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87)_2
천명은 검황의 검으로 천하에 알려진 명검 중의 명검.
바로, 남궁무천의 검이었다.
검수에게 검이란 제 목숨과도 같은 것.
일평생을 함께해 온 그 검을, 포기하려 하였다고?
“내 기혈을 고쳐 준다는 이가 있었다. 그가 형님께 그러더군. 기혈을 고치면, 당신의 검을 달라고. 형님께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알겠다고 하셨다.”
섭무광의 무릎 위에 얹힌 손이 잘게 떨려왔다.
“내게 천룡검황이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
존경하는 무림 선배이자, 믿고 따를 수 있는 가주.
충성을 바친 주군이자 위험한 순간에 목숨을 구해 준 은인.
지금의 풍뢰신이 있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그리고 가장 큰 도움을 준 형님.
제 무공을 회복하고자, 그런 이의 목숨과도 같은 검을 빼앗는다고?
그건 제 손으로 은인의 목숨을 빼앗는 꼴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난 그렇게 파렴치한 놈이 되고 싶지 않다. 이제 무공은 질렸다.”
섭무광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버렸다.
설화는 그를 잡지 못했다.
[무공이 질렸다고? 흥.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군. 혼자 그리 날뛰어 놓고도.]설화는 산속에서 홀로 수련하는 섭무광을 보았다.
그는 필사적이었고, 처절했다.
그 모습을 보고도 어떻게 무공에 질렸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이제 어찌할 생각이냐? 가문으로 돌아갈 것이냐?]“어쩔 수 없네.”
[잘 생각했다. 여긴 먹을 것이 없어도 너무 없….]“예상보다 오래 머무르겠다.”
[…?! 무, 무슨 소리냐! 머무르긴 어째서! 너도 보지 않았느냐! 네 스승이라는 자는 돌아갈 생각이 없지 않으냐!]“걱정하지 마. 나도 그렇게 오래 끌 생각은 없으니까.”
할아버지와 세가 회동 전에는 돌아가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니 그전까지 잘 설득해 봐야지.
* * *
다음 날 아침.
새벽 수련을 마치고 돌아오니 섭무광이 산에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수련하고 왔냐?”
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이네.”
섭무광이 망태기를 어깨에 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는 안 가냐?”
“이 주위가 수련하기에 좋아서요. 조금 더 있다 가려고요.”
“여기가 좋긴 하지. 나중에 저쪽으로도 가 봐라. 수련하기 딱 좋은 곳이 있다. 아, 돌산 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꺾으면 폭포도 하나 있는데….”
말을 잇던 섭무광이 문득 말을 멈추고 짧게 혀를 찼다.
“아무튼, 너무 늦지 않게 가라. 세가 어른들 걱정하신다.”
“네.”
섭무광이 설화를 짧게 일별하고 그녀를 지나쳐 갔다.
설화가 뒤늦게 물었다.
“저도 따라가도 돼요?”
“잉?”
“약초 캐시는 곳이요. 저도 가도 돼요?”
“재미없을 텐데?”
“상관없어요.”
“그러든가, 그럼. 들어가서 초련한테 주먹밥 하나 더 쥐어달라고 해라.”
“네.”
후다닥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는 설화를 보던 섭무광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망태기를 내려놓고 마루에 털썩, 앉았다.
맑은 공기에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괜스레 발을 까딱이며 섭무광은 먼 하늘을 응시했다.
오늘은 아주 맑은 날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