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89)_2
“그럼?”
“글쎄요… 아마….”
초련의 미소에 씁쓸함이 어렸다.
“속상하신 거겠죠.”
“속상?”
“그분은, 무인이셨으니까요.”
씁쓸함은 이내 슬픔이 되었다.
초련은 슬퍼 보였다.
오늘 낮, 섭무광이 개울에서 초련의 이야기를 하며 보인 표정과 비슷했다.
“아가씨께서 무공을 펼치시는 모습을 보며 부러우셨을 거예요. 그만큼 속상하셨을 거고요.”
“….”
“전 알아요. 이제는 관심 없으신 척하시지만, 그분이 여전히 검을 놓지 못하셨다는 거요.”
“알고 있었어?”
섭무광이 몰래 수련하고 있었다는 거?
“그럼요. 손에 굳은살이 여전하신걸요. 약초를 캔다고 생기는 굳은살이 아닌, 검수의 굳은살이요.”
“….”
“그분의 검이 사라졌기도 하고요?”
아무리 내공을 쓰지 못하게 되었더라도 아끼던 검이 사라졌는데, 아무렇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
검이 사라졌을 때부터 초련은 그가 몰래몰래 수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은 노력 중이신 거예요. 공력을 되찾기 위해서요. 누구보다 남궁세가로 돌아가고 싶어 하시는 분이시니까요.”
돌아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의 그는 짐일 뿐이니까.
“제 의술이 조금만 더 뛰어났다면 그분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으셔도 됐을 텐데….”
“초련은 이미 뛰어난 의원이야.”
남궁세가의 의약당주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걸.
이전 생엔 혈교의 의약당주이기도 했고.
그 정도로 초련의 의술은 뛰어나다.
“하지만 제가 만약 신의였다면 그분의 병을 고쳐냈겠죠.”
“신의?”
“네. 백약선생(百藥先生)이요. 처음 들어보시나요?”
“들어본 적 있어.”
그러고 보니 이전 생에 들어본 적 있다.
천하의 모든 약초를 꿰고 있다 하여 백약선생이라는 별호를 얻은 의원이 있다고.
죽은 자도 살려낸다는 소문에 신의(神醫)라 불렸지만, 문제는 행적이 묘연해 만날 수 없다는 인물이었다.
혈교에서도 그를 찾아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그 대신 데려온 것이 초련이라고 했었다.
‘진짜 존재하는 사람인지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지.’
그러고 보니 혈교가 신의를 찾던 시기가 언제였지?
초련이 혈교에 입교했던 시기가?
‘이때쯤이었던 것 같은데.’
혈교 발호 1년 전, 바로 이 시기.
순간, 알 수 없는 불안한 예감이 스쳐 갔다.
오늘 낮, 산에서 보았던 영물의 흔적이 떠올랐다.
‘혈교에는 마물을 다루는 혈주가 있어.’
산에 있는 것은 마물이 아닌 영물이지만.
만약 연관이 있다면?
“하암….”
초련의 하품이 설화의 상념을 깨트렸다.
초련이 설화의 곁으로 돌아누우며 중얼댔다.
“제가 백약선생이었다면… 그분께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죠….”
그녀의 목소리가 서서히 작아졌다.
그러곤 이내 잠든 듯 고롱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설화도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였다.
잠자리에 누워 불안해해 봤자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영물을 찾아야겠다.’
날이 밝는 대로 산에 가야겠어.
설화는 애써 잠을 청했다.
* * *
설화가 본능적으로 눈을 떴다.
아직 해가 채 뜨기도 전인 컴컴한 새벽이었다.
황급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설화가 몸을 일으킨 그 순간.
쾅쾅쾅!
“아저씨! 아이고, 나와 봐요!! 나와 봐요!! 우리 아 좀 살려줘요! 아이고!!”
다급한 목소리가 어둠을 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