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88)_2
이제 큰 꼬맹이가 되었으니 검이 작을 만도 할 텐데도.
“….”
설화가 눈을 감았다.
후우우우….
순식간에 그녀 주위의 기류가 뒤바뀌며 그녀의 몸에서 붉고 흰 기운이 피어올랐다.
“….”
팔짱을 끼고 있던 섭무광은 저도 모르게 멍하니 팔을 푼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 사이 경지가 더 오르기라도 한 것인가?
어린 나이에 절정의 경지를 이룬 것도 놀라웠는데, 그보다도 더?
‘말도 안 되는 꼬맹이 같으니라고….’
섭무광은 마른침을 삼켰다.
검법을 아직 펼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무언가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쉬익―! 후욱! 쉬쉭!
설화의 검이 텅 빈 창공에 유려한 검로를 그리기 시작했다.
붉은 검로는 망설임 없이 이어졌다.
설화의 검은 아름다우면서도 광활한 기운을 포효하듯 거칠게 풀어내고 있었다.
하늘의 검이자 뇌전의 검이었다.
두 검의 성질을 자신과는 다르게 해석한 그녀만의 검이었다.
분명한, 그녀의 길이었다.
“허….”
이 꼬맹이 녀석이, 결국 해냈구나.
키만 큰 게 아니라 무공까지 눈부시게 성장했구나.
이 정도의 고절한 검법이라니.
이런 검을 만들어 내다니.
꼬맹이 주제에. 키 큰 꼬맹이 주제에.
설화의 검을 지켜보는 섭무광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기특함과 대견함 그리고 설화의 검법에서 자신의 무공이 보일 때마다 벅차오르는 감격.
그리고 이어지는 호승심.
쉬식―! 쉬익! 후웅!
“….”
설화의 검법이 이어질수록 섭무광은 점차 온몸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검을 빼 들고 설화의 검과 맞대보고 싶었다.
자신이 해석하여 만든 무공과 설화의 해석이 담긴 검이 맞닿으면 어떻게 될까.
어떤 검이 더 강할까.
검은 어떤 울음을 낼까.
섭무광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말아쥐었다. 손에 땀이 차올랐다.
입술이 파르르, 떨려와서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후우우우….
검법을 전부 선보인 설화가 그를 향해 돌아섰다.
섭무광은 가라앉지 않는 흥분감을 내보이지 않기 위해 손을 더욱 힘주어 쥐었다.
“천뢰신검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
“어떠셨어요?”
“…멋지네.”
설화의 표정이 살짝 상기되었다.
“대주님의 검법에서 많이 배웠어요. 비슷한 듯 다른 두 공력이 충돌하지 않도록 신경 썼고요.”
“….”
“다만, 보법에 어려움이 있어서요. 대주님을 뵈면 꼭 한번 여쭤보고 싶었거든요. 대주님께서 보시기엔….”
“나는….”
설화의 눈동자에 일순 기대감이 어렸다.
남궁무천도 무공의 주인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얘기하지 않았던가.
비록 지금은 공력을 쓰지 못하지만 섭무광이라면, 분명 섭무광이라면 자신이 깨닫지 못한 무언가를….
“가 봐야겠다.”
“…네?”
“말했잖냐. 해 저문다고. 산은 해가 빨리 지니까….”
섭무광이 땅에 놓인 설화의 망태기를 주워 들곤 걸음을 돌렸다.
“넌 이만 내려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