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daughter of the Namgung family's return RAW novel - Chapter (190)_2
후우욱―! 후웅!
백호는 섭무광이 정신 차리길 기다려 주지 않았다.
뒤로 물러선 그에게 달려든 백호가 연신 앞발을 휘둘렀다.
콰직! 콰지직!
나무들이 마치 종잇장처럼 힘없이 찢겨나갔다.
그 모습을 볼 틈도 없었다.
섭무광은 이리 구르고 저리 뛰며 백호의 공격을 피했다.
그 사이 그의 옷이 찢기고 여기저기 상처가 나서 피가 흘러내렸다.
타탓―!
공력을 잃은 그에게 남은 것은 무인으로서의 경험과 전투를 읽는 눈.
섭무광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필사적으로 빈틈을 찾았다.
후웅― 탓―!
백호가 다시금 앞발을 휘두르는 순간, 섭무광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공격을 피하며 백호의 아래쪽으로 파고들었다.
촤아악―!
크아앙!!
첫 공격은 성공적으로 들어갔다.
다만, 공력을 싣지 못한 검은 영물의 질긴 가죽에 큰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실금 같은 상처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한눈에 보아도 간지럽지도 않을 정도의 상처였다.
“에이씨, 못 해 먹겠네, 이거….”
빠르게 뒤로 물러난 섭무광은 입가에 흐르는 핏물을 닦아내며 제 공격에 실망했다.
나름 온 힘을 다한 일격이었는데.
고작 실금 같은 상처가 다라고?
이런 식이면 날이 밝도록 싸워도 안 끝나겠는데.
아니, 혹여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도리어 자신이 저 쓰러진 나무들처럼 갈가리 찢길 수도 있고.
“꼬맹이 말 들을 걸 그랬나.”
확실히, 이놈은 지금의 자신이 붙을 상대가 아니었다.
목숨을 걸어야 이길 수 있을까, 한 적.
그러나 섭무광의 입가엔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어느새 손의 떨림 역시 멎은 지 오래였다.
“너 오늘 잘못 걸렸다.”
섭무광이 검을 쥔 채 자세를 잡았다.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렇게 된 이상 생사결(生死決)이다, 이놈아.”
섭무광의 목숨을 건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쾅―! 카앙!
크르르릉!!
설화가 도착한 곳에선 섭무광과 영물의 교전이 한창이었다.
섭무광은 만신창이인 모습으로 영물에게 맞서고 있었다.
설화가 교전에 곧장 뛰어들려 하는 그때.
[기다려라!]이무기가 설화를 막았다.
설화가 걸음을 멈추고 이무기를 돌아보았다.
“뭐야.”
[이 싸움은 네 사부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뭐?”
이무기가 고개를 까딱여 섭무광의 교전을 가리켰다.
설화가 치열하게 싸우는 그를 돌아보았다.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지 않으냐. 썩 나쁜 상황인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이무기의 말대로였다.
일방적으로 섭무광이 밀릴 것이라 예상한 교전은 예상외로 대등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 굳이 따지자면 영물이 월등히 강하지만 섭무광의 오랜 전투 경험에서 쌓인 노련함이 그 간극을 메우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네 사부에겐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더 강한 상대를 상대하며 얻는 경험만큼 값진 것은 없으니.]후웅― 쾅!
영물의 흉포한 공격에 설화가 저도 모르게 움찔, 몸을 떨었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들어 영물을 죽이고 그를 돕고 싶었으나.
[보거라. 썩 즐거워 보이지 않으냐?]이무기의 말처럼 섭무광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 넘쳐 보였다.
미미하지만 자신의 공격이 영물에게 상처를 입힐 때마다 더욱 활기를 더해갔다.
약초를 캘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좀 더 기다려 보거라. 위험하다면 언제든 네가 도울 수 있을 것이다.]아슬아슬한 교전을 지켜보며 설화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