”
하오문주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여인의 입매가 더욱 깊은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설화가 제 울대의 혈도를 짚으며 사도련주의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오세요. 문주님을 부른 것은 제가 맞습니다.”
하오문주의 눈이 서서히 올라가더니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녀의 입 역시 떡 벌어진 채였다.
한참이나 설화를 바라보던 그녀가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려, 련주님이신가요…?”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